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우철식 태영건설 신임 사장이 서울시의 모아타운 정책을 겨냥해 타운화 전략에 시동을 걸 것으로 보인다.
태영건설은 도시정비사업 수주역량 강화를 위해 개발사업 2팀의 도시정비부문을 분리해 도시정비팀을 신설했다. 우 사장이 개발본부와 NE사업팀(친환경 등 신사업)을 담당하고 있어 도시정비사업 수주에 힘을 쏟을 것으로 예상된다.
▲ 우철식 태영건설 신임 사장이 모아타운 정책을 겨냥화 타운화 수주전략을 펼칠 것으로 예상된다. |
3일 도시정비업계에 따르면 태영건설이 서울 성북구 하월곡2구역 가로주택정비사업을 가져갈 것이 유력하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 사업은 성북구 하월곡동 40-107번지 일대의 구역면적 8433㎡을 정비하는 것이다. 15일 현장설명회에 이어 다음달 8일 입찰이 이뤄진다.
태영건설은 앞서 진행된 1·2차 입찰에 단독으로 입찰했는데 3차 입찰에도 단독으로 참여할 것으로 보인다.
하월곡2구역 가로주택정비사업은 태영건설이 오랜 기간 수주를 위해 공을 들인 곳으로 도시정비업계에서는 다른 경쟁사가 입찰에 들어올 가능성은 낮다고 바라보고 있다.
이 사업은 하월곡1구역과 연계해 서울시 모아타운으로 사업이 추진된다. 하월곡1구역은 모아타운으로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주민 동의서를 걷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60% 이상의 동의율로 사업 추진을 위한 법정 동의율인 80%에 다가서고 있다.
하월곡1구역과 2구역을 합친 건축 예정 연면적은 2만5745㎡으로 규모가 더욱 커지게 된다.
모아타운은 신·구축 건물이 혼재돼 대규모 재개발이 어려운 10만㎡ 이내 노후 저층주거지를 하나로 묶어 대단지 아파트와 주택을 함께 공급하고 편의시설을 확충하는 지역 단위 정비방식이다.
부대시설이 부족한 소규모 아파트를 일정 규모 이상의 아파트 단지로 조성해 주차난, 인프라 부족 등의 문제를 해소할 수 있다.
서울시는 1월31일 모아타운2.0을 발표하며 관련 사업 확대 의지를 나타냈다. 기존 연 1~2회 기간을 정해 공모지를 선정했던 방식을 개선해 수시신청으로 대상지를 더욱 많이 발굴하고 현장지원을 강화해 사업속도를 획기적으로 높인다는 방침을 세웠다.
우 사장은 10대 건설사가 아니면 명함도 내밀기 어려운 서울 지역 도시정비사업에 다시 진출함과 동시에 모아타운을 통해 타운화·대형화 전략으로 수주를 확보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타운화 전략은 200~300세대 규모로 각각 추진되는 가로주택정비사업을 수주해 1천 세대 이상의 브랜드 아파트 단지('타운')를 짓는 것이다. 건설사는 브랜드 가치를 높일 수 있고 입주민들은 대단지 형성으로 부동산 가치 제고 효과를 누릴 수 있다.
이런 전략을 펼치고 있는 대표적 사례로는 DL건설을 들 수 있다. DL건설은 모아타운으로 지정된 면목동 일대에 주택 브랜드 'e편한세상‘을 앞세워 타운화 전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난해 8월 면목역2구역 가로주택정비사업(259세대)를 수주한 뒤 면목역4구역 가로주택정비사업(280세대)을 같은 해 11월에 수주했다. 서울시는 면목역 일대 모아타운을 통해 1185세대를 공급한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태영건설은 지난해 6곳에서 도시정비 신규수주 1조1500억 원을 확보했다. 포스코건설과 손잡고 부산 동삼구역 재개발사업을 따내는 성과도 보였지만 서울 지역 도시정비사업 확보는 하지 못했다.
태영건설이 올해 초 도시정비팀을 신설한 만큼 우 사장은 서울 지역 도시정비사업 확보에 다시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모아타운을 통해 주택 브랜드 ‘데시앙’ 단지를 세운다면 브랜드 이미지도 한 단계 높아질 수 있다.
우 사장은 지난 1월31일 부사장에서 사장으로 승진했다. 1959년 태어나 1978년 대신고등학교, 1985년 성균관대학교 토목공학과를 졸업하고 태영건설 토목본부에 입사한 뒤 37년 동안 태영건설에서만 일한 ‘정통 태영맨’이다.
2016년 개발본부 부본부장, 2017년 개발본부장, 2020년 개발본부 담당 부사장 등을 역임하며 건축·도시개발 등에서 오랜 경력을 쌓은 전문가로 평가받고 있다.
2022년 11월 태영건설의 NE사업본부도 맡아 태영건설의 현재와 미래를 책임지는 개발본부와 NE사업본부를 지휘하고 있다.
태영건설 관계자는 "정부 정책변화로 앞으로 도시정비사업의 시장 확장이 예상되는 만큼 전담 부서를 주축으로 내실 있는 수주 기조를 이어간다는 계획을 세웠다"고 말했다. 류수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