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김승모 한화 건설부문 대표이사 사장이 서울 도시정비사업 확보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한화 건설부문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잇따라 서울 핵심 지역에서 수주 실적을 쌓고 있다. 특히 자력으로 도전한 리모델링사업에서도 성과를 내 김 사장이 한화 건설부문의 도시정비사업 경쟁력을 높이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 김승모 한화 건설부문 대표이사 사장이 서울 도시정비사업 수주에 적극 나서고 있다. |
27일 도시정비업계에 따르면 한화 건설부문은 이날 열리는 서울 서초구 반포 푸르지오아파트 리모델링사업의 2차 현장설명회에 참석할 것으로 보인다.
현장설명회에 참여해야 입찰자격이 주어지는 만큼 한화 건설부문의 수주가능성이 큰 것으로 여겨진다. 이번 현장설명회에 한화 건설부문만 참여한다면 2회 단독 유찰로 인해 수의계약으로 넘어갈 수 있다.
이 사업은 서울시 서초구 신반포로15길 4 일원에 지하 2층~지상 12층, 공동주택 266세대 등을 짓는 사업이다. 지난 20일 열린 첫 번째 현장설명회에 한화 건설부문만 참여해 유찰됐다.
이곳은 지하철 9호선 신반포역과 맞닿은 초역세권 입지를 자랑하고 계성초등학교, 신반포중학교, 세화고등학교, 세화여자고등학교도 가까워 학군도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사업을 따내면
김승모 사장은 서울 지역 도시정비사업 수주 성과를 이어가는 것은 물론 강남에서 주택 브랜드 ‘포레나’ 가치를 올릴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하게 된다.
한화 건설부문은 도시정비사업 가운데 리모델링사업 수주에 힘을 주고 있다.
리모델링은 뼈대를 남긴 채로 공사를 진행해야 해 경험이 있는 건설사가 유리하다. 이 때문에 건설사들은 리모델링사업 준공 실적이 있는 기업과 컨소시엄을 이뤄 리모델링사업에 진출하는 경향이 있다.
현대엔지니어링, SK에코플랜트 등 대형건설사들이 쌍용건설과 손잡고 첫 리모델링사업을 따낸 사례가 대표적이다.
하지만 한화 건설부문은 홀로서기로 리모델링 시장에 진출했다. 2022년 9월 서울 염창무학 리모델링사업(공사비 1205억 원)을 단독으로 수주해냈다.
이곳은 서울 지하철 9호선 염창역이 인접한 초 역세권 지역으로 교육환경도 양호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2019년 7월 브랜드 포레나를 내놓은 이후 서울 지역에서 도시정비 사업 수주를 하지 못하다가 3년여 만에 서울 수주 성과를 올렸다.
지난해 12월에는 서울 방화동 247-71번지 일원 가로주택정비사업도 따냈다. 도시정비사업에 성과를 내고 있던 코오롱글로벌과 승부를 벌여 승리했다.
김 사장은 2021년 12월 대전 중구 태평동2구역 재개발사업(공사비 1396억 원)을 코오롱글로벌에 내줬던 것을 서울에서 설욕하면서 서울권 도시정비사업 수주에 더욱 고삐를 죌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
코오롱글로벌은 시공능력평가 순위만 보면 한화 건설부문(13위)보다 3단계 낮지만 도시정비시장에선 더 좋은 실적을 거뒀다. 지난해 도시정비 신규수주액은 코오롱글로벌이 1조4천억 원, 한화 건설부문이 3552억 원이었다.
그동안 한화건설은 대규모 복합개발사업에서 두각을 나타냈지만 도시정비사업에서는 다소 아쉽다는 시선이 존재했다.
김 사장이 이번에 서초 반포푸르지오 리모델링사업을 수주한다면 한화 건설부문의 주택사업 경쟁력을 재평가받아 도시정비사업에서 부진하다는 인식도 불식시킬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화 건설부문이 주택사업으로 원활한 현금흐름을 창출하면 그린 인프라 디벨로퍼사업 추진도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한화 건설부문은 2023년 이미 수주한 대형 프로젝트 위주로 수익성 확보에 집중하면서 복합개발, 인프라사업 위주 수주를 하겠다는 계획을 세워뒀다.
지난해 4조6천억 원의 신규수주를 확보해 16조2천억 원에 이르는 수주잔고를 확보했는데 올해 5조6천억 원의 신규수주를 확보한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한화 건설부문은 풍력발전, 수처리사업 등 친환경사업과 성장 가능성이 높은 데이터센터사업을 중심으로 디벨로퍼(개발)형 사업을 추진해 사업포트폴리오 다변화와 장기적 성장 발판을 마련한다는 방침도 정했다.
경북 영양 풍력발전단지(76㎿), 제주수망풍력발전단지(25㎿) 등을 준공하고 지난해 90㎿급 강원 양양 수리 풍력발전단지, 영천, 영월 등 육상뿐 아니라 400㎿ 규모 전남 신안 해상풍력사업도 추진하고 있다.
또한 총 사업비 7214억 원 규모의 역대 최대 규모의 대전 하수처리장 시설 현대화 민간투자사업, 경남 창원 데이터센터사업 등을 통해 디벨로퍼형 사업을 키우고 있다. 단순 시공을 넘어 주도적으로 개발사업에 참여하겠다는 것이다.
한화 건설부문은 실적 성장도 가속화하고 있다. 2022년 매출 4조8천억 원, 영업이익 2663억 원, 순이익 1224억 원을 올렸다. 2021년보다 매출은 62.1%, 영업이익은 61.4%, 순이익은 61.8% 각각 증가한 것이다.
한화 건설부문 관계자는 “한화와 합병 이후 더욱 강화된 재무기반과 기술력을 바탕으로 복합개발사업과 핵심입지의 리모델링사업, 데이터센터 등에서 성과를 거두고 있다”며 “다양한 사업포트폴리오 구축을 바탕으로 안정적 성장을 이뤄가겠다”고 말했다. 류수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