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도시정비업계에 따르면 포스코이앤씨는 15일 경기 평촌 향촌롯데3차아파트·향촌현대4차아파트 리모델링사업 시공사로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향촌롯데3차아파트 리모델링사업은 기존 주택을 지하 4층~지상 22층, 609세대를 짓는 것이다. 향촌현대4차아파트 리모델링사업은 지하 4층~지상 26층, 공동주택 628세대를 건설하는 사업이다.
한 사장이 지난해 초 1기 신도시(분당·일산·중동·평촌·산본) 수주추진반을 신설한 뒤 이어 7월 하이엔드 브랜드 ‘오티에르’를 출시하는 등 적극적으로 도시정비사업 수주에 나서며 성과를 거두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포스코이앤씨는 올해 현재까지 누적으로 1조5467억 원의 도시정비 수주를 확보해 신규수주량 기준 1위에 올랐다.
구체적으로는 서울 서초 방배동신동아파트(3746억 원) 재건축, 경기 평촌 초원세경아파트 리모델링(2446억 원), 서울 신당8구역 재개발(3746억 원), 해운대 상록아파트 리모델링(3889억 원), 대전 도마·변동2구역 재개발(1640억 원) 등이다.
다른 대형건설사들의 신규수주액은 GS건설 1조1156억 원, 현대건설 8094억 원, SK에코플랜트 7220억 원, 삼성물산 3753억 원 등이다.
대우건설, 롯데건설, 현대엔지니어링 등은 아직 마수걸이도 하지 못했다. 주택시장 상황이 얼어붙었고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도 어려운 상황이라 적극적 수주활동을 펼치기 어렵기 때문이라는 시선이 나온다.
다만 포스코이앤씨는 안정적 재무구조에 더해 프로젝트파이낸싱 관련 우발부채가 현저하게 적어 한 사장이 이를 바탕으로 적극적 수주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포스코이앤씨의 2022년 말 연결기준 부채비율은 127.4%로 2019년 말 136.6%에서 9.2%포인트 개선됐다. 또한 부동산 관련 프로젝트파이낸싱 신용보강 규모는 5118억 원으로 다른 건설사보다 적고 3조5400억 원에 이르는 자본규모와 비교해도 낮은 수준이다.
더욱이 주택시장이 어려울 때 수주한 물량이 다시 호황기에 들어설 때 실적에 큰 보탬이 되기도 한 만큼 한 사장은 몇 년 뒤를 내다보는 수주 전략을 펼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2010~2013년 주택경기가 침체됐을 때 수주했던 도시정비사업들이 결국 건설사들에게 큰 수익을 안겨줬다”며 “주택 경기가 침체됐지만 도시정비는 여전히 큰 먹거리이고 사업성을 꼼꼼하게 따져 수주를 확보한다면 다시 수익을 가져다 줄 것”이라고 바라봤다.
한 사장은 특히 리모델링사업 수주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실제 포스코이앤씨는 2022년 4조5892억 원에 이르는 도시정비 신규수주를 따냈는데 이 가운데 리모델링 비중이 57.1%(3조111억 원)을 차지했다.
이는 10대 건설사 가운데 가장 높은 수치다. 대형건설사들의 지난해 도시정비 수주에서 리모델링 비중을 보면 현대건설 28.6%, 삼성물산 건설부문 26.5%, 대우건설 26.3%, 롯데건설 14.3%, GS건설 11.6%, DL이앤씨 7.7% 등이다.
포스코이앤씨가 지난 2월 수주한 해운대 상록아파트도 부산 최초 리모델링사업이다. 한 사장이 1기 신도시뿐 아니라 비수도권 광역시 위주로도 리모델링사업 수주전을 펼치고 있는 셈이다.
한 사장은 포스코이앤씨가 확보한 리모델링 성적을 앞세워 수주에 고삐를 죌 것으로 보인다. 리모델링사업은 뼈대를 남긴 채로 공사를 진행해야 해 경험이 있는 건설사가 유리하고 조합도 시공사 선정 때 이를 중요하게 본다.
포스코이앤씨는 서울 송파 성지아파트 리모델링사업을 통해 ‘수직증축’ 리모델링사업 실적도 확보한 만큼 경쟁력을 더욱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리모델링 수직증축은 층수를 올려 증축하는 방식으로 세대수가 늘어나 사업성이 높아진다.
2014년 주택법 개정에 따라 수직증축 리모델링사업이 법적으로 가능해졌지만 내력벽(건물의 하중을 견디는 벽) 철거 및 2차 안정성 검토 규제 등으로 인해 실제 사업 추진은 쉽지 않았다.
이에 리모델링사업은 수평증축이나 별동을 만드는 것으로 진행돼 왔는데 포스코이앤씨는 수직증축 허용 이후 첫 사례인 송파 성지아파트 리모델링을 2024년 완공 목표로 추진하고 있다.
한편 최근 정부가 리모델링사업보다 재건축에 관련된 정책 혜택을 내놔 리모델링사업이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하지만 용적률 완화 등의 재건축 혜택을 받을 수 있는 단지가 한정된 만큼 현실적으로 리모델링사업이 대안으로 추진될 것이란 관측에 무게가 실린다.
포스코건설 관계자는 “리모델링 사업은 신축이나 재건축과 달리 설계, 인허가, 시공에 이르기까지 고도의 기술과 경험이 필요하다”며 “포스코건설은 수많은 사업수행으로 쌓은 실질적 사업경험과 함께 탄탄한 재무구조와 브랜드 신뢰도를 통해 조합이 사업을 성공적으로 마칠 수 있도록 힘을 쏟겠다”고 말했다. 류수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