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대자동차를 비롯한 전기차 경쟁기업이 테슬라의 미국 시장 지배력 약화를 이끌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현대차 '아이오닉5' 및 '아이오닉6' 이미지. |
[비즈니스포스트] 테슬라가 글로벌 전기차 시장에서 막강한 지위를 유지하고 있지만 현대자동차그룹이 주도하는 주요 경쟁사의 공세에 밀려 점차 지배력이 낮아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특히 현대차 아이오닉6이 테슬라 모델3에 견줄 만한 가격대와 주행거리, 디자인과 기술력을 앞세우고 있어 직접적인 경쟁 상대로 떠오를 수 있다는 평가도 이어졌다.
야후파이낸스는 13일 “일론 머스크가 테슬라의 전기차 시장 지배력 상실을 우려할 수밖에 없게 됐다”며 “다양한 경쟁 제품이 테슬라의 자리를 넘보고 있기 때문”이라고 보도했다.
테슬라는 올해 1~2월 기준으로 미국 전기차시장에서 58% 안팎의 점유율로 부동의 1위 자리를 지켰다. GM과 포드, 현대차 등 여러 경쟁사의 판매량을 크게 뛰어넘은 것이다.
그러나 지난해 같은 기간 점유율이 72%에 머물렀던 것과 비교하면 이전의 지위를 점차 잃어가고 있다는 의미로 볼 수 있다.
야후파이낸스는 테슬라의 높은 시장 점유율과 수익성을 겨냥한 자동차 제조사들이 전기차 출시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는 점을 배경으로 제시했다.
특히 현대차가 미국 등 세계시장에서 우수한 평가를 받은 주력 전기차 아이오닉6으로 테슬라를 향한 여러 경쟁사의 도전을 이끄는 ‘우두머리’ 역할을 하고 있다는 분석도 이어졌다.
랜디 파커 현대차 북미법인 CEO는 야후파이낸스와 인터뷰에서 테슬라와 관련한 질문을 받자 “테슬라가 누구?”라는 농담 섞인 말을 건넸다.
그는 “기술적 측면에서 아이오닉6은 더 나은 대안을 찾을 수 없다”고 덧붙였다.
야후파이낸스는 현대차의 이러한 자신감이 아이오닉6을 비롯한 전기차의 가격 경쟁력과 주행거리 등 기술력, 우수한 디자인 등에 충분히 반영되어 있다고 평가했다.
아이오닉6 판매 가격과 주행거리가 테슬라의 핵심 차종인 모델3과 큰 차이를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 이유로 꼽혔다.
야후파이낸스는 현대차의 강력한 자신감이 일론 머스크의 전기차 시장 주도력을 시험대에 놓이게 할 것이라며 기아 EV9 등 차량도 소비자들의 눈길을 끌고 있다고 전했다.
테슬라는 픽업트럭 전기차 ‘사이버트럭’과 보급형 전기차 ‘모델2’ 출시를 준비하며 반격을 앞두고 있다. 그러나 야후파이낸스는 이러한 차종이 시장에 실제로 출시될 시기가 여전히 불투명하다고 지적했다.
테슬라의 신차 출시가 늦어지는 사이 경쟁사의 공세는 더욱 날카로워지고 있다는 점도 앞으로 시장 판도 변화에 영향을 미칠 만한 변수로 꼽혔다.
조사기관 S&P글로벌은 야후파이낸스를 통해 “경쟁 의식이 여러 자동차 제조사의 긴밀한 대응을 이끌고 있다”며 “테슬라의 시장 점유율은 결과적으로 하락세를 이어갈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야후파이낸스는 테슬라가 올해만 미국에서 전기차 가격을 5차례에 걸쳐 낮출 정도로 수요 확대에 힘쓰는 점도 이러한 경쟁 상황을 의식한 행보라고 분석했다.
RBC캐피털과 웨드부시 등 주요 증권사는 테슬라의 가격 인하 전략이 시장 점유율을 되찾기 위해 효과적 전략에 해당한다는 관측을 제시했다.
그러나 야후파이낸스는 “테슬라의 최근 주가 하락은 투자자들이 전기차 가격 하락을 부정적 신호로 판단하고 있다는 의미”라며 “테슬라가 시장 지배력을 손에 쥐기 어려워졌다”고 보도했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