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만 TSMC가 미국 정부의 반도체 지원법 세부 가이드라인에 관련해 우려를 내놓으며 미국 정부와 공식적으로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TSMC 반도체 파운드리공장. |
[비즈니스포스트] 대만 TSMC가 미국 정부의 반도체 지원법 가이드라인에 포함된 초과이익 공유 및 기밀정보 제공 등 세부조항에 대해 이의를 제기하는 수순을 밟고 있다.
삼성전자도 TSMC와 비슷한 입장에 놓여있는 만큼 쉽게 받아들이기 어려운 일부 조건을 두고 논의를 진행할 공산이 크다.
10일 로이터 보도에 따르면 TSMC는 미국 정부에 공식적으로 반도체 지원법 가이드라인과 관련한 우려를 전달하고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상무부가 최근 공개한 반도체 보조금 세부 조항에 따르면 미국 정부 지원을 받는 기업은 상세한 실적 전망치와 사업 계획 등 민감한 정보를 다수 제시해야 한다.
계획보다 많은 초과이익이 발생했을 때 이를 미국 정부와 일부 공유해야 하고 중국 내 반도체 시설 투자에 장기간 제약을 받게 된다는 조건도 붙어 있다.
TSMC와 삼성전자는 모두 고객사 수주 사업에 해당하는 파운드리 공장을 미국에 신설하고 있기 때문에 구체적인 미래 예측을 제시하는 일은 회사 기밀정보를 공유하는 데 해당할 수 있다.
또한 주요 반도체시장인 중국에 생산 투자를 벌이기 어려워진다면 미국 정부 보조금을 받더라도 득보다 실이 큰 상황에 처할 수 있다.
그러나 이미 미국에 대규모 투자 계획을 진행 중인 상황에서 정부 지원을 포기하면 지나친 비용 부담을 안게 된다.
TSMC가 이러한 점을 고려해 적극적으로 미국 정부에 이의를 제기하며 일부 조건 완화나 무효화를 요구하는 협상에 나선 것으로 해석된다.
로이터에 따르면 TSMC는 “미국 정부와 반도체 지원법 가이드라인에 대한 논의를 진행 중”이라는 짦은 코멘트만을 전했다.
삼성전자 역시 미국 정부에서 요구하는 조건들에 난색을 표시하고 있는 만큼 TSMC의 사례를 참고해 적극적으로 논의를 시도할 가능성이 크다.
미국의 첨단 반도체공장 유치 노력에 핵심인 TSMC와 삼성전자가 입을 모아 반도체 지원법 가이드라인에 관련한 반대 의견을 내놓는다면 미국 정부도 충분히 이를 재검토할 수 있다.
TSMC와 삼성전자가 결국 비용 부담으로 미국 투자를 늦추거나 축소하는 수순에 들어가면 바이든정부도 그만큼 정책적 성과를 거두기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TSMC는 현재 미국 애리조나주에 모두 400억 달러를 들여 3~4나노급 첨단 반도체 파운드리 생산공장을 신설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170억 달러 규모의 파운드리 신공장을 건설 중이다.
로이터에 따르면 한국과 대만은 모두 정부 차원에서도 미국 정부와 반도체 지원법 관련 조건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는 입장을 내놓으며 대화를 추진하고 있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