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세주 회장이 동국제강의 재무구조 개선을 자신하고 있다. 동국제강의 재무상태가 심각한 수준이 아니며 재무구조 개선을 위한 자금 동원력도 충분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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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세주 동국제강 회장 |
장 회장은 무엇보다 동국제강의 재무상태 악화가 브라질제철소 투자확대로 인한 일시적 현상으로 일종의 성장통이라고 본다.
장세주 동국제강 회장은 오는 11일 2박3일 일정으로 일본 출장길에 올라 일본 JFE스틸 경영진을 만나 동국제강 유상증자에 참여한 데 대해 감사를 전할 것이라고 9일 동국제강이 밝혔다.
동국제강은 지난달 24일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1800억 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실시해 1498억 원을 확보했다.
JFE스틸은 해외법인 JFE스틸인터내셔널유럽을 통해 유상증자에 참여했다. 투입금액은 약 250억 원이었다. 동국제강이 1999년 JFE스틸과 포괄적 협력 협정을 맺은 이후 지분 상호교환, 경영정보 교류 등 친밀한 관계를 유지해 온 덕분이었다.
장 회장을 비롯한 오너 일가도 유상증자에 참여했다. 오너 일가가 동국제강에 수혈한 금액만 350억 원에 이른다. 장 회장과 함께 장 회장의 동생 장세욱 유니온스틸 사장, 어머니 김숙자씨, 여동생 장문경 울산대학교 교수와 장윤희씨, 부인 남희정씨, 아들 선익씨와 승익씨, 장세욱 사장의 아들 훈익씨와 딸 효진씨 등 오너 일가 10명이 유상증자의 신주를 사들였다.
장세주 회장과 장세욱 사장은 유상증자에 참여하기 위해 기존 보유지분을 담보로 지난달 23일 한국증권금융으로부터 230억 원을 6개월 동안 차입했다.
동국제강 관계자는 “재무 건전성을 강화하기 위해 최고경영진과 오너 일가가 책임감을 갖고 유상증자에 적극적으로 참여했다”며 “임직원들도 회사의 미래와 성장에 관한 믿음으로 유상증자에 동참했다”고 말했다.
동국제강은 또 지난 달 주채권은행 산업은행과 재무구조 개선 약정을 체결해 현재 자구계획안을 수립중이다. 동국제강은 불황과 경쟁심화에 따른 수익성 악화로 연이어 적자를 냈다. 2012년 2351억 원, 2013년 1184억 원에 이어 올 1분기에도 610억 원의 적자를 내면서 재무구조 개선약정 체결 대상에 선정됐다.
그러나 동국제강은 재무구조개선에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재무구조 개선을 위한 자금 동원력도 갖추고 있을 뿐 아니라 재무구조 악화가 투자 확대에 따른 일시적 현상이라는 게 회사의 주장이다.
이런 자신감은 장 회장이 페럼타워 매각설을 일축한 데에서도 드러났다. 동국제강이 산업은행의 자구계획 요청에 따라 시가 2천억 원 상당의 페럼타워를 매각할 것이라는 소문이 돌았다. 그러나 장 회장은 “18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가 성공적으로 진행되면서 충분한 재무개선이 이뤄질 것”이라며 “이런 상황에서 페럼타워 매각은 말도 안 되는 일”이라고 잘라 말했다.
남윤영 동국제강 사장도 지난 7일 회사 창립 60주년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동국제강의 재무구조 개선과 관련한 시장의 우려를 불식시켰다. 그는 “현금성 자산이 1조 원이 있고 9월 만기 회사채가 2500억 원이 있지만 보유자산으로 갚을 계획이라 전혀 문제가 없다”며 “본사 건물인 페럼타워 매각은 검토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남 사장은 또 “내년 이후에는 철강 사업이 호황기에 접어들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철강사업이 투자를 최대한 극대화시켰을 때 재무 상황이 일시적으로 악화하고 부채 비율도 높아지겠지만 최신 설비(브라질제철소)가 풀가동 됐을 때 그 누구도 따라올 수 없는 품질 생산이 가능하게 된다”고 말했다.
즉 동국제강의 재무구조 악화는 브라질제철소 투자에 따른 일시적 현상으로 브라질제철소가 가동되면 금새 회복될 수 있을 것으로 보는 것이다. 브라질제철소는 공통 투자자로 참여한 포스코의 권오준 회장도 성공을 확신할 정도로 기대를 받고 있는 사업이다. 브라질제철소는 내년 말쯤 완공된다.
장 회장은 “고로제철소가 없었던 동국제강은 브라질제철소가 가동되면 후판 사업부문에서 고로제철소의 경쟁력을 제대로 확보하게 된다”며 “브라질제철소를 통해 매출 증대, 원자재 조달 비용 절감 등으로 동국제강의 수익성 개선 효과가 연간 1천억 원에 이를 것”이라고 말했다.
동국제강은 재무상태가 심각한 수준이 아닌데도 재무구조개선 약정 대상으로 선정되면서 오히려 피해를 보고 있다는 지적도 일각에서 나온다. 시장의 우려가 커지면서 동국제강 주가가 하락했고, 애초 1800억 원을 조달하려던 유상증자에서 실제 조달금액은 다소 줄었기 때문이다.
동국제강 관계자는 “금융감독원이 재무구조개선 약정 대상 선정 과정에서 동국제강의 재무제표, 신용등급 등 정량적 정보만 인정했다”며 “미래 채무상환 능력 등 정성적 정보는 반영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동국제강의 재무상태가 심각한 수준은 아니다”며 “철강산업 시황이 좋지 않아 선제적 구조조정이 필요하다고 보고 재무구조개선 약정 대상으로 선정한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