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결정이 대한항공의 실적에 걸림돌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결정으로 원달러환율이 오름세를 나타내고 있다. 대한항공은 사업에 투입하는 자금 가운데 달러화의 비중이 높아 원달러환율이 상승하면 실적에 타격을 받을 수 있다.
|
|
|
▲ 조원태 대한항공 총괄부사장. |
28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결정에 따라 환율을 비롯한 영업환경이 어떻게 변화할지 긴장의 끈을 늦추지 못하고 있다.
영국이 유럽연합을 탈퇴하기로 결정한 24일 원달러환율은 23일보다 26.7원 오른 데 이어 27일 이보다 10.5원 더 올랐다. 유럽 경기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상대적으로 안전한 달러화 가치가 높아졌기 때문이다.
대한항공은 올해 수송 여객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고 국제유가가 비교적 낮은 수준에서 유지되고 있기 때문에 실적이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다.
하지만 영국의 유럽연합 탈퇴로 원달러환율이 오르면서 대한항공이 향후 실적에서 부정적인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항공사들은 항공유를 달러화로 구입하기 때문에 원달러환율이 상승하면 사업에 드는 비용이 늘어나게 된다. 대한항공이 지난해부터 영업이익 증가세를 유지하는 원인으로 저유가의 수혜가 꼽히는데 환율 변동에 따라 이 효과가 감소할 수 있다.
대한항공은 1분기 매출원가와 판관비를 합친 금액이 2조5437억 원이었는데 이 가운데 연료유류비가 4719억 원을 차지했다. 사업을 펼치는 데 투입한 금액 가운데 5분의 1가량을 연료를 구입하는 데 쓴 셈이다.
대한항공은 원달러환율이 올라가면 영업외비용이 늘어나면서 경영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대한항공은 영업이익은 증가하고 있지만 영업외 손실이 커지면서 당기순손익에서 적자를 이어가고 있다. 대한항공은 지난해 당기순손실 5629억 원을 낸 데 이어 올해 1분기에도 당기순손실 1749억 원을 봤다.
대한항공이 당기순손실을 이어가는 원인으로 원달러환율 상승에 따른 환차손이 꼽힌다. 대한항공은 지난해 외화환산손실 6075억 원을 냈고 올해 1분기에도 외화환산손실이 701억 원이었다.
항공사들은 보통 외화를 차입해 항공기를 구매하기 때문에 외화 부채가 많은 편이다. 따라서 환율이 오르게 되면 앞으로 갚아야 할 돈이 많아지는 셈이 된다. 대한항공은 1분기 말을 기준으로 1년 안에 만기일이 돌아오는 외화 차입금이 5412억 원이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결정에 따라 환율과 유가 등이 어떻게 변하는지 주목하고 있다”며 “여객수요의 변화 가능성도 살펴보고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헌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