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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 3D낸드 독자생존 의문, 중국업체와 손잡나

김용원 기자 one@businesspost.co.kr 2016-07-25 13:3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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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가 3D낸드 사업을 빠르게 키우기 위해 중국업체와 손을 맞잡을까?

SK하이닉스는 성장동력으로 삼은 3D낸드시장에서 삼성전자와 인텔, 도시바 등 경쟁사들에 맞서 독자적 경쟁력을 확보하기 쉽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중국업체들이 메모리반도체 육성을 목표로 3D낸드시장에서 공세를 강화하고 있지만 기술력 확보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SK하이닉스와 협력을 강화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 3D낸드시장 경쟁 격화

25일 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가 3D낸드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기 점점 어려워질 것으로 전망된다.

  SK하이닉스 3D낸드 독자생존 의문, 중국업체와 손잡나  
▲ 박성욱 SK하이닉스 사장.
삼성전자가 3D낸드에서 가장 앞선 기술력으로 독주체제를 굳혀가는 가운데 인텔과 도시바 등 후발주자들도 공세를 점점 강화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올해 36단 3D낸드 양산에 성공한 데 이어 48단 제품 양산을 내년 초로 계획하고 있다. 아직 64단 3D낸드 양산은 구체적인 계획을 잡지 못하고 있다.

3D낸드의 경우 반도체소자를 높은 단수로 쌓을수록 수율을 높이고 고용량을 구현할 수 있어 원가절감 효과를 볼 수 있다.

낸드플래시 기술경쟁에서 64단 기술개발은 사실상 기존 낸드와 원가에서 유의미한 차이를 낼 수 있는 분기점으로 평가받는다. 반도체기업들의 기술경쟁도 64단의 양산시기를 놓고 벌어지고 있다.

세계 최대 반도체기업 인텔은 메모리반도체시장에서 입지가 약하지만 낸드플래시 3위업체인 마이크론과 협력해 연내 64단 3D낸드의 샘플 양산을 목표로 대규모 투자를 지속하고 있다.

황민성 삼성증권 연구원은 “인텔과 마이크론은 낸드플래시 공정기술력과 양산능력에서 경쟁업체에 우위를 점하고 있다”며 “올해 64단 제품의 양산에 성공한다면 삼성전자를 뛰어넘을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인텔은 신사업인 사물인터넷과 서버용 반도체의 성장성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며 올해 2분기 부진한 실적을 냈다. 따라서 성장성이 높은 3D낸드사업에 역량을 더 집중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삼성전자 역시 올해 말까지 64단 낸드플래시 개발을 완료한 뒤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대량양산을 시작한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삼성전자는 낸드플래시 생산원가를 절감할 수 있는 3D낸드 기술력에서 가장 앞서 올해 하반기부터 예상되는 낸드플래시 수요 급성장에 가장 큰 수혜를 입을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일본 도시바가 삼성전자보다 앞서 64단 3D낸드 기술력을 확보하겠다는 목표를 두고 생산시설 확대와 기술확보에 주력하고 있어 ‘다크호스’로 떠오를 가능성도 있다.

니혼게이자이는 “도시바는 세계 최초 64단 낸드 양산을 목표로 기술개발에 집중하며 시장선점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며 “미국 웨스턴디지털과 향후 3년 동안 132억 달러의 투자를 계획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 SK하이닉스 경쟁력 확보 시급해져

3D낸드를 놓고 치열한 경쟁이 펼쳐지면서 3D낸드를 미래 성장동력으로 삼고 있는 SK하이닉스가 경쟁에서 뒤처지며 낸드플래시시장의 성장에 소외될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황준호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SK하이닉스의 낸드플래시 기술경쟁력은 선두업체에 비해 크게 못 미치는 수준”이라며 “경쟁력 강화를 위해 외부업체와 협력관계 구축이 필수적”이라고 지적했다.

  SK하이닉스 3D낸드 독자생존 의문, 중국업체와 손잡나  
▲ 브라이언 크르자니크 인텔 CEO(왼쪽)와 김기남 삼성전자 반도체총괄 겸 시스템LSI사업부 사장.
SK하이닉스는 주력사업인 D램의 수요둔화로 수익성이 악화되는 데 대응해 낸드플래시의 매출비중을 높여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하지만 낸드플래시사업의 경우 원가절감에 어려움을 겪어 적자를 내는 등 고전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3D낸드를 통한 원가경쟁력에서 경쟁업체들보다 크게 뒤처질 경우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하지 못해 장기부진에 빠질 가능성도 있다.

SK하이닉스는 삼성전자와 같이 독자적 기술력을 확보하지 못하고 인텔-마이크론, 도시바-웨스턴디지털과 같이 투자여력이나 기술력을 확보한 업체와 연합군도 구축하지도 못한 상황에 처해있다.

SK하이닉스가 3D낸드시장에서 독자생존이 어려운 상황인 만큼 성장을 추진하기 위해 중국업체와 협력을 강화할 가능성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중국 반도체기업들은 메모리반도체 육성을 국책과제로 삼은 중국정부의 지원에 힘입어 3D낸드 양산시설 확보와 기술력 확보에 대규모 투자를 벌이고 있다. 중국 국영기업 XMC는 최근 낸드플래시에 27조 원 정도의 투자계획을 발표했다.

중국 칭화유니그룹도 지난해부터 샌디스크 인수와 SK하이닉스의 지분확보를 추진하는 등 공세를 강화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칭화유니그룹의 이런 제안을 거절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3D낸드시장에서 경쟁이 점점 치열해지는 만큼 SK하이닉스가 독자생존을 고집하기보다 대규모 투자여력을 확보한 중국업체와 협력을 강화할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중국기업들은 막대한 자금력을 갖추고 있지만 낸드플래시 기술력 확보에 고전하고 있어 SK하이닉스와 협력을 계속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SK하이닉스가 최근 홍콩에 투자법인을 새로 설립한 것을 놓고 중국 반도체기업과 합작사업 추진의 가능성을 엿보기 위한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중국 차이나토픽스는 “XMC와 칭화유니그룹은 마이크론 등 선두업체의 3D낸드 기술 라이선스 획득을 위해 물밑작업을 벌이고 있다”며 “도시바와 SK하이닉스도 꾸준히 물망에 오른 만큼 협력 가능성이 높다”고 보도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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