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실제로는 일하지도 않으면서 월급만 받아 챙긴 건설현장 노조 팀장·반장들의 부당 노조 전임비 수수액이 월 평균 140만 원으로 조사됐다. 또한 노조 전임비 외 월 20만 원 복지기금도 관행적으로 받아간 것으로 나타났다.
국토교통부는 이런 내용이 포함된 건설현장 불법행위 피해사례 일제조사 결과를 15일 발표했다.
▲ 부당 노조 전임비 수수액이 월 평균 140만 원으로 집계됐다. 사진은 건설현장을 방문한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 <연합뉴스> |
국토부는 지난해 12월30일부터 올해 1월13일까지 건설현장 불법행위 피해사례 일제조사를 진행했는데 일부 팀장·반장들은 일하지 않고 전임비를 받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은 출근 도장만 찍고 사무실에서 놀거나 다른 현장을 찾아가 집회 또는 공사 방해를 하기도 했다.
노조 전임비란 ‘유급 근로시간 면제’ 제도를 말한다. 조합 소속 노동자의 처우개선을 위해 사용자와 협의·교섭 등 노조 관련 업무를 수행하는 시간에 관해서도 급여를 지급하는 것이다.
이는 단체협약으로 정하거나 사용자의 동의가 필요하다. 또한 사업장별로 조합원 수에 따라 연간 면제한도를 정해야 한다.
하지만 건설 관련 노조는 조합원 수 및 활동 내역을 공개하지 않는다. 사실상 노조에서 지정하는 대로 지급하는 관행이 존재해 국토부는 문제가 있다고 판단했다.
사용자가 노조 관련 정보 및 전임자의 활동 내역 등을 알 수 없는 상황에서 1개 현장의 1개 업체를 대상으로 10곳의 노조에서 전임비를 받아가는 사례도 나왔다.
노조 전임비를 분석한 결과 최대 월 1700만 원을 수수한 사례도 조사됐다. 또한 한 사람이 같은 기간에 다수의 현장에서 전임비를 사례도 드러났다.
이들은 평균 2.5개 현장에서 전임비를 받았으며 한 사람은 최대 10개 현장에서 전임비 등을 수수하기도 했다. 여러 곳의 현장에서 돈을 받아간 기간은 평균 6.6개월로 집계됐고 최대 21개월 동안 수수한 사례도 있었다.
노조 전임비 외에 '복지기금'이라는 이름으로 노조가 업체마다 일정 비용(월 20만원)을 받아가는 관행도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은 “현장에서 노동을 하지 않으면서 현장 조합원 처우개선 활동도 하지 않는 노조원에게 회사가 임금을 부담할 이유가 없다”며 “일 안하는 팀·반장, 가짜 노동자, 가짜 노조 전임자 등을 현장에서 퇴출시키겠다”고 말했다.
원 장관은 “관련부처와 함께 건설현장 노조 전임자가 노동조합법에서 정한 유급 근로시간 면제 제도의 본래 취지에 맞게 지정·운영되고 있는지 철저히 조사하겠다”고 덧붙였다. 류수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