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현실(VR)을 놓고 글로벌 IT기업들의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아직 태동기이기 때문에 가상현실기기와 콘텐츠사업에서 주도권을 잡으려는 기업들이 다양한 전략을 내놓고 있다.
|
|
|
▲ HTC의 프리미엄 가상현실기기 '바이브'(VIVE). |
미국 IT전문매체 씨넷은 대만 휴대폰 제조기업인 HTC가 가상현실사업의 확대를 위해 100억 달러(11조6천억 원)를 투자한다고 30일 보도했다.
HTC는 가상현실 생태계를 지금보다 키우기 위해 거액의 투자를 결심했다. 벤처캐피탈에 투자해 투자금이 최대한 많은 기업에 지원되도록 한다는 것이다.
HTC는 아시아 IT기업 가운데 소니와 함께 가상현실사업에 가장 적극적인 회사로 평가받는다.
HTC는 4월에 글로벌 최대 PC온라인 게임유통 플랫폼인 ‘밸브’와 손잡고 가상현실 콘텐츠를 늘리기 위해 1억 달러(1160억 원)을 투자했고 프리미엄 가상현실기기인 ‘바이브’를 내놓기도 했다.
바이브는 기기가격이 99만 원인 프리미엄 장치다. 소니나 오큘러스 등 경쟁기업에 비해 인지도가 낮은 HTC가 저가형 제품을 내놓을 것이라던 기대와 달리 시작부터 프리미엄사업에 나선 것이다.
HTC 외에도 다양한 기업들이 올해부터 본격화 한 가상현실사업 주도권을 잡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소니와 오큘러스는 가상현실기기 예약판매를 시작했다.
오큘러스는 ‘오큘러스리프트’ 보급을 확대하기 위해 콘솔게임기 ‘엑스박스’에 오큘러스를 공급하는 계약을 마이크로소프트와 맺기도 했다.
삼성전자와 구글도 가상현실사업을 점차 확대하고 있다. 구글과 삼성전자는 오큘러스와 소니, HTC 등이 사업의 초점을 게임에 맞추는 것과 달리 모바일 가상현실 동영상 사업지원에 힘을 쓰고 있다.
특히 구글은 대당 가격이 3만 원도 안 되는 가상현실기기를 이미 시판하고 있다. 구글은 꼭 필요한 부분을 제외한 나머지 부품을 골판지 소재로 만들어 단가를 끌어내렸다.
가상현실 주도권 경쟁은 하드웨어뿐만 아니라 소프트웨어시장에서도 시작됐다. 사업이 이제 막 본격화한 만큼 콘텐츠사업 주도권을 잡겠다는 것이다.
국내기업도 예외는 아니다. LG유플러스는 가상현실을 지원하는 모바일 동영상 서비스를 선보여 고객에게 호평을 받았다. SK텔레콤도 모바일 플랫폼 ‘옥수수’에 가상현실을 곧 접목하기로 했다.
조이시티와 드래곤플라이 등 게임기업도 가상현실을 활용한 게임개발에 나서는 등 앞으로 가상현실사업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비즈니스포스트 서정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