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SK하이닉스가 과거 투자했던 해외 기업에서 조 단위 영업외 손실이 발생한 것으로 확인됐다.
SK하이닉스는 1일 2022년 실적을 발표하며 지난해 4분기 영업외손실 2조5230억 원 발생했다고 밝혔다.
▲ SK하이닉스가 과거 투자했던 해외 기업에서 조 단위 영업외 손실이 발생한 것으로 확인됐다. |
영업외손실 가운데 1조5500억 원은 솔리다임과 낸드 사업에서 발생한 무형자산 손상이다. 특허권과 산업재산권 등 무형자산 가치가 하락해 회계상 손실로 인식됐다.
김우현 SK하이닉스 최고재무책임자(CFO) 부사장은 “지난해 하반기에 메모리 수요가 둔화하고 가격도 빠르게 하락하면서 낸드 수익성이 급격히 악화했다”며 “이런 상황과 이자율 상승을 반영해 보유 자산 평가를 연말에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낸드 시황 악화로 키오시아의 일회성 비용 등 비경상적 비용이 발생했다”며 “공정가치를 평가한 결과 키오시아에서 6천억 원의 영업외손실을 반영했고 영업권과 낸드 무형자산 손상액 등이 추가로 포함됐다”고 덧붙였다.
앞서 SK하이닉스는 2018년 미국 베인캐피털, 애플 등과 컨소시엄을 꾸려 도시바메모리(현 키오시아) 인수에 참여했다. 도시바는 컨소시엄으로부터 약 19조 원을 받고 도시바메모리 지분 매각을 마쳤다.
당시 SK하이닉스는 약 4조 원을 투입해 펀드로 2조7천억 원, 보통주 전환이 가능한 전환사채(CB) 1조3천억 원을 확보한 것으로 파악된다. 전환사채의 보통주 전환을 가정했을 때 SK하이닉스의 키옥시아 지분율은 15% 정도인 것으로 추정된다.
솔리다임은 SK하이닉스가 2021년 10월 인텔로부터 낸드 사업 자산을 양수하면서 신설한 회사다. 당시 SK하이닉스는 인텔 낸드사업부를 90억 달러에 인수하는 계약을 맺었다.
키옥시아와 솔리다임을 향한 투자는 모두 낸드 사업의 잠재력을 염두에 둔 것인데 낸드 시황 악화로 당분간 손실이 불어나는 게 불가피한 형편에 몰린 것으로 분석된다.
낸드 시황이 단기간 회복될 가능성이 적은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당분간 실적에도 부정적 영향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솔리다임은 당분간 낸드 시황 악화로 매출과 손익에 일정 부분 부정적 영향이 불가피할 것으로 판단한다”며 “대외환경 변화로 솔리다임과 시너지를 내는 통합 과정이 쉽지 않지만 계속 아어나갈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당초 세운 비전대로 규모의 경제를 확보하고 데이터센터용 SSD 시장에서 경쟁력을 강화한다면 일반 낸드 시황보다는 빠르게 회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류근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