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금융노조)이 12일 서울 용산 대통령집무실 앞에서 BNK금융지주 회장과 IBK기업은행장 임명을 앞두고 정부의 낙하산 시도를 저지하기 위한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
[비즈니스포스트] “지역 소멸과 경기 침체라는 암울한 현실을 타개하기 위해 지역 경제와 현안을 잘 이해하고 있는 인물이 BNK를 이끌어야 한다.”
권희원 BNK부산은행 노조위원장이 차기 BNK금융지주 회장에 관료 출신을 포함해 금융권을 오래 떠나 있던 ‘올드보이’들이 오를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자 12일 서울시 용산 대통령집무실 앞에서 집회를 열고 기자회견에서 이렇게 말했다.
이날 기자회견은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금융노조)이 BNK금융지주 회장과 IBK기업은행장 임명을 앞두고 정부의 낙하산 시도를 저지해야 한다며 마련한 것이다.
금융노조는 앞서 11월에도 정부종합청사 앞에서 낙하산 임명 반대 기자회견을 가진 바 있다.
관료 출신들이 오를 가능성이 점점 커지고 있다는 판단에 따라 금융노조는
윤석열 대통령에게 강한 반대의사를 전달하겠다는 의미에서 대통령집무실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당장 BNK금융지주는 13일 차기 회장 선임을 위한 1차 후보군을 발표한다.
BNK금융지주가 이번 회장 선임부터 외부인사 추천을 받고 연령제한을 두지 않자 만 70세를 넘긴 관료 출신들이 후보군에 오르내리고 있다.
이명박정부 시절 ‘금융권 4대 천왕’으로 꼽혔던 이팔성 전 우리금융지주 회장(만 78세)과 경제관료 출신인 김창록 전 산업은행 총재(만 73세)와 박대동 전 예금보험공사(만 71세) 등이 차기 회장 후보로 꼽히고 있다.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금융노조)은 BNK금융지주가 차기 회장 인선 과정에서 외부인사도 후보군에 포함될 수 있도록 경영승계 규정을 변경한 것을 놓고
윤석열정부에서 정부와 가까운 인사를 ‘낙하산’으로 보내기 위한 사전작업이라고 바라본다.
박홍배 금융노조 위원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국민의힘 의원들이 국정감사에서 BNK금융지주 지배구조에 대해 집중적으로 물고 늘어졌고 바로 그 직후에 이사회가 열려 낙하산이 들어올 수 있는 길을 터놓았다”고 말했다.
BNK부산은행 노조는 BNK금융지주의 미래를 위해서는 금융권 올드보이들이 아니라 능력과 자질을 갖춘 인물이 차기 회장으로 선택을 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권희원 BNK부산은행 노조위원장은 “디지털전환이 금융산업의 생존을 좌우하는 요즘, 현업을 떠난지 아주 오래된 올드보이 중에서도 올드보이인 인물들이 외풍을 타고 낙하산으로 내려온다면 조직은 경쟁에서 도태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행장 교체를 앞두고 있는 IBK기업은행 노조도 낙하산 임명 반대에 목소리를 높였다.
현재 차기 IBK기업은행 후보로는
정은보 전 금융감독원장을 포함해 이찬우 전 금융감독원 수석부원장 등의 이름이 거론되고 있다.
김형선 IBK기업은행 노조위원장은 “금융감독원장을 했던 인물이 이제는 피감기관 은행장으로 내려오겠다고 한다”며 “기업은행이 공직자윤리법의 예외가 된다고 해서 낙하산으로 온다고 하는데 이는 정권의 수치다”고 비판했다.
BNK부산은행 노조와 IBK기업은행 노조는 차기 수장으로 물망에 오르고 있는 관료 출신들이 실제로 임명될 경우 강력한 저지 투쟁에 나서겠다고 강조했다.
IBK기업은행 노조는 2020년
윤종원 IBK기업은행장 때와 마찬가지로 출근저지 시위를 진행하겠다고 예고하고 있다.
IBK기업은행장 노조는 청와대 경제수석을 지낸 윤 행장이 기업은행장으로 임명되자 26일 동안 출근저지 시위를 벌였다.
권희원 BNK부산은행 노조위원장도 기자와 인터뷰에서 “노조뿐 아니라 지역 시민단체, 지역 언론들까지도 낙하산 임명에 부정적이다”며 “기업은행의 낙하산 행장 출근저지 시위가 26일이었는데 만약 BNK에 낙하산이 온다면 이 기록이 깨질 확률이 높을 것이다”고 말했다. 조승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