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재희 기자 JaeheeShin@businesspost.co.kr2023-02-03 16: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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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이 주주들을 달래면서 현대백화점의 지배구조 강화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으려 한다.
현대백화점그룹은 지주회사 체제로의 전환을 앞두고 있다. 정 회장은 배당, 자사주 매입 및 소각 등 주주환원정책 계획을 발표해 10일 열리는 주주총회에서 인적분할 안건의 통과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이 지주회사 전환을 위한 주주총회를 앞두고 주주환원정책 계획을 발표했다. 정 회장은 현대백화점 인적분할 이후 자사주를 소각하기로 하면서 이른바 '자사주의 마법'을 통한 지배구조 강화가 예상된다.
또한 정 회장은 현대백화점 인적분할 이후 자사주를 소각하기로 하면서 이른바 '자사주의 마법'을 통한 지배구조 강화가 예상된다.
3일 증권업계에서는 현대백화점의 주주환원정책 계획을 두고 대체로 주주들에게 긍정적이란 평가를 내놓고 있다.
현대백화점은 인적분할 이후 지주회사인 현대백화점홀딩스(가칭)와 사업회사인 현대백화점이 각각 자사주를 소각하기로 했다.
이진협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자사주 매입·소각 효과만 검토해보면 분할 비율 감안 시 주당 5.1%의 가치 상승 효과가 예상된다"며 "그동안 주주환원에 인색하다는 평가를 받던 현대백화점이 지주회사 전환 이후 전향적으로 주주환원정책을 펼치겠다고 예고한 점에서 지배구조 개편을 긍정적으로 평가한다"고 말했다.
정 회장은 자사주 소각 등을 통해 주주환원이란 '통큰' 결단을 내렸지만 지배구조 강화라는 실리도 빼놓지 않은 모양새다.
재계에서는 현대백화점그룹이 인적분할 이후 자사주 소각을 발표함에 따라 이른바 '자사주 마법'이 벌어지는 것을 기정사실로 여기는 분위기다. 자사주 마법은 인적분할을 통한 기업의 지배구조 개편 과정에서 자사주를 매개로 대주주의 지배력이 강화되는 현상을 말한다.
현대백화점의 계획을 살펴보면 우선 지주회사 전환을 위한 인적분할이 실시되면 현재 현대백화점 자사주 6.6%(약 150만 주)는 지주회사인 현대백화점홀딩스로 넘어간다.
해당 자사주는 분할 비율에 따라 현대백화점홀딩스 자사주 6.6%(약 34만 주)와 현대백화점 주식 6.6%(약 115만 주)로 나뉜다. 이 가운데 소각 대상은 현대백화점홀딩스 자사주 6.6%인데 현대백화점 주식 6.6%를 통한 현대백화점홀딩스의 의결권 확보는 여전히 유효하다. 현대백화점홀딩스가 보유하는 현대백화점 6.6% 주식은 소각 대상이 아니기 때문이다.
향후 정 회장이 현대백화점 지분 17.09%를 출자한다면 현대백화점홀딩스는 기존에 보유하고 있던 현대백화점 주식 6.6%를 더해 23.69%까지 지분을 확대할 수 있게 된다.
지주회사를 지배할 정 회장으로서는 추가 지분투자 없이도 지배구조를 강화할 수 있는 것이다.
또한 자사주 마법은 지주회사 행위 제한 요건을 충족하는 데도 도움이 된다. 현행 공정거래법상 지주회사의 행위 제한 요건에 따르면 지주회사는 상장회사인 자회사의 지분을 30% 이상 보유해야 한다.
정 회장은 지배구조 강화를 통해 향후 안정적인 경영 기반을 마련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현대백화점은 현재 지배구조가 공고하지 않다는 평가를 받는다. 정 회장이 보유한 현대백화점 지분이 17.09%에 그치기 때문이다. 여기에 현대그린푸드 12.05%, 현대A&I 4.31%, 정몽근 전 현대백화점그룹 명예회장 2.63% 등 특수관계인의 지분을 포함하면 지분율은 36.08%다.
현대백화점 측에서는 이번 지배구조 개편의 목적으로 △효율적 의사결정구조 확립 △사업경쟁력 강화 및 성장동력 확보 △경영투명성 및 안정성 확보 등을 내세우고 있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이번 주주환원정책은 기관투자자들을 중심으로 호응을 얻고 있는 분위기이다"며 "지주회사 전환 과정에서 모든 주주의 이익이 증대될 수 있도록 여러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재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