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신용평가사 무디스가 한국신용평가 지분을 100% 확보했다.
무디스는 한국 신용평가시장의 성장성에 주목해 지배력을 강화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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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재홍 한국신용평가 사장. |
나이스그룹의 지주회사인 나이스홀딩스는 18일 자회사 나이스인프라가 보유했던 한국신용평가 지분 '50%-1주'를 무디스에 매각하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19일 밝혔다.
무디스는 이번 인수로 한국신용평가를 100% 자회사로 만들게 됐다. 무디스는 기존에 아시아 지역을 총괄하는 싱가포르법인을 통해 한국신용평가 지분 50%+1주를 보유하고 있었다.
한국신용평가는 국내 3대 신용평가사 가운데 한 곳으로 2015년 기준 신용평가 시장점유율 32.7%를 기록했다.
무디스는 나이스인프라에서 보유한 KIS채권평가 지분 24.27%도 함께 인수했다. 무디스는 두 회사의 지분을 인수하는 데 550억 원을 쓴 것으로 알려졌다.
무디스는 한국신용평가를 통해 국내 신용평가시장에 대한 지배력 확대를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국내 신용평가시장은 2014년 기준 1천억 원 규모로 아시아에서 일본 다음으로 큰 수준이다. 기업들이 회사채 발행을 통해 장기자금을 조달하게 되면서 시장 규모가 1998년 175억 원에서 16년 동안 6배 가까이 성장했다.
한국 기업들이 외국에서 발행하는 외화표시채권(코리안페이퍼)이 영국의 유럽연합 탈퇴(브렉시트) 여파 속에서 상당한 인기를 끌고 있는데 이도 무디스의 한국신용평가 지분 인수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 기업들은 대부분 달러로 채권을 발행하는데 영국의 유럽연합 탈퇴로 달러화 강세가 이어지면서 상대적으로 높은 금리를 보장하고 있다. 한국 기업들이 평균적으로 높은 신용도를 보유했다고 평가되는 점도 이런 인기에 한몫한다.
무디스가 고배당을 노리고 한국신용평가를 100% 자회사로 만들었다는 시각도 있다.
한국신용평가는 2015년 순이익 73억 원 가운데 66억 원을 배당했다. 전체 순이익에서 배당금이 차지하는 배당성향이 90%를 넘어서는 셈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무디스가 이번 인수에 들인 돈을 회수하기 위해 향후 몇 년 동안 배당성향을 더욱 높일 가능성이 있다”며 “선진 신용평가기법을 국내 시장에 접목할 수 있지만 국부유출과 외국계 신용평가사의 국내 기업평가에 대한 논란도 배제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