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곽재선 KG모빌리티(옛 쌍용자동차) 대표이사 회장이 수출 확대를 위한 '광폭행보'에 나서고 있다. 사진은 곽재선 KG모빌리티 회장이 30일 경기도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2023 서울모빌리티쇼'의 KG모빌리티 미디어데이 행사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는 모습. |
[비즈니스포스트]
곽재선 KG모빌리티(옛 쌍용자동차) 대표이사 회장이 수출 확대를 위한 '광폭행보'에 나서고 있다.
KG모빌리티는 최근 토레스 국내 판매 호조에 힘입어 4분기 흑자 전환을 이뤄냈다. 곽 회장은 동남아시아와 중동 권역에 현지 생산 거점을 마련하고 수출 물량을 늘려 KG모빌리티의 완전한 경영 정상화와 글로벌 완성차업체로의 도약을 노릴 것으로 전망된다.
곽 회장은 31일 서울 중구 KG타워에서 베트남 푸타그룹 산하 킴롱모터와 현지 조립생산(KD) 및 생산설비 일체 공급 계약을 맺었다.
킴롱모터는 현재 베트남 중부 다낭 인근에 있는 후에 산업단지에 KG모빌리티 전용 KD 공장을 건설하고 있다. 이는 KG모빌리티의 아세안(동남아시아국가연합) 국가 내 첫 생산 거점이다.
이 공장에서 수출 물량은 2024년 연간 1만5천 대를 시작으로 2029년에는 6만 대, 누적 21만 대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매출 규모는 6조 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KG모빌리티는 아시아태평양 권역에서 호주와 뉴질랜드를 중심으로 7562대의 자동차를 판매했다. 내년 베트남 수출 전망치만 해도 기존 아시아태평양 권역 수출 실적의 약 2배에 달하는 것이다.
곽 회장은 전날 열린 2023 서울모빌리티쇼 언론공개 행사에서 "앞으로 내수보다는 수출 위주로 전략을 펴겠다"고 말했다.
KG모빌리티는 지난해 4분기 신차 토레스의 내수 판매 호조와 기존 차종의 수출 증가에 힘입어 영업이익 41억 원을 내며 24개 분기 만에 분기 단위 흑자전환을 달성했다.
KG모빌리티는 2022년에 전년보다 60% 증가한 4만5294대를 수출해 지난 2016년(5만2290대) 이후 6년 만에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하지만 전체 판매 실적 가운데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39.7%에 머문다.
지난해 전체 자동차 판매량 가운데 80% 이상을 해외에서 판매한 현대차와 한국GM 등 다른 국내 완성차 업체와 비교해 내수 의존도가 크게 높다.
곽 회장은 규모에 한계가 있는 내수 시장을 넘어 수출 물량 확대에 집중함으로써 완전한 경영정상화와 글로벌 브랜드 위상 높이기에 나서는 것으로 보인다.
곽 회장은 동남아시아뿐 아니라 중동지역으로도 사업 영역을 넓히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달에는 아랍에미리트(UAE)의 종합상사 NGT 고위 임원진이 KG모빌리티 평택공장 조립 1라인과 섀시 라인 둘러보고 토레스 시승을 진행했다.
앞서 1월 KG모빌리티는 NGT와 수출 계약을 맺고 올해 7천 대를 시작으로 앞으로 1만 대 수준까지 수출 물량을 확대하기로 했다.
올해 계약한 7천 대 역시 지난해 KG모빌리티의 사우디아라비아와 이라크, 이스라엘 등 중동 지역 수출 실적인 3819대의 2배 가까운 수치다.
KG모빌리티는 사우디아라비아에서도 KD사업을 추진하고 있어 앞으로 중동 시장으로 수출 물량을 크게 늘릴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KG모빌리티는 지난해 1월 사우디 협력사 SNAM과 현지 부품 공급 계약을 맺었다. 이에 따라 SNAM은 사우디 주베일 산업단지에 완성차 생산부지를 확보하고 올해부터 조립 생산을 시작한다.
KG모빌리티는 SNAM을 통해 앞으로 7년 동안 뉴 렉스턴 스포츠(칸) 9만 대, 렉스턴 7만9천 대 등 모두 16만9천 대를 수출할 계획을 세웠다.
이에 앞서 지난해 11월에는 칠레에서 토레스 출시 행사를 열고 글로벌 판매 확대에 시동을 걸었다.
지난해 국내에서만 2만2484대가 판매되며 KG모빌리티 판매실적을 이끌었던 토레스는 해외 판매가 미미했는데 올해부터는 수출도 본격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KG모빌리티의 지난해 글로벌 지역별 판매 비중을 보면 유럽 2만3295대(51.8%)로 전체 수출의 절반이 넘었다. 중남미 9325대(20.7%), 아시아태평양 7562대(16.7%) 등이 뒤를 이었다.
KG모빌리티는 올해 사우디아라비아를 시작으로 중동과 아시아태평양 권역에 새로운 생산 거점을 마련하며 수출 확대의 새로운 전기를 맞을 것으로 예상된다.
곽 회장은 지난해 8월 법원의 회생계획안 인가 결정으로 쌍용차를 인수한 뒤 신차 토레스 판매 호조를 바탕으로 경영정상화에 박차를 가했다.
곽 회장은 지난해 9월 쌍용차 대표이사로 직접 지휘봉을 잡은 뒤 그 해 11월 기업회생절차를 마치며 토레스의 안정적 생산을 뒷밭침했다.
지난해 7월 국내 판매를 시작한 토레스는 반년이 채 안되는 기간 동안 국내에서 2만2484대가 팔리며 쌍용차 전체 내수 판매의 32.7%를 책임졌다.
곽 회장은 그동안 부실기업을 인수해 정상기업으로 키워낸 사례가 많아 기업 인수합병계의 '미다스의 손'으로 불려왔다.
일례로 곽 회장은 자본잠식에 빠져있던 동부제철(현 KG스틸)을 2019년 4월 인수한 뒤 1년 만인 2020년 영업이익 854억 원을 거두며 흑자전환을 이뤄낸 바 있다.
곽 회장이 해외판매 실적을 늘리는 데 성공하고 KG모빌리티 역시 완전한 경영정상화의 길로 이끌 수 있을지에 자동차업계의 관심이 쏠린다.
KG모빌리티 관계자는 "유럽 등 기존 시장뿐만 아니라 신흥 시장 개척과 토레스 등 신차의 해외 시장 론칭 확대를 통해 글로벌 판매를 지속해서 늘려 나가겠다"고 말했다. 허원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