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금호고속 되찾기를 올해 안에 마무리하고 금호타이어 인수에 총력을 쏟을 것으로 보인다.
금호타이어 인수까지 ‘실탄’이 충분하지 않은 만큼 박 회장이 어떤 묘수를 내놓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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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 |
25일 업계에 따르면 박 회장이 금호터미널을 통해 사모펀드인 칸서스KHB로부터 금호고속 지분 100%를 하반기 안에 되찾기로 하고 자금 마련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금호터미널은 지난해 9월 칸서스KHB에 3900억 원을 받고 지분을 팔았는데 약 1년 만에 재인수를 추진하는 것이다. 금호터미널은 지난해 매각 당시 2년3개월 안에 지분을 되살 수 있는 콜옵션을 부여받았다.
금호고속은 그룹의 모태기업이라는 상징성 외에도 현금창출원이란 점에서 박 회장이 꼭 찾아야 하는 회사로 꼽힌다.
금호고속 인수자금은 매각가와 비슷한 수준인 4천억 원선으로 추정된다. 이 가운데 2천억 원 정도는 인수금융 승계를 통해 갈음하고 이미 칸서스KHB에 재출자한 500억 원을 제외하면 실제로 1500억 원 정도의 인수자금을 마련해야 할 것으로 추산된다.
박 회장이 계획대로 올해 안에 금호고속 인수를 무사히 마무리하면 금호타이어 인수에 총력을 쏟을 것으로 보인다.
금호타이어는 KDB산업은행 등 채권단이 최근 매각절차에 착수했다. 금융권은 금호타이어 상반기 실적발표가 이뤄진 뒤인 9월 중순경 금호타이어 매각공고가 나올 것으로 예상한다.
채권단이 매각대상으로 내놓을 금호타이어 지분은 42.1%이며 6500억 원 정도 수준이다. 그러나 여기에 경영권 프리미엄이 얹어질 경우 매각가가 1조 원 안팎에 이를 것으로 업계는 파악한다.
박 회장이 현재 자금여력이 충분치 않은 상황이어서 금호고속에 이어 금호타이어까지 되찾는 데 상당한 어려움이 따를 것으로 보인다. 박 회장은 지난해 금호산업을 인수하면서 이미 5천억 원 정도의 빚이 있는상화에서 금호고속 인수자금도 추가로 마련해야 한다.
박 회장이 금호터미널을 인수주체로 내세워 인수자금 부담이 상대적으로 적은 금호고속을 인수한 뒤 지주회사격인 금호기업과 합병을 추진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배당을 통해 인수자금 마련에 일부 숨통을 틔울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금호터미널 경쟁자가 늘어날 가능성이 높은 점은 박 회장에게 부담이 될 수 있다. 최근 글로벌 타이어업계가 인수합병을 통한 합종연횡에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금호타이어 인수에 눈독을 들일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이 때문에 박 회장이 인수자금 마련이 여의치 않을 경우 금호타이어 우선매수청구권을 포기하고 전략적 투자자들과 컨소시엄을 구성하거나 특수목적법인(SPC) 설립 등의 방식으로 자금을 끌어모은 뒤 인수전에 뛰어들 가능성도 제기된다.
금호아시아나그룹 관계자는 금호타이어 우선매수청구권을 포기할 가능성에 대해 "전혀 검토한 바 없다"고 밝혔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수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