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틱톡 모기업 바이트댄스가 메타의 개발자를 영입하며 가상현실 사업 투자에 가속도를 내고 다. 사진은 바이트댄스가 인수한 가상현실 헤드셋업체 피코의 홍보용 이미지. < Picoxr > |
[비즈니스포스트] 동영상 플랫폼 ‘틱톡’을 운영하는 중국 바이트댄스가 메타(페이스북)의 기술인력 영입에 나섰다.
바이트댄스가 본격적으로 가상현실(VR) 사업에 뛰어들면서 경쟁력 확보에 필수인 콘텐츠 및 소프트웨어 역량을 강화하기 위한 목적이다.
13일(현지시각) 미국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바이트댄스는 메타의 가상현실 앱을 만든 개발자들에게 거액의 인센티브를 제안하며 영입을 시도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개발자들이 가상현실 앱 하나를 만들 때마다 최대 2만5천 달러(약 3248만 원)의 인센티브를 약속받은 것으로 파악했다.
바이트댄스가 주요 신사업으로 키우는 가상현실에서 앱과 같은 콘텐츠가 신규 소비자를 끌어들이는 데 핵심 역할을 담당하기 때문이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앞으로 앱 개발자 유치 경쟁이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바라봤다.
바이트댄스는 2021년 중국 1위 가상현실 헤드셋 기업인 피코를 인수하며 시장에 뛰어들었다. 인수 가격은 모두 97억 위안(약 1조8423억 원)로 알려졌다.
메타가 가상현실 전문기업 오큘러스를 인수한 가격인 20억 달러(약 2조6천억 원)과 견줄 만한 수준이다.
바이트댄스는 현재 가상현실 시장에서 독점에 가까운 지위를 유지하고 있는 메타와 경쟁을 염두에 두고 있다.
피코의 전 직원 라지우스 케이는 월스트리트저널을 통해 “바이트댄스는 메타와 경쟁하기 위해 상당량의 자원을 투자해야 한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피코는 300여 가지의 앱을 지원한다. 메타의 가상현실 헤드셋 '퀘스트'에서 작동하는 500여 개의 앱과 비교해 콘텐츠 숫자가 적다.
바이트댄스가 피코를 인수해 가상현실 하드웨어 공급 능력을 갖춰냈지만 소프트웨어 분야에서는 아직 약점을 안고 있는 셈이다.
메타가 가상현실 분야에 다소 소홀한 태도를 보이면서 개발자들이 불만을 드러내고 있다는 점도 바이트댄스에 기회일 수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가상현실 앱 배포에 필요한 승인 절차가 갈수록 오래 걸린다며 메타를 비판한 개발자의 목소리를 전했다.
마크 저커버그 메타 최고경영자(CEO) 또한 최근 임직원들에 보낸 메시지를 통해 메타가 현재 가장 집중하고 있는 분야는 인공지능 사업이라고 밝혔다.
메타버스와 같은 가상현실 사업에 집중하고자 페이스북에서 메타로 사명까지 바꾼 사실이 무색해진 모양새다.
다만 월스트리트저널은 메타가 바이트댄스의 시장 진입을 반기고 있다고 전했다. 두 기업 사이 경쟁을 통해 아직 초기 단계인 가상현실 시장 전체 파이를 키울 수 있다는 계산으로 보인다.
메타의 콘텐츠 책임자인 크리스 프루엣은 “바이트댄스가 가상현실 시장에 진입해 개발자에 투자하는 것은 메타에게도 긍정적인 일”이라며 “더 많은 경쟁자가 생기기를 바란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을 통해 말했다. 이근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