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성환 SK네트웍스 최고운영책임자(COO) 사장이 주력사업의 실적 호조세를 기반으로 사업형 투자회사로서 면모를 갖춰나가는 데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사진은 최 사장이 지난 21일 서울 광진구 워커힐 호텔앤리조트에서 열린 글로벌 투자사업 설명회에서 환영사를 하는 모습. |
[비즈니스포스트] 최성환 SK네트웍스 최고운영책임자(COO) 사장이 주력사업의 실적 호조세를 기반으로 사업형 투자회사로서 면모를 갖춰나가는 데 더욱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최 사장은 SK 오너3세 가운데 가장 먼저 경영 전면에 나섰는데 SK네트웍스의 사업형 투자회사 안착이 경영승계에 중요한 발판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28일 재계와 증권업계 의견을 종합하면 SK네트웍스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실적 호조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SK네트웍스는 최종건 SK그룹 창업주가 설립한 선경직물을 전신으로 하는 기업으로 그룹의 모태라고 할 수 있다. 현재 무역, 정보통신(IT)유통, 자동차 렌털, 가전, 숙박 등으로 사업 영역을 확대했다.
SK네트웍스는 2022년 연결기준으로 영업이익이 1543억 원으로 전년 대비 26.5% 증가했다. 4분기 영업이익(331억 원)은 전년 동기 대비 55.5%나 늘었다.
SK렌터카, SK매직(가전 제조·판매·렌털) 등 렌털사업을 하는 자회사의 지속적 성장과 사회적 거리두기 완화에 따른 수요 회복에 힘입어 수익성이 개선된 덕분으로 분석된다.
SK네트웍스의 실적 호조세는 올해도 지속할 것으로 전망된다.
SK매직은 렌털사업 성장이 이어지고 숙박사업을 하는 워커힐은 호텔 수요 증가와 비용 효율화 효과로 영업이익을 내며 올해 흑자로 전환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이투자증권과 하나증권 등 증권업계에서는 SK네트웍스가 올해 연결기준으로 영업이익 1800억 원 이상을 낼 것으로 바라보고 있다. 지난해보다 20%가량 늘어난다는 것으로 현재 주력사업 분야에서 실적 기반이 다져졌다고 볼 수 있는 셈이다.
이에 따라 최 사장이 SK네트웍스의 ‘사업형 투자회사’로서 정체성을 강화해 나가는 일도 더 탄력을 받게 될 것으로 보인다.
사업형 투자회사는 성장성 높은 영역에 투자하고 확보한 기술을 활용해 기존 사업 모델을 업그레이드 하는 한편 때에 따라서 회사의 주력사업으로 편입하며 투자를 중심으로 기업가치를 지속해서 높이는 모델을 말한다.
SK네트웍스가 사업형 투자회사의 기치를 본격적으로 앞세운 것은 2020년 말 임원인사와 조직개편안을 발표하면서부터다.
당시 신설된 사업총괄 직책에 최 사장이 선임됐다. 사업총괄 아래 신성장추진본부에서 투자관리와 인수합병 업무를 담당하게 한 만큼 사업형 투자회사 전환의 임무를 최 사장에게 맡긴 것으로 볼 수 있다.
사업형 투자회사 전환은 최 사장의 아버지
최신원 전 SK네트웍스 회장이 추진했던 사업구조 개편과도 맞닿아 있는 과제다. 최 전 회장은 2016년 SK네트웍스 경영을 맡으며 장기간 실적부진을 만회하기 위한 방편으로 사업구조 개편을 추진하며 렌털사업 등을 추가했다.
최 전 회장은 2016년 동양매직(현 SK매직), 2019년 AJ렌터카(현 SK렌터카)를 인수해 렌털사업의 기반을 닦았다.
최성환 사장이 2021년부터 사업총괄을 맡은 뒤 SK네트웍스는 인공지능(AI), 친환경 신소재, 모빌리티, 블록체인, 신선식품에 이르기까지 다각도로 투자를 확대해왔다.
최근 국내 민간 최대 급속충전기 운영기업 에스에스차저의 인수도 마무리했다.
에스에스차저는 1650대의 전기차 급속충전기를 운영하고 있는 곳으로 당초 교통솔루션 전문기업 에스트래픽의 사업부로 있다가 지난해 11월 물적분할을 통해 새 법인으로 출범했다. SK네트웍스는 729억 원을 신설법인의 지분 50.1%를 확보하며 경영권을 확보했다.
전기차 충전사업은 SK렌터카 등을 통해 SK네트웍스가 진행하는 모빌리티 사업과도 시너지가 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유재선 하나증권 연구원은 “SK네트웍스는 사업형 투자회사로서 지분 취득, 펀드 출자 등의 형태로 국내외 신규 사업 영역을 확대하는 중”이라며 “전기차 충전기 업체 인수 등 기존 사업과 시너지를 모색할 수 있는 사업도 향후 추이가 기대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상헌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사업형 투자회사로 전환이 미래 수익성을 창출할 수 있는지에 대해 향후 행보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최 사장은 올해부터 SK네트웍스 최고운영책임자로서 역할을 더욱 확대한 만큼 사업형 투자회사 전환 움직임은 더욱 가속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최 사장은 21일 서울 워커힐 호텔앤리조트에서 열린 투자사업 설명회 무대에 나와 “사업형 투자회사 전환을 추진하며 미래를 이끌 기술 기반 스타트업 투자를 강화하겠다”며 “SK네트웍스는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성공적으로 수행한 투자 경험을 바탕으로 ‘글로벌 혁신의 게이트 키퍼’ 역할을 수행하겠다”고 말했다.
SK네트웍스의 사업형 투자회사 전환 성과는 최 사장의 SK네트웍스 경영승계의 발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최 사장은 SK네트웍스 지분을 꾸준히 늘려왔다. 2022년 10월6일 기준으로 653만6659주를 확보하며 지분율을 2.63%로 높였다. 이는 최대주주인 지주사 SK(39.14%·2022년 9월30일 기준) 다음으로 높은 지분율이며 개인으로서는 가장 많은 지분을 확보하고 있다.
재계에서는 최 사장이 투자형 사업회사로서 성과를 쌓은 뒤 아버지 최 회장을 이어 SK네트웍스 대표이사에 오를 것이라는 시각이 많다. 류근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