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네이버에 따르면 2022년 한 해 동안 네이버에서 본인 블로그를 운영하기 시작한 30대 이하 신규 이용자들이 150만 명을 넘어섰다.
올해에만 약 200만 개의 블로그가 새로 생성됐는데 신규 이용자의 연령을 분석해보면 10대부터 30대가 전체의 76%를 차지했다.
네이버의 월평균 이용자 통계에서도 블로그는 지난해보다 활성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10대와 20대의 블로그 이용자가 지난해에 비해 17% 증가했고 30대부터 60대까지는 평균 10%가량 늘어났다.
블로그 이용자 수 증가가 직접 네이버의 실적과 꼭 연결되는 것은 아니지만 이용자가 늘어날수록 디스플레이 광고를 통해 네이버가 벌어들이는 수익은 늘어나게 된다.
네이버 블로그는 2003년 출시된 서비스로 내년이면 20주년을 맞는다. 누적 블로그 계정 수는 3200만 개에 이르지만 활성화되지 않은 것들도 많다. 페이스북이나 인스타그램 등 새로운 사회관계망서비스(SNS)가 다양해지며 20대 이하에서는 관심이 높지 않다는 평가가 많았다.
하지만 최 대표는 출시된 지 오래된 블로그의 활성화에 20대 역할이 크다고 보고 그에 맞는 전략을 준비해서 선보였다.
네이버는 올해 6월부터 12월 첫 주까지 블로그에서 ‘주간일기 챌린지’를 진행했다. 매주 1번 일기를 작성하면 1개월, 3개월, 6개월이 지날 때마다 경품을 제공하는 이벤트다.
네이버에 따르면 이벤트가 진행된 6개월 동안 단 1번이라도 챌린지에 동참한 참가자는 103만 명 정도이며 전체 기간 동안 빠짐없이 기록을 남긴 이용자도 14만 명에 이른다.
전체 참가자 가운데 10~30대 구성이 무려 88%에 이른다. 20대가 55%로 압도적인 비중을 차지했으며 30대와 10대는 각각 20%와 13%로 뒤를 이었다.
포털업계에서는 네이버의 블로그 이벤트를 두고 최 대표의 의지가 많이 작용한 것으로 바라본다.
최 대표는 올해 3월 41세 나이로 네이버 대표이사에 취임할 때부터 네이버 임원진의 세대교체와 2030세대 젊은 층을 노린 경영전략을 선보일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실제로 하반기부터는 기대에 부응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최 대표는 인터넷 콘텐츠를 많이 소비하는 MZ세대에 특화된 서비스를 적극적으로 마련해왔다.
6월부터 시작된 블로그 이벤트에 이어 9월에는 대학(원)생을 위한 ‘네이버플러스 멤버십 스튜던트’를 출시했다. 네이버플러스 멤버십 스튜던트를 통해 마이크로소프트의 엑스박스(Xbox) 게임 구독권과 편의점 할인쿠폰, 영어 학습권 등 20대가 활용할 수 있는 서비스를 혜택으로 제공한다.
네이버는 멤버십 이용자 가운데 20대 신규 가입자 비중이 가장 큰 폭으로 증가해 더욱 박차를 가하기 위해 대학(원)생 전용 멤버십을 출시했다고 설명했다.
10월에는 상대적으로 장년층의 관심이 많이 쏠리는 뉴스 기사에서도 청년들의 관심을 끌어내기 위해 ‘마이뉴스 20대판’을 선보이기도 했다.
네이버에 접속하는 20대 이용자들에게는 마이뉴스 20대판을 통해 1분 미만의 짧은 영상인 ‘숏폼’과 최근 20대가 많이 소비한 기사를 키워드 형태로 추출한 ‘요즘 키워드’ 등의 서비스가 제공된다.
또한 개인 관심사뿐만 아니라 또래의 관심사도 파악할 수 있게 20대가 많이 본 뉴스를 랜덤 방식으로 보여주는 ‘많이 본 뉴스’, 개인 추천 기사 가운데 20대의 관심사를 반영한 ‘오늘 이 뉴스’도 있다.
네이버는 디지털에 익숙한 20대를 위해 다양한 형태의 뉴스 콘텐츠를 마련했으며 또래 집단의 관심사를 따라가고 싶어 하는 젊은 층의 특성에 착안했다고 설명했다.
네이버가 올해 10월 창사 이래 최대 규모 금액을 투자해 인수한 북미 온라인 중고패션 플랫폼 ‘포쉬마크’도 MZ세대를 겨냥한 움직임 중 하나였다.
포쉬마크는 2011년에 설립된 중고 패션 플랫폼으로 현재 전체 사용자 수가 8천만 명 이상이며 이 가운데 소비의 핵심 계층으로 꼽히는 MZ세대의 비중만 80%에 이른다.
네이버는 북미 MZ세대를 타깃으로 웹툰 왓패드, 메타버스 플랫폼 제페토 등의 콘텐츠 사업도 진행하고 있다.
네이버 관계자는 “당장 새로운 이벤트를 준비하고 있는 것은 없지만 네이버가 MZ세대를 타깃으로 사업방향을 가져가고 있는 것은 확실하다”고 말했다. 임민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