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정호 SK하이닉스 대표이사 부회장이 29일 제75기 정기주주총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 SK하이닉스 > |
[비즈니스포스트]
박정호 SK하이닉스 대표이사 부회장이 미국에 짓기로 한 첨단 반도체 패키징 공장 설립을 계획대로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박정호 부회장은 29일 경기도 이천시 SK하이닉스 본사에서 열린 정기 주주총회가 끝난 뒤 취재진들에게 “미국 어드밴스드 패키징 공장을 계획대로 진행할 것이고 리뷰(검토)도 거의 끝났다”며 “전체 팹(반도체 생산공장)이 아니라 규모는 크지 않다”고 말했다.
박 부회장은 “고대역폭메모리(HBM) 등에서 패키징 기술이 매우 중요해지고 있다”며 “고객이 주로 미국에 있다보니 미국에 짓는 게 좋겠다고 판단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SK하이닉스는 2022년 7월 미국에 후공정 공장과 연구개발(R&D) 센터 건립 등을 위해 150억 달러 규모의 투자를 진행하겠다고 발표했다.
박 부회장은 미국 반도체지원법에 따른 보조금 신청 여부와 관련한 질문에는 “신청서가 너무 힘들던데 엑셀도 요구하고 있다”며 “검토하겠다”고 대답했다.
미국 상무부는 27일 기업들이 반도체 생산시설 투자 보조금 신청 절차에서 예상 현금흐름 등 사업의 경제성을 추산하는 데 필요한 자료를 제공할 것을 요구했다.
반도체 공장의 웨이퍼 종류별 생산능력, 가동률, 예상 웨이퍼 수율, 생산 첫 해 판매 가격, 이후 연도별 생산량과 판매 가격 증감 등의 ‘영업 기밀’을 엑셀 파일 형태로 제출하라는 것이다.
설비투자 축소에 관련해서도 언급했다.
박 부회장은 “과거에는 수요 확산에 대비해 선제적인 투자를 통한 빠른 생산 역량의 확대를 해왔으나 지금은 시장 상황에 맞춰 속도 조절을 할 필요가 있다”며 “운용 비용 측면에서도 모든 비용을 원점 재검토하여 지난 10년 동안 연평균 10% 이상 증가하던 것을 올해는 처음으로 전년 대비 감소하는 환경을 구축하겠다”고 말했다.
다만 추가 감산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SK하이닉스가 올해 설비투자를 50% 줄이더라도 기술경쟁력이 뒤쳐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 부회장은 “기술 개발을 멈추겠다는 것이 아니고 그것을 양산에 넣어서 설비투자(CAPEX)화 시키는 데까지 라이프 타임을 어떻게 조정할지 고민하고 있다는 이야기”라며 “반도체에 요구되는 역량에 대한 기술적 진화는 끝없이 노력할 것이고 경쟁사들보다 기술적 변곡점에서 앞서고 있으며 그것이 저하되는 일은 절대로 없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인공지능(AI) 시대에 발맞춰 대비하고 있다고도 밝혔다.
박 부회장은 “챗GPT가 실시간화 된다고 생각하면 실제론 지난 1년 동안 생성된 데이터가 그 전 10년 동안 생성된 데이터보다 많을 가능성이 있다”며 “챗GPT의 파라미터가 늘어나고 추론이 늘어난다면 메모리반도체 수요가 어디서 커질 것인가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SK하이닉스 주주 수가 2021년 말 88만 명에서 2022년 말 100만 명 이상으로 증가했는데 늘어난 주주 수만큼 회사에 대한 관심이 지대해지고 있는 것을 느낀다”며 “그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CEO로서 기술 리더십을 사업 성과에 연계시키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SK하이닉스의 무한한 가능성을 믿고 지켜봐 주시길 바란다”고 발언을 마쳤다.
이날 SK하이닉스는 주주총회에서 2022년 영업보고 및 부의 안건을 모두 원안 의결했다.
부의 안건은 △제75기 재무제표 승인 △사외이사 한애라·김정원·정덕균 선임 △감사위원 한애라·김정원 선임 △기타비상무이사 박성하 선임 △이사 보수한도 승인 등이다. 나병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