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AMD가 차세대 CPU에 2나노 파운드리 미세공정 도입을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AMD 'ZEN4' 아키텍쳐 기반의 라이젠 CPU. |
[비즈니스포스트] 반도체 파운드리 주요 고객사로 꼽히는 미국 AMD가 차세대 CPU(중앙처리장치)에 2나노 미세공정 적용 계획을 검토하며 2나노 반도체 수주 경쟁에 군불을 지피고 있다.
삼성전자와 TSMC가 AMD 반도체 위탁생산을 수주할 유력 후보로 거론되는데 기술 개발과 생산 투자를 통해 차세대 시장을 선점하려는 두 파운드리 회사의 경쟁도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14일 IT전문지 톰스하드웨어에 따르면 AMD가 향후 출시할 6세대 CPU ‘ZEN6’ 아키텍쳐 기반 제품에 2나노 미세공정 기술을 처음 적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관련한 내용은 AMD에서 근무하는 반도체 설계 엔지니어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링크드인 페이지를 통해 공개됐다. 현재는 삭제된 상태다.
해당 엔지니어는 ZEN6 CPU가 ‘모르페우스’라는 코드네임 아래 개발되고 있다고 전했다. 아직 AMD에서 공식적으로 발표한 적이 없는 계획이다.
톰스하드웨어는 “ZEN6 CPU는 2나노 미세공정을 활용할 것으로 전해졌다”며 “다만 TSMC의 파운드리를 활용할 지, 삼성전자로 넘어갈 지는 아직 예측하기 어렵다”고 보도했다.
2나노 파운드리 미세공정은 삼성전자와 TSMC가 모두 2025년 양산을 목표로 두고 있는 차세대 미세공정 기술이다. 현재 최신 기술인 3나노 대비 성능과 전력효율 개선에 기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AMD는 ZEN3 시리즈에 7나노, ZEN4 시리즈에 5나노 공정을 적용했으며 모두 TSMC 파운드리를 활용했다. 내년 출시될 ZEN5 시리즈는 3나노 공정을 적용한다.
기존 파운드리 협력사인 TSMC가 3나노와 2나노 기술로 AMD의 고성능 CPU 생산을 계속 담당할 가능성이 크지만 이를 단언하기는 어렵다.
AMD가 과거 글로벌파운드리에 반도체 생산을 맡기다 TSMC로 파운드리업체를 이동한 사례가 있고 삼성전자와 협력 관계도 점차 강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최근 자체 모바일 프로세서 ‘엑시노스’ 시리즈에 AMD GPU 기술을 활용하는 계약을 연장했다.
또한 AMD가 출시를 앞둔 신형 VPU(영상처리장치) 반도체를 삼성전자 5나노 파운드리에서 생산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무엇보다 AMD가 CPU 경쟁력 확보를 위해 최신 공정 기술 도입을 활발히 추진하고 있다는 점에서 2나노 파운드리 상용화 시기가 변수로 자리잡게 될 수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3나노 미세공정 반도체 양산을 TSMC보다 6개월 정도 먼저 시작했고 반도체 트랜지스터 구조를 바꾸는 GAA(게이트올어라운드) 기술도 선제적으로 도입했다.
반면 TSMC는 2나노 공정에 GAA를 처음 도입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두 파운드리 업체가 비슷한 시기 2나노 미세공정 반도체 양산 목표를 잡아두고 있지만 삼성전자가 속도전에서 앞서 나가기 유리한 요소를 다수 확보하고 있는 셈이다.
▲ 삼성전자와 대만 TSMC 반도체 생산공장. |
물론 인텔도 2024년부터 2나노 파운드리 도입을 추진하는 막강한 신규 경쟁사에 해당하지만 AMD 반도체 위탁생산을 수주할 가능성은 매우 낮다.
인텔과 AMD가 PC와 서버용 CPU 시장에서 직접적 경쟁 상대로 대결하고 있기 때문이다.
결국 삼성전자가 적기에 2나노 파운드리 생산체계를 구축한다면 AMD와 같은 고객사의 반도체 위탁생산 주문을 수주하는 데 성과를 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다만 AMD와 TSMC의 협력 관계를 고려한다면 삼성전자가 2나노 양산 속도뿐 아니라 생산 수율과 단가 등 여러 측면에서 장점을 확보해야 하는 과제도 안고 있다.
디지타임스 등 해외언론에 따르면 리사 수 AMD CEO는 지난해 말 대만을 방문해 웨이저자 CEO를 비롯한 TSMC 경영진을 만난 것으로 전해졌다.
AMD의 차기 반도체 제품에 3나노 2세대 미세공정 및 2나노 공정 파운드리 물량을 안정적으로 확보하기 위한 목적으로 분석된다.
삼성전자와 TSMC는 현재 최신 공정으로 앞세우고 있는 3나노 공정으로 위탁생산 수주 실적을 쌓기 위한 치열한 대결을 펼치고 있다.
그러나 AMD와 같은 대형 고객사의 2나노 파운드리 활용 계획이 예상보다 이른 시점에 공개되며 차세대 공정에서도 중장기 경쟁 대응 전략을 고려해야 하는 처지에 놓였다.
디지타임스에 따르면 AMD는 단일 파운드리 업체에 의존하는 대신 TSMC와 삼성전자에 제품별로 반도체 위탁생산을 나누어 맡기는 방안도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톰스하드웨어는 해당 내용을 인용하며 AMD가 미국과 중국, 대만에 관련된 지정학적 리스크를 고려한다면 삼성전자의 첨단 파운드리 기술 활용을 검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