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이노베이션이 상반기에 거둔 '분기 영업이익 1조' 기세를 하반기에도 이어갈 수 있을까?
SK이노베이션은 하반기에 상반기만큼 좋은 실적을 거두기가 힘들 것으로 전망됐다. 3분기 영업이익은 2분기의 절반 수준에 그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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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철길 SK이노베이션 부회장. |
손지우 SK증권 연구원은 25일 SK이노베이션이 3분기에 영업이익 4843억 원을 거둬 2분기에 비해 56.7% 감소할 것으로 추정했다.
손 연구원은 “SK이노베이션은 3분기에 정유사업부의 실적이 감소할 가능성이 크고 환율이 강세로 전환한 점도 부담”이라며 “화학부문도 2분기보다 좋은 실적은 기대키 어렵다”고 파악했다.
SK이노베이션은 2분기에 영업이익 1조1195억 원을 내며 5년여 만에 분기 최대 영업이익을 올렸다.
정유부문이 유가 상승에 따라 재고평가 이익을 거두며 영업이익 7052억 원을 올렸고 석유화학부문과 윤활유부문도 각각 영업이익 3027억 원, 1329억 원을 내는 등 좋은 실적에 일조했다.
1분기에 영업이익 8448억 원에 이어 2분기에 영업이익 1조 원을 넘어 상반기에만 지난해 영업이익 1조9796억 원에 맞먹는 영업이익을 거뒀다.
하지만 하반기에 거둘 영업이익 수준은 상반기에 미치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당장 증권가의 3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는 5천억 원대가 대부분이고 일부만 6천억 원 이상의 영업이익을 예상하고 있다.
특히 불안정한 유가는 SK이노베이션 하반기 실적을 좌우할 중요한 요소다. 유가 추가하락으로 실적이 둔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주를 이루고 있다.
손지우 연구원은 “SK이노베이션의 상반기 실적을 주도했던 유가가 하반기 직후 급하락으로 반전해 우려감이 커진다”고 지적했다.
손영주 교보증권 연구원은 “SK이노베이션은 유가 하락에 따른 마진 악화로 전분기보다 이익감소가 불가피하다”며 3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로 5410억 원을 제시했다.
물론 유가하락이 큰 문제가 아니라는 반대의견도 고개를 든다.
이도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주요 위험은 유가 급락이지만 유가가 하락할 경우 정제마진은 오히려 빠르게 회복될 것”이라며 “향후 2~3년 동안 정유사이클은 구조적 성장국면”이라고 내다봤다.
이충재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유가 하락으로 정유업체의 하반기 실적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지만 지금은 오히려 유가가 크게 오를 가능성을 걱정해야 할 때”라며 “미국 석유 생산량은 2년 전 수준으로 감소하고 현재 추가 석유 증산을 기대할 국가는 없다”고 말했다.
SK이노베이션의 화학부문은 하반기에도 선방할 것으로 예상된다. SK종합화학의 실적 더분에 SK이노베이션이 3분기에도 영업이익을 어느 정도 방어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노우호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하반기 아시아 지역에서 2.5% 이상 공급축소가 예상돼 화학 시황이 반등할 전망”이라며 “SK종합화학이 3분기에 영업이익 3861억 원을 거두면서 이 덕분에 SK이노베이션도 3분기에 영업이익 7176억 원을 낼 것"이라고 예상했다.
SK이노베이션이 상반기 실적을 바탕으로 하반기 인수합병에 나설지도 주목된다.
정철길 SK이노베이션 부회장은 4월 적극적인 인수합병 계획을 밝혔다. 정 부회장은 올해 안에 화학과 배터리 등 비정유 분야에서 인수합병을 성사하겠다는 뜻을 나타났다.
SK이노베이션의 자회사 SK종합화학은 세계 최대 규모의 나프타분해시설(NCC)을 운영하고 있는 중국 상하이세코 지분 인수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SK이노베이션은 최근 공시를 통해 “중국기업 인수를 포함한 다양한 사업기회를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황규원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대형 인수합병이 성사되면 배당금 축소로 이어질 수 있다”며 “하반기 주가 향배는 인수합병과 배당에 의해 좌우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디모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