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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남, 소프트뱅크의 ARM 인수에 삼성전자 선택 고심

김용원 기자 one@businesspost.co.kr 2016-07-20 16:0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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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남 삼성전자 반도체총괄 겸 시스템LSI사업부 사장이 삼성전자의 자체개발 AP(모바일프로세서) 설계에서 ARM에 대한 의존을 낮춰야 하는지를 놓고 고심할 것으로 보인다.

일본 소프트뱅크가 반도체 설계기술을 독점한 ARM을 인수하며 삼성전자가 ARM에 지불해야 하는 라이선스비용이 더 늘어날 수 있다는 가능성이 계속 나오고 있다.

삼성전자 자체개발 AP사업이 불안정한 상황에서 ARM에 대한 의존을 낮추기 위해 자체 설계기술 개발을 지속하기에는 개발비 등 부담이 크다.

삼성전자와 소프트뱅크가 향후 반도체사업에서 협력을 강화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 소프트뱅크의 ARM 인수가 던진 고민

20일 외신을 종합하면 소프트뱅크가 영국 반도체기업 ARM 인수에 성공할 경우 AP를 자체개발하는 기업에 잠재적으로 타격을 줄 가능성이 제기된다.

  김기남, 소프트뱅크의 ARM 인수에 삼성전자 선택 고심  
▲ 김기남 삼성전자 반도체총괄 겸 시스템LSI 사업부 사장.
ARM은 AP 등 반도체의 설계기반을 세계시장에서 사실상 독점공급하고 있다. 삼성전자와 퀄컴, 애플 등 업체는 ARM의 기술을 기반으로 AP를 개발하며 대규모 라이선스비를 내고 있다.

소프트뱅크가 ARM을 인수한 뒤 라이선스비를 높여 수익을 극대화할 것이라는 전망과 별다른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업계에서 팽팽히 맞서고 있다.

소프트뱅크는 라이선스를 통한 수익보다 반도체 생태계의 확대를 주요 목표로 삼는 ARM의 기업철학을 존중하겠다고 밝혔다.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이 ARM 인수를 발표하는 기자회견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팀 쿡 애플 CEO는 모두 내 오랜 친구”라며 이 업체와 마찰을 빚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을 정도다.

하지만 소프트뱅크의 주력사업인 통신사업이 부진하고 재무구조가 악화한 상황에서 ARM을 무리하게 인수한 것은 독점적 지위를 활용한 수익 극대화를 위한 것이라는 관측이 꾸준히 나오고 있다.

소프트뱅크는 이미 120조 원 정도의 대규모 부채를 떠안은 상황에서 ARM 인수에 36조 원의 거액을 투자했다. 이를 위해 현금을 거의 다 쏟아붓고 10조 원 이상의 돈을 부채로 마련해야 한다.

경제전문지 시킹알파는 소프트뱅크가 ARM을 반도체 설계기반만 공급할 것이 아니라 반도체 완제품 개발에 직접 나서 퀄컴과 삼성전자에 경쟁을 벌일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

애플 등은 이런 상황을 우려해 ARM을 직접 인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는 관측이 나올 정도다.

영국 인콰이어러는 “소프트뱅크의 상황으로 볼 때 ARM 인수가 무산될 가능성이 있다”며 “애플뿐 아니라 구글과 삼성전자, TSMC 등 업체가 모두 ARM 인수에 눈독을 들일 만한 상황”이라고 보도했다.

인콰이어러는 특히 애플이 가장 적극적으로 ARM을 인수하기 위해 물밑작업을 벌이고 있다는 소문이 영국 증권가에서 퍼지고 있다고 전했다.

◆ 삼성전자 AP 설계에서 ARM 의존 낮출까

김기남 사장은 삼성전자가 자체개발한 AP ‘엑시노스’ 시리즈의 시장확대에 주력하고 있는데 ARM의 경영권이 바뀔 경우 상당한 고민을 안게 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자체 설계기반을 마련해 ARM에 대한 의존에서 벗어나겠다는 목표로 자체 코어 개발 프로젝트 ‘몽구스’와 관련된 연구개발을 지속하고 있다.

  김기남, 소프트뱅크의 ARM 인수에 삼성전자 선택 고심  
▲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
NH투자증권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몽구스 프로젝트를 적용한 자체개발 AP는 애플의 AP보다 뛰어난 성능을 보이며 삼성전자의 스마트폰에 최적화한 제품을 개발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하지만 몽구스 프로젝트가 아직 눈에 띄는 성과를 내지 못한데다 가격 대비 효율도 ARM의 설계기반을 활용하는 것보다 떨어진다는 평가도 나온다.

삼성전자가 시스템LSI사업부를 대상으로 올해 실시한 경영진단에서도 몽구스 프로젝트를 적용한 자체 AP 개발보다 위탁생산사업에 더 집중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는 스마트폰 갤럭시S7 시리즈에 탑재한 엑시노스8890에 몽구스 설계를 적용했다. 하지만 위탁생산 주요 고객사인 퀄컴과 관계유지를 위해 퀄컴 AP를 혼용하며 엑시노스 시리즈의 입지가 좁아지고 있다.

김 사장은 자체 AP사업에서 독립성을 높이기 위해 몽구스 프로젝트를 계속 진행할지, ARM의 경영권이 바뀌더라도 ARM의 설계를 사용할지를 놓고 고민해야 하는 상황에 놓이게 될 것으로 보인다.

경제전문지 CIO에 따르면 애플의 경우 이미 아이폰에 탑재하는 AP에 ARM의 설계기반을 활용하지 않아도 될 정도로 기술개발을 진행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소프트뱅크 역시 반도체사업에 처음 뛰어드는 만큼 통신사업을 통해 우호적인 관계에 있는 삼성전자와 협력을 강화할 가능성이 높다”며 “삼성전자가 자체 설계능력을 강화하기보다 전략을 선회해 소프트뱅크와 손을 잡는 것이 유리해질 수도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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