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기와 LG이노텍 등이 두개의 카메라모듈로 이루어진 듀얼카메라의 수요 확대로 수혜를 입을 것으로 예상된다.
‘포켓몬 고’ 등 증강현실과 가상현실에 관련된 콘텐츠의 발전에는 듀얼카메라가 필수적인 요소로 꼽혀 듀얼카메라를 적용하는 스마트폰 등 기기의 보급은 점차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
|
|
▲ 박종석 LG이노텍 사장(왼쪽)과 이윤태 삼성전기 사장. |
권성률 동부증권 연구원은 18일 “올해 하반기부터 IT업계의 가장 큰 화제는 ‘제대로 된 듀얼카메라’가 될 것”이라며 “가상현실 등 신사업의 성장이 듀얼카메라 수요를 촉진할 것”으로 내다봤다.
듀얼카메라는 스마트폰 등 기기의 한쪽 면에 두 개의 카메라모듈을 탑재해 두 카메라의 기능을 달리하거나 두 개의 모듈을 동시에 사용해 발전된 기능을 사용할 수 있는 특징이 있다.
LG전자가 올해 출시한 ‘G5’와 ‘X캠’ 등 스마트폰에는 LG이노텍의 듀얼카메라가 탑재돼 하나의 카메라로 일반적인 고화질 사진을, 다른 카메라로 광각 사진을 찍을 수 있는 기능이 적용됐다.
중국 화웨이가 내놓은 ‘P9’의 경우 듀얼카메라 모듈을 동시에 동작해 가까운 거리와 먼 거리의 초점을 동시에 잡아 사진의 품질을 높일 수 있는 기술이 적용됐다.
중국 레노버가 9월 출시를 앞둔 스마트폰 ‘팹2플러스’는 구글의 증강현실기술 ‘탱고’와 연계해 사용할 수 있는 듀얼카메라를 탑재하고 있다. 이 제품은 두 개의 렌즈로 주변 공간의 거리를 측정하고 사물을 인식해 스마트폰 안에서 특정 공간에 가상으로 사물을 배치할 수 있다.
최근 증강현실기술을 적용해 출시된 게임 ‘포켓몬고’ 역시 카메라가 받아들인 주변 공간의 이미지에 가상의 캐릭터를 배치해 사용자가 이를 통한 게임을 즐길 수 있도록 했다.
포켓몬고는 한 개의 카메라를 탑재한 스마트폰으로 실행할 수 있다. 하지만 향후 증강현실기술이 전문 산업분야 등에 적용될 경우 정확도를 크게 높일 수 있는 듀얼카메라의 탑재가 필수로 꼽힌다.
듀얼카메라를 활용하면 입체적인 사진을 촬영할 수 있어 가상현실기기에 적용되는 3D콘텐츠를 생산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향후 증강현실과 가상현실의 적용분야가 확대되면 듀얼카메라의 수요 역시 급증할 것으로 전망된다.
권 연구원은 “듀얼카메라는 다양한 기술적 측면에서 이점을 지녀 시장에서 비중이 빠르게 높아질 것”이라며 “LG이노텍이 시장선점 효과로 수요증가에 따른 실질적 수혜를 입게 될 것”으로 내다봤다.
애플은 올해 출시하는 아이폰7에 LG이노텍의 듀얼카메라 모듈을 탑재하며 시장변화에 대응할 채비를 갖추고 있다. 중국 스마트폰업체들도 하반기부터 삼성전기의 듀얼카메라를 공급받는다.
이순학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가 내년 초 출시하는 갤럭시S8에 듀얼카메라를 삼성전자 제품 가운데 최초로 탑재하며 듀얼카메라 시장의 본격적인 개화를 이끌 것으로 내다봤다.
|
|
|
▲ 레노버 '팹2플러스'에 탑재된 듀얼카메라와 구글의 증강현실 '탱고'. |
이 연구원은 “삼성전기는 올해 하반기 중국업체에, 내년 초 삼성전자에 듀얼카메라를 공급하며 수혜를 입을 것”이라며 “내년 듀얼카메라가 차지하는 매출비중은 전체의 3분의 1을 넘을 것”으로 예상했다.
듀얼카메라는 두 개의 렌즈를 탑재하고 있어 기존에 탑재하던 카메라모듈보다 공급단가가 높다. 또 듀얼카메라를 구동할 수 있는 부품업체의 기술력도 중요해 삼성전기 등 선두업체가 시장지배력을 오랜 기간 동안 유지할 수 있다.
LG이노텍과 삼성전기는 세계 스마트폰시장의 둔화에 따른 타격으로 주력사업인 카메라모듈의 공급이 줄어들며 2분기에 부진한 실적을 낸 것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올해 하반기를 시작으로 듀얼카메라 수요가 증가하면서 듀얼카메라 기술력을 확보하고 있는 두 회사가 시장을 선점한 효과로 큰 폭의 실적반등에 성공할 것으로 전망된다.
동부증권은 LG이노텍이 내년에 낼 영업이익이 2570억 원으로 올해 전망치보다 234%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한화투자증권은 삼성전기가 내년에 거둘 영업이익이 2920억 원으로 올해보다 79% 늘어날 것이라고 바라봤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