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영자 롯데장학재단 이사장이 검찰에 구속돼 굴곡진 인생에 또 하나의 굽이가 더해졌다.
서울중앙지검 방위사업수사부(부장 박찬호)는 7일 배임수재 및 특정경제범죄법상 횡령·배임 혐의로 신영자 이사장을 구속했다. 롯데그룹 오너일가가 구속된 것은 신 이사장이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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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영자 롯데장학재단 이사장. |
조의연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신 이사장의 범죄사실이 소명되고 구속 사유와 필요성이 인정된다”고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신 이사장은 2012년부터 지난해까지 정운호 전 네이처리퍼블릭 대표 등으로부터 롯데면세점과 롯데백화점 입점 편의를 봐준 대가로 30억 원 가량의(배임수재)의 뒷돈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또 그는 딸들을 면세점 컨설팅업체 비엔에프통상 임원으로 거짓 등록해 40억 원 상당의 급여를 받아 빼돌린 혐의(특정경제법상 횡령)도 받고 있다.
신 이사장은 검찰수사에서 롯데그룹의 보호를 받지 못했다. 구속이 결정되고 나서도 롯데그룹은 ‘그룹과는상관없는 개인비리’라며 선을 그었다.
롯데그룹은 검찰수사가 시작되면서 주요 로펌의 변호사 수십여 명을 동원해 화려한 팀을 꾸렸으나 신 이사장에 대한 법률지원에 적극적이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신 이사장은 6일 영장실질심사를 받을 때 40분에 걸쳐 신세한탄을 하다 감정에 북받쳐 대성통곡을 한 것으로 전해진다.
신 이사장에게 ‘유통업계 대모’, ‘롯데가 공주’ 등 화려한 수식어가 따라붙지만 마냥 평탄한 삶을 살아온 것은 아니다.
어린 시절 신 총괄회장이 일본으로 건너가 일본인과 재혼하면서 한동안 사실상 소녀가장 역할을 해야 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신 이사장의 결혼생활 역시 순탄치 않았다. 1967년 장오식 전 선학알미늄 회장과 결혼했지만 슬하에 1남3녀를 뒀지만 이혼했다.
신 이사장은 신 총괄회장의 총애를 받으며 롯데그룹에서 입지를 구축했다. 그는 1973년 롯데호텔에 처음 입사한 뒤 1979년 롯데백화점이 설립될 당시부터 경영일선에 나섰다. 1980년대 롯데백화점을 국내 최고 백화점으로 키운 숨은 장본인으로 꼽힌다.
신 이사장은 2012년 신동빈 회장이 경영전면에 나서면서 롯데장학재단 이사장으로 물러났지만 여전히 롯데그룹의 유통면세점사업에서 상당한 영향력을 발휘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비즈니스포스트 백설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