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DI가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흥행에 배터리 공급을 늘리며 소형전지부문에서 2분기에 흑자전환했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전기차 배터리시장의 경쟁심화로 중대형배터리 적자폭이 확대돼 전체실적은 저조한 것으로 분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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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남성 삼성SDI 사장. |
조진호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8일 “삼성SDI가 중대형전지에서 대규모 영업적자를 내며 부진할 실적이 이어질 것”이라며 “실적개선 계기가 뚜렷하지 않아 전망이 밝지 않다”고 평가했다.
삼성SDI가 2분기에 영업손실 283억 원을 냈을 것으로 추정했다. 지난해 2분기 영업손실 40억 원에서 적자폭이 확대된 것이다.
삼성SDI의 소형전지부문은 140억 원의 영업이익을 내며 흑자전환했을 것으로 보인다. 주요 고객사인 삼성전자의 갤럭시S7 등 스마트폰 출하량이 2분기에 크게 늘어났기 때문이다.
전자재료부문도 주요 고객사의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투자확대로 영업이익 570억 원을 내며 실적을 이전보다 소폭 개선한 것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중대형전지부문은 영업손실 990억 원을 내며 지난해 2분기보다 적자폭을 52% 늘렸을 것으로 추정됐다. 전기차시장 개화가 늦어지고 배터리업체의 경쟁이 심화되며 공급과잉으로 배터리 평균가격이 빠르게 하락하고 있기 때문이다.
소 연구원은 “삼성SDI는 전기차배터리에 공격적인 투자로 비용부담이 증가했지만 고객사 확보에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며 “대규모 영업손실이 올해 내내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미래에셋증권에 따르면 삼성SDI의 전기차배터리 공급가격은 1kWh(킬로와트)당 300달러 정도로 추산된다. 같은 용량의 LG화학 배터리 145달러와 미국 테슬라의 200달러에 비해 가격이 높다.
소 연구원은 삼성SDI가 전기차배터리 가격경쟁에 뛰어들며 수익성이 지금보다 악화할 수밖에 없어 장기적 실적부진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내다봤다.
삼성SDI는 전기차배터리를 미래 성장동력으로 키워내기 위해 2020년까지 3조 원 이상을 투자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하지만 적자폭이 점점 확대되며 실적개선과 거리가 멀어지고 있어 부정적 관측이 이어지고 있다.
소 연구원은 “삼성SDI의 중국 전기차배터리사업 전망이 불확실한데다 소형전지와 전자재료부문도 수익성이 점차 악화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며 “내년에도 흑자전환은 쉽지 않다”고 분석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