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하나은행이 지난해 중국과 인도네시아 등 아시아 지역을 대표하는 2곳 해외 법인에서 상반되는 실적을 냈다.
함영주 하나금융그룹 회장이 취임 뒤 틈날 때마다 ‘아시아 최고 금융그룹’으로 도약 목표를 강조하고 있어 올해 1월 취임한 이승열 하나은행장에게 이런 성적표는 부담일 것으로 보인다.
▲ 15일 하나금융지주가 최근 공시한 ‘하나은행 2022년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하나은행은 지난해 중국에서 실적이 크게 뒷걸음질했다. 인도네시아에서는 역대 최대 실적을 거뒀다.
중국과 인도네시아 법인은 하나은행 해외 법인 가운데 규모가 첫 번째와 두 번째로 큰 곳이기도 하다.
15일 하나금융지주가 최근 공시한 ‘하나은행 2022년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하나은행은 지난해 중국에서 실적이 크게 뒷걸음질했다.
하나은행 중국법인은 지난해 971억 원의 순손실을 냈다. 2021년에만 해도 571억 원 순이익을 올렸는데 1년 만에 적자 전환한 것이다.
지난해 중국에서 코로나19 봉쇄 조치로 영업에 차질을 빚고 또 충당금을 보수적으로 적립한 점 등이 영향을 준 것으로 파악된다.
중국 법인은 하나은행 해외 법인 가운데 규모가 가장 크고 실적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가장 크다는 점에서 하나은행의 아쉬움이 더욱 클 것으로 보인다.
중국 법인은 2020년과 2021년 하나은행 해외 법인 가운데 가장 많은 순이익을 올렸다.
하나은행은 모두 24개 국가에 진출해 있는데 이 가운데 중국을 포함해 모두 9곳에 법인이 들어서 있으며 아시아 지역에서는 중국과 인도네시아 등 2곳에만 법인을 두고 있다.
하나은행은 다른 아시아 지역인 인도네시아에서는 상당히 만족할 만한 성적을 거둔 것으로 파악된다.
하나은행 인도네시아 법인은 지난해 순이익 515억 원을 거둔 것으로 집계됐다. 2021년보다 194.2% 증가한 것으로 역대 최대 실적이기도 하다.
하나은행에 따르면 인도네시아 법인은 현지 진출을 확대하고 있는 한국계 대기업과 현지 유망업종의 우량 차주 발굴을 통해 자산을 안정적으로 확대할 수 있었고 특히 고비용성 예금 및 차입금이 줄어든 덕분으로 실적이 좋아진 것으로 분석된다.
올해 1월 취임한 이승열 행장은 중국과 인도네시아 법인의 엇갈린 성적표를 두고 고민이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중국과 인도네시아 법인은 하나은행 해외 실적뿐 아니라 하나금융그룹의 목표 달성에서도 역할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함영주 회장이 하나금융그룹의 ‘아시아 최고 금융그룹’으로 도약이라는 목표를 제시한 만큼 2곳 지역에서 하나은행의 성적표나 입지도 남다른 의미를 지닐 수밖에 없다.
함 회장은 올해 1월 신년사에서는 ‘글로벌 위상 강화’를 따로 강조하기도 했다. 그는 “투자금융(IB), 자산관리 등 우리만의 강점과 노하우가 명확한 분야를 기반으로 해외로 진출해 핵심사업으로 만들어야 한다”며 “하나금융그룹의 글로벌 영토를 확장하여 우리의 글로벌 위상을 공고히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승열 행장도 함 회장의 ‘아시아 최고 금융그룹’ 도약 목표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이 행장이 취임할 때 제시한 경영 목표도 ‘국내 리딩뱅크, 아시아 1등 글로벌 은행’이다.
이 행장은 계열사 대표로 자리를 옮기기 전 하나금융지주 그룹재무총괄(CFO) 부사장과 하나은행 경영기획그룹 겸 사회가치본부 부행장 등을 거치면서 하나금융그룹 경영 전반에 높은 이해도를 쌓은 것으로 평가된다.
이 행장은 2022년 3월 하나생명 대표에 올랐고 올해 1월 하나은행장에 취임했다. 차화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