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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널Who] 애플에 맞서 MS와 손잡는 삼성전자가 버림받지 않으려면?

조충희 기자 choongbiz@businesspost.co.kr 2023-03-06 08: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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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채널Who] 애플이라는 공동의 강력한 라이벌을 둔 삼성전자와 마이크로소프트(MS)가 협력 분야를 늘리고 있다.

삼성전자가 2010년대 스마트폰 시대의 개막과 함께 애플의 라이벌로 부상했다면 마이크로소프트는 1970년 매킨토시 시절부터 애플의 전통적 라이벌이다.

삼성전자와 마이크로소프트는 각각 첨단 디바이스, 그리고 운영체제(OS) 등 소프트웨어 분야 강자로 꼽히는데 두 회사가 협력한다면 시너지가 적지 않을 거라는 기대감이 흘러나온다.

삼성전자와 마이크로소프트가 왜 서로를 필요로 하는지, 앞으로 어떤 분야에서 협력하게 될지를 알아본다. 또 OS와 소프트웨어 시장에서 밀려난 삼성전자가 앞으로 살아남기 위해 어떤 노력을 펴야 할지에 대해 생각해본다.

먼저 마이크로소프트를 살펴보면 대표 브랜드 윈도우로 PC OS시장을 지배하고 있다. 생산성 앱 1등인 오피스, 클라우드 서비스 2등인 애저(AZURE) 역시 보유했다. 이를 바탕으로 IT솔루션 시장에서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기업이 됐다.

2010년대 들어 급성장하는 모바일과 B2C 엔터테인먼트 시장에도 관심을 쏟았으나 번번이 쓴잔을 마셨다. 노키아를 인수해 휴대폰을 직접 만들려는 시도도 해봤지만 약 10조 원의 손해만 보고 실패한 뒤로 PC와 B2B시장에 주로 초점을 맞춘 사업전략을 펴고 있다.

2020년 들어서야 오피스와 같은 킬러 콘텐츠를 들고 다시 모바일 시장의 문을 두드리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만의 앱 마켓도 키워가기 시작했는데 여전히 PC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OS와 클라우드 분야 영향력을 모바일로 들고간다는 꿈을 버리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스마트폰과 태블릿, 노트북, 웨어러블 디바이스 분야에서 괄목할 성과를 냈다. 그러나 디바이스 제조기업의 한계를 벗기 위해 시도한 OS와 생산성 앱 시장에서는 의미 있는 이용자층을 만들지 못했다.

삼성전자는 2020년대 들어 주력인 스마트폰 시장에서 애플 다음 자리를 놓고 중국의 샤오미, 오포, 화웨이와 치열한 경쟁을 펴는 가운데 기존 안드로이드 OS 제공업체인 구글이 대만 HTC를 인수해 자체 디바이스 개발에 나서면서 삼성전자의 입지가 좁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전자의 첨단 디바이스 사업이 살아남으려면 먼저 모바일 OS 시장에서 애플과 구글의 독점체제에서 벗어날 필요가 있다.

또 삼성전자가 집중하고 있는 플립, 폴드, AR글라스와 같은 첨단 디바이스 분야의 새로운 폼팩터를 활용할 방법을 찾아야 하는데 PC와 모바일, 게이밍 시장에서 마이크로소프트의 생태계의 도움을 받는다면 해답의 실마리를 찾을 수도 있다.

이러한 필요성에 따라 2020년을 기점으로 두 기업은 전에 없이 가까워지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2021년 출시한 윈도우11을 통해 삼성전자의 갤럭시 스마트폰과 PC사이 끊김 없는 연결을 구현해보였으며 2021년부터 삼성전자는 사내 클라우드망을 마이크로소프트 애저에 할당하기 시작했다.

2022년에는 갤럭시 사용자용 클라우드 서비스 일체를 마이크로소프트 원드라이브로 이관하기도 했다. 2022년 스마트TV 제품을 통해 마이크로소프트의 게임들을 클라우드로 제공하는 제품 및 서비스도 시작했다.

앞으로 두 기업은 윈도우 이용자가 갤럭시 스마트폰과 같은 삼성전자의 첨단 디바이스를 찾도록 하고 갤럭시 이용자는 자연스럽게 윈도우와 엑스박스, 애저 원드라이브 등 마이크로소프트 생태계로 끌어들이는 선순환구조를 만들려고 한다.

다만 장기적으로는 마이크로소프트 역시 애플, 구글과 마찬가지로 자체 디바이스 전략으로 돌아설 가능성이 있다.

그렇게 되면 삼성전자는 또 다시 OS 기업에게 버림받는 처지가 될지도 모른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윈도우와 오피스, 엑스박스라는 대체하기 힘든 킬러 콘텐츠들을 들고 있지만 삼성전자에게는 없다는 점이 약점이다.

이를 막기 위해서는 디바이스 시장에서 대체불가능한 기업이 될 수밖에 없다. 플립, 폴더, 갤럭시북, 스마트워치 등으로 대표되는 첨단 디바이스 분야 강점을 더 예리하게 갈고 닦아야 한다는 것이다.

삼성전자는 2021년 12월 가전과 의료기기, 모바일 사업을 합쳐 디바이스 익스피리언스(DX) 부문을 만들었는데 이 DX부문을 필두로 소비자들에게 새로운 경험을 창출하는 제품을 개발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한종희 삼성전자 DX부문장은 2022년 3월 주총에서 "삼성전자는 한 해 5억대 규모의 제품을 판매하고 있어 차별화된 디바이스 경험을 제공하는 데 최적화돼 있다"며 "삼성의 다양한 디바이스를 외부 기기와 연결하고 글로벌 에코 시스템과 전략적 협력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와 마이크로소프트의 협력이 앞으로 어떤 혁신적 제품과 서비스로 이어질까? 첨단 디바이스 분야에서 따라올 수 없는 경쟁력을 지켜간다는 삼성전자의 전략이 성공할지도 지켜봐야겠다. 조충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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