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한국은행이 기준금리 인상 흐름을 곧 멈출 것이라는 인식에 시장 금리가 하락하면서 금융지주 가운데서도 특히 지방 금융지주가 실적에 부담을 안을 것으로 전망된다.
BNK금융지주, DGB금융지주, JB금융지주 등 지방 금융지주는 KB금융지주 등과 비교해 은행 의존도가 크게 높은 만큼 시장 금리가 내려가는 데 따라 실적에 영향을 크게 받을 수밖에 없다.
▲ 18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BNK금융지주, DGB금융지주, JB금융지주 등 3곳 지방 금융지주는 1분기 순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감소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18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BNK금융지주, DGB금융지주, JB금융지주 등 3곳 지방 금융지주는 1분기 순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감소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에프엔가이드는 BNK금융지주가 1분기 당기순이익 2551억 원을 냈을 것으로 봤다. 1년 전보다 11.15% 감소한 수치다. DGB금융지주와 JB금융지주의 1분기 당기순이익은 각각 1512억 원, 1630억 원으로 지난해 1분기와 비교해 각각 13.18%, 4.91% 줄었을 것으로 추정했다.
지방 금융지주의 실적 감소의 이유로 시장 금리 하락을 꼽는 시선이 금융권에 많다. 지방 금융지주는 다른 금융지주와 비교해 은행계열사 의존도가 높기 때문이다.
특히 지방은행은 전체 대출자산에서 변동금리형 상품이 차지하는 비중이 시중은행보다 높기 때문에 금리 하락에 따른 실적 변동 폭도 클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로 지방 금융지주들은 금리 상승 흐름이 시작되던 2021년 다른 금융지주보다 순이익이 가파르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방 금융지주는 47%, 4대 금융지주는 34% 순이익이 늘었다.
한국은행이 2월에 이어 4월에도 기준금리를 3.50%로 동결하는 등 기준금리 인상 흐름이 끝을 향해 달려가면서 시장 금리도 하락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연합인포맥스에 따르면 12개월 만기 은행채(AAA) 금리는 지난해 11월 연 5.025%였는데 이달 14일에는 연 3.517%까지 떨어졌다.
지방 금융지주 모두 올해 비은행 부문 실적 개선에 고삐를 죌 것으로 예상된다. 지방 금융지주는 2021년과 2022년 은행계열사의 대폭 성장에 힘입어 실적이 좋아졌는데 반대로 올해부터는 은행계열사 성장세가 주춤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특히 지방 금융지주들은 다른 금융지주와 비교해 비은행 포트폴리오가 다양하지 않고 비은행 사업 규모도 크지 않은 만큼 안정적 수익 구조를 확보하기 위해서라도 비은행 부문을 강화할 필요가 크다.
지방 금융지주는 지난해만 해도 비은행 계열사의 실적 감소 등 비은행 부문 약점을 은행계열사의 실적 증가로 상쇄할 수 있었는데 올해부터는 이런 효과를 기대할 만큼 은행계열사가 성장할지 장담하기 어렵다.
BNK금융지주는 지난해 은행계열사 성장에 힘입어 순이익이 증가했으나 비은행 부문에서는 아쉬움을 남겼다.
은행계열사인 부산은행과 경남은행이 각각 2021년과 비교해 순이익이 각각 13.2%, 21.0% 증가한 반면 비은행 계열사 가운데서는 BNK캐피탈만 순이익이 늘었다. BNK저축은행과 BNK자산운용은 순손실을 내 적자 전환했다.
BNK금융지주 전체 순이익에서 비은행 부문이 차지하는 비중도 2021년 31.4%에서 2022년 22.8%로 감소했다. 비은행 부문 비중 축소가 은행 성장뿐 아니라 비은행 계열사 실적 악화에도 이유를 두고 있다는 점에서 올해 은행계열사 성장 둔화 전망에 부담이 클 것으로 보인다.
DGB금융지주는 지난해 은행계열사 성장에도 비은행 계열사가 부진한 실적을 내면서 8곳 은행 금융지주 가운데 유일하게 순이익 감소했다. 대구은행 순이익은 2021년보다 18.9% 증가했지만 하이투자증권 실적이 무려 77.1% 감소하는 등 비은행 계열사 성적은 기대에 못 미쳤다.
JB금융지주는 비은행 포트폴리오가 다양하지 않다는 점이 올해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JB금융지주는 증권사와 보험사를 계열사로 두지 않고 있다. 차화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