▲ 강신숙 Sh수협은행장이 비이자이익을 늘리기 위해 외환업무도 확대하고 있다. 강 행장(오른쪽)이 4월17일 'FX-리더스' 발대식에서 기념사진을 찍고 있는 모습. <수협은행> |
[비즈니스포스트]
강신숙 Sh수협은행장이 외환업무에도 손을 뻗치며 취임 뒤 강조해 온 비이자이익 증대를 노리고 있다.
수협은행의 외환관련 업무 비중은 그 동안 다른 은행들과 비교했을 때 상대적으로 낮았다. 지난해 수협은행 실적도 수익성 측면에서 제자리걸음해 강 행장의 비이자이익 확대 행보 성패에 이목이 쏠린다.
19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강신숙 수협은행장은 최근 영업점 외환업무 담당자들로 이뤄진 ‘FX(외환)-리더스’ 발대식을 열고 외환업무 강화에 눈길을 쏟고 있다. ‘FX-리더스’는 외환업무 학습그룹으로 실무중심 교육을 진행해 직원들의 역량을 키우게 된다.
외환업무는 일반적으로 떠올릴 수 있는 개인고객 환전업무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기업고객을 위해 수출입 대금을 중개하고 해외직접투자에도 관여하는 등 외환과 관련한 업무를 묶어 부르는 것이다.
흔히 예대마진으로 대표되는 이자이익이 아닌 은행의 비이자이익 원천 가운데 하나기도 해서 강 행장의 외환업무 확대 방침은 이를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그는 17일 FX-리더스 발대식에서 “수협은행의 이익증대와 지속성장을 위해서는 수익원 다변화가 필수다”며 “글로벌 외환사업이 비이자이익 확대의 핵심인만큼 FX-리더스를 중심으로 외환서비스 품질을 높여 수익·성장의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게 최선을 다해달라”고 말했다.
수협은행은 이뿐 아니라 여러 측면에서 외환업무에 힘을 쏟고 있다. 지난달에는 외환 및 파생상품 세일즈 전문딜러 채용공고를 냈고 2월에는 중국건설은행 서울지점과 외환업무협약을 맺었다.
그 동안 수협은행의 외환업무 비중이 다른 시중은행들보다 낮았던 것도 사실이다.
은행연합회에 공시된 지난해 말 기준 ‘자금운용 및 조달 실적’을 보면 4대 은행의 전체 자금 대비 외화자금 조달·운용 비율은 평균적으로 10%를 넘어섰지만 수협은행은 그에 미치지 못했다.
KEB하나은행의 외화자금 조달·운용 비율이 각각 13.39%와 14.13%로 4대 은행 가운데 가장 높았고 우리은행(11.36/11.28%)과 KB국민은행(10.90/10.98%), 신한은행(9.51/10.60%)이 뒤를 이었다. 하지만 수협은행의 비율은 3.04/3.14%로 NH농협은행(4.27/4.46%)보다도 낮았다.
▲ 수협은행의 전체자금 대비 외화자금 조달/운용 비중은 다른 시중은행들보다 낮은 편이다. |
수협은행은 다른 은행들보다도 외화가 아닌 원화자금을 더 굴렸던 셈이다.
따라서 강 행장의 구상대로 외환업무가 확대되고 비이자이익이 늘어나면 수협은행의 실적에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올해는 특히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흐름이 끝나가면서 이자이익 의존도가 높은 국내 은행들이 수익성에서 타격을 입을 것으로 전망돼 실적 개선이 중요한 상황이기도 하다.
수협은행이 처한 상황도 다른 은행들과 크게 다르지 않다. 오히려 지난해 다른 국내은행들은 이자이익을 늘리며 수익성을 의미하는 총자산이익률(ROA)을 개선했지만 수협은행은 그러지 못했다.
수협은행의 지난해 ROA는 0.41로 2021년의 0.49에서 제자리걸음했다. 금융감독원 자료를 보면 같은 기간 국내은행의 ROA는 0.50에서 0.57로 늘었다. 같이 특수은행으로 묶이는 농협은행의 ROA도 0.43에서 0.46으로 증가했다.
강 행장이 취임사부터 “안정적 수익창출 기반을 마련하고 비이자이익을 증대하겠다”고 강조해 온 이유다.
그는 취임 기자간담회에서도 “비이자 사업을 강화하겠다”며 “비이자사업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프라이빗 뱅킹 서비스를 강화하고 방카슈랑스와 펀드, 신용카드 등으로 수익다각화를 이뤄내겠다”고 말했다.
이런 강 행장의 노력은 조금씩 수협은행의 행보에 반영되고 있다. 수협은행은 이번 FX-리더스처럼 카드사업에서도 직원 내부 역량을 키우기 위한 ‘카벤져스’를 지난달 출범시켰다.
강 행장은 이날 카벤져스 발대식에서 “은행의 대표적 비이자부문 사업인 신용카드는 저원가성 수신 강화와 유효고객 확대 측면에서 매우 중요한 사업분야다”며 “올해를 수협카드 대도약의 원년으로 만들자”고 말했다.
앞으로도 비이자이익을 강조하는 흐름은 강 행장의 뜻에 따라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수협은행 관계자는 “수협은행은 비이자이익과 관련해 다양한 분야에서 노력하고 있다”며 “카드사업 카벤저스도 그렇고 외환사업 FX-리더스 모두 그런 분야에 앞으로 더 관심을 갖고 노력하겠다는 의미다”고 바라봤다. 김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