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SK에코플랜트는 자체적으로 2022년 환경사업 매출 전망을 8천억 원 규모로 추산하고 있는데 이는 2021년 에코비트 연간 매출 규모보다 크다.
박 사장은 2022년 신년사에서 “올해는 성공적 기업공개(IPO) 달성을 위한 준비를 완성하는 해”라며 “국내 1위 환경사업자 지위를 공고히 하기 위해 규모의 경제를 확보하겠다”고 말했다. 실제 환경사업 ‘규모’를 키우는 측면에서 확실히 성과를 내고 있는 셈이다.
SK에코플랜트가 폐기물 처리 외 폐기물 리사이클링(재활용)사업으로 영역을 넓혀가면서 매출이 늘어났다는 점도 의미가 있다.
단순히 수치만 늘어난 게 아니라 미래가치가 더 높은 환경사업 영역에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SK에코플랜트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현재의 환경사업은 소각, 매립, 수처리처럼 기존에 있던 폐기물을 잘 버리고 없애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며 “SK에코플랜트는 이런 폐기물 처리와 같은 1차원적 환경사업에서 규모의 경제를 갖추고 있을 뿐 아니라 리사이클링산업으로 진출하면서 폐기물을 에너지화, 자원화하는 사업들이 본궤도에 올랐다”고 말했다.
SK에코플랜트는 지난 14일 3분기 실적발표 뒤 따로 낸 보도자료를 통해 "폐기물 재활용과 에너지화 사업 등을 통해 환경 및 에너지기업으로 사업모델 전환을 완료했다"고 자평하기도 했다.
SK에코플랜트는 1년 전인 2021년 3분기만 해도 매출비중이 플랜트 55.5%, 건축주택 28.3%, 인프라 15.6%로 구성돼 있었다.
하지만 2021년 12월 플랜트사업부문을 물적분할해 떼어내고 폐기물 처리, 재활용시장 등에 진출하면서 환경사업을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키우고 있다.
SK에코플랜트 환경기업으로 전환을 내걸면서 앞세운 ‘볼트온’ 전략의 성과로 올해 한 해에만 환경사업 비중을 두 배 수준으로 끌어올릴 것으로 전망된다. 볼트온 전략은 사업 연관성이 높은 기업을 인수합병해 시너지를 높이는 것이다.
SK에코플랜트는 2022년 1분기 환경사업부문 매출 비중이 전체의 10.5%였는데 2분기에는 12.7%, 3분기에는 약 17%까지 커졌다.
올해 말까지 환경사업부문 매출 비중을 20% 이상으로 끌어올린다는 목표를 달성할 가능성도 높은 것으로 평가된다.
SK에코플랜트가 지난 8월 낸 삼성증권 글로벌 투자자 콘퍼런스 IR자료에 따르면 회사는 국내 수처리와 소각시장 점유율에서는 1위를 보이고 있다.
SK에코플랜트는 공공하수와 산업폐수까지 수처리장 1295개를 운영하고 있다. SK에코플랜트 수처리장을 통해 하루에 처리되는 폐수가 443만 톤에 이른다.
소각분야에서도 경기와 충남, 전남 등의 소각기업 6개, 2020년 인수한 종합환경회사 환경시설관리 보유 소각시설 4개 등을 통해 의료 소각시장 점유율 23%, 일반 소각시장 점유율 8%를 확보하고 있다.
매립분야에서도 매립장 4곳을 운영하면서 시장 점유율 14%, 업계 3위를 보이고 있다.
박 사장은 국내 폐기물 처리시장에서 안정적 입지를 바탕으로 동남아 등 해외진출 청사진도 제시하고 있다.
이를 테면 베트남에서는 현지기업과 파트너십을 통해 수처리시장에 먼저 진출한 뒤 종합환경사업으로 영역을 넓혀가겠다는 그림을 그려뒀다.
박 사장은 SK에코플랜트 대표에 오른 뒤 두 달 정도 지난 2021년 12월 서울대학교 경영대학원 뉴스룸의 동문 인터뷰에서 “(SK)그룹 전략실장을 맡으면서 건설회사가 안타까워 고민 끝에 내린 결론이 환경으로의 전환이었다”며 “많은 사람들이 SK그룹에서 건설이 제일 취약한 회사라고 했지만 나는 가장 성장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온 것이다”고 말했다. 박혜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