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타이어 본입찰이 당초 예상보다 늦어진 내년 1월 말에 진행될 것으로 알려졌다.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실탄을 마련할 수 있는 시간을 벌었다.
하지만 금호타이어가 내년부터 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전망돼 인수자금에 대한 부담도 커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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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 |
14일 업계에 따르면 금호타이어 채권단은 9월 매각공고를 내고 11월 초 예비입찰을 거쳐 내년 1월에 본입찰을 진행하기로 했다.
당초 채권단이 7월에 매각공고를 내고 올해 안에 매각을 마무리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지만 금호타이어의 2분기 실적이 8월에 확정되는 만큼 8월 이후 매각공고를 내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수전이 장기전으로 갈수록 박 회장은 자금을 마련할 시간을 벌 수 있다.
채권단은 인수전 흥행을 위해 박 회장이 보유한 우선매수청구권을 제3자에게 양도할 수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박 회장은 개인 자격으로 금호타이어 인수자금을 마련해야 한다.
금호타이어의 시가총액은 14일 종가 기준으로 1조5452억 원에 이른다. 채권단이 보유한 지분 42%의 가격은 단순 계산으로 6500억 원에 이른다. 여기에 보통 30%인 경영권 프리미엄을 더하면 최소 매각가격이 8500억 원까지 오를 것으로 보인다.
경쟁이 치열해질 경우 매각가격이 1조 원에 이를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박 회장은 지난해 금호산업을 7228억 원에 인수해 자금사정이 좋지 않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박 회장이 내년 1월까지 최소 반년의 시간을 벌었다"며 "그때까지 금호터미널과 금호기업의 합병을 마무리하는 등 어떻게든 자금을 마련하려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날수록 매각가격에 대한 박 회장의 부담도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하반기부터 금호타이어 실적이 뚜렷하게 개선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금호타이어 실적은 지난해 3분기를 저점으로 빠른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하반기부터 호재도 많다.
금호타이어는 8월부터 중국 난징 시내에 있던 금호타이어 공장을 외곽으로 옮긴다. 이 과정에서 생산물량을 줄이면서 가동률을 높인다는 계획을 세워뒀다. 생산설비도 최신식으로 바꿔 수익성이 높은 고인치 타이어의 생산비중도 늘리기로 했다.
미국 조지아공장의 가동률도 올라갈 것으로 전망된다.
유지웅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 난징공장 이전으로 2800만 본의 생산능력 가운데 수익성이 낮거나 현재 가동하지 않고 있는 물량 1천만 본가량을 줄이게 되면서 가동률이 빠르게 올라갈 것"이라며 "4분기부터 마진 정상화가 가능해질 것"으로 내다봤다.
금호타이어 주가가 실적개선과 인수전 흥행에 대한 기대감으로 상승세를 탄 점도 박 회장에게 부담으로 작용한다.
금호타이어 주가는 지난해 8월 역대 최저 수준인 5600원대까지 떨어졌으나 매각설이 본격적으로 나오기 시작한 6월 급등하며 1만 원대도 돌파했다. 14일 주가는 전날보다 소폭 떨어진 9780원에 장을 마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