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애플이 자체 브랜드 전기차 '애플카' 개발 과정에서 기술적 한계를 맞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애플 자율주행기술 관련 참고용 이미지. |
[비즈니스포스트] 애플이 개발하고 있는 자율주행 전기차 ‘애플카’가 여러 기술적 한계를 극복하지 못하고 시장 기대보다 경쟁력이 낮은 제품으로 출시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애플카 개발팀이 여러 차례 변화를 겪고 출시 계획과 사업 목표도 계속해 바뀌면서 애플이 현실적 측면에 주목하게 된 점이 원인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7일 블룸버그 보도에 따르면 애플은 애플카 개발 과정에서 기술 혁신보다 출시 가능 여부에 더 무게를 싣고 사업 방향성을 재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블룸버그는 내부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애플카 출시 시기가 당초 계획보다 1년 늦은 2026년까지 미뤄졌고 다수의 신기술 도입 계획도 일단 보류된 상태에 놓였다고 보도했다.
애플은 당초 애플카가 운전대나 엑셀, 브레이크 등 운전자의 차량 제어에 필요한 장치를 하나도 탑재하지 않은 완전 자율주행차로 출시되는 것을 목표로 두고 있었다.
그러나 현재 기술 수준으로는 이런 목표를 달성하기 어렵다고 판단해 우선 실제로 시장에 내놓을 수 있는 기술만을 적용하는 쪽으로 방향을 튼 것으로 전해졌다.
결국 현재 개발되는 애플카는 일반 차량과 같이 운전대와 같은 제어장치를 모두 갖추고 고속도로 등 일부 지역에서만 자율주행 기능을 활용할 수 있는 차량이 될 것으로 추정됐다.
애플은 자체 브랜드 자율주행 전기차 개발을 시작하면서 애플카가 완전한 엔터테인먼트 장치로 거듭나도록 하겠다는 목표를 두고 있었다.
운전자와 탑승객이 모두 차량 운전에 신경쓰지 않고 주행 중에 영화를 보거나 게임을 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블룸버그에 따르면 애플은 애플카에 ‘레벨5’ 수준의 완전 자율주행 기술을 구현하겠다는 목표를 일단 사실상 포기한 상태로 알려졌다.
애플은 지난 10년 가까이 자율주행 전기차 개발팀을 운영하며 관련된 기술을 꾸준히 연구하고 애플카를 실제로 소비자에 판매하는 시기도 저울질하고 있었다.
그러나 해당 프로젝트를 이끄는 리더가 여러 차례 교체되고 핵심 개발진이나 임원이 이탈하는 사례도 늘어나면서 자연히 사업 계획과 목표도 여러 차례 바뀐 것으로 파악됐다.
애플이 애플카에 적용되는 기술 수준을 당초 계획보다 낮게 잡은 것은 이런 변화 과정에서 출시 시기가 이미 여러 번 미뤄져 불확실성이 더욱 커졌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애플카 예상 가격도 자연히 낮아지고 있다. 블룸버그는 관계자를 인용해 애플이 당초 12만 달러(약 1억6천만 원)보다 비싼 차량 출시를 계획했지만 최종 가격을 10만 달러(약 1억3천만 원) 미만으로 내릴 가능성이 크다고 바라봤다.
이는 미국 전기차 1위 기업인 테슬라의 고가 차량 ‘모델S’와 비슷한 가격대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애플은 아직 애플카의 디자인과 관련한 세부 사항도 확정하지 않았다. 2024년까지 외부 디자인을 완성하고 2025년부터 시범 주행을 시작하는 것이 애플의 새 목표로 알려졌다.
애플이 전기차 출시에 필수적인 위탁생산 협력사를 확보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점도 애플카 출시가 실현되는 데 어려움을 더하고 있다.
그동안 애플이 세계 여러 자동차기업과 애플카 생산을 두고 다양한 가능성을 논의해 왔지만 폴크스바겐을 제외하면 아직 진지하게 협상에 나선 기업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애플은 전 세계에 약 1천 명의 인력을 두고 애플카에 관련한 연구개발과 디자인 등 다수의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자연히 애플이 현재까지 자동차사업 진출을 준비하기 위해 들인 비용도 천문학적 수준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애플카가 블룸버그의 보도와 같이 혁신적 기술 요소를 담지 못하고 경쟁사의 전기차와 비슷한 수준의 자율주행 등 기능을 구현하는 데 그친다면 성공 가능성은 그만큼 낮아질 수밖에 없다.
블룸버그는 자동차사업에 경험이 없는 애플의 약점이 여러 기술적 난제를 만나면서 현실화되고 있다며 애플카 출시는 애플의 성장성을 증명하기보다 한계를 드러내는 계기에 그칠 가능성도 있다고 바라봤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