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7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사우디아라비아 방문을 계기로 글로벌 에너지 인프라 투자정책 확대를 둘러싸고 국내 기업 수혜 기대감이 더욱 커지고 있다.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6일(현지시각)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열린 '한-사우디 혁신 로드쇼'에서 한국 건설의 비전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
[비즈니스포스트] 에너지 안보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세계 곳곳에서 대규모 프로젝트가 추진 됨에 따라 국내 증시에서 관련 종목들이 주목받고 있다.
7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네옴시티 수주를 위한 국내 원팀코리아의 사우디아라비아 방문을 계기로 글로벌 인프라 투자 확대에 따른 국내 기업 수혜 기대감이 더욱 커지고 있다.
네옴시티는 사우디아라비아가 추진하는 710조 원 규모의 메가 신도시 건설로 다양한 첨단 인프라 구축이 진행된다.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직접 단장을 맡은 민관 합동 수주지원단이 5일 사우디아라비아로 네옴시티 프로젝트 수주를 위해 떠난 뒤 관련 기대감이 계속되고 있다.
수주지원단이 사우디아라비아로 떠난다는 소식이 나온 3일부터 이날까지 코오롱글로벌(55.31%), 희림(45.68%), 한미글로벌(14.09%) 등 네옴시티 관련주 주가가 급등하면서 수혜 기대감이 큰 상황이다.
사우디아라비아 뿐만 아니라 세계 곳곳에서 인프라 투자확대가 펼쳐지고 있다.
특히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을 계기로 에너지 안보가 세계의 중요한 과제 중 하나로 떠오르고 있다.
러시아가 유럽에 대한 가스 공급을 중단하는 등 에너지 수출을 무기로 삼자 유럽은 에너지 자립에 속도를 내는 등 에너지 안보에 힘쓰고 있다.
이상헌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에너지 공급망 형성의 기준이 됐던 경제논리가 이제는 안보논리로 변화하는 것이다”며 “글로벌 에너지 공급망은 블록화되고 비우호국에 대해서는 배타적인 형태로 재편되면서 향후 에너지 전환 및 전력 등 에너지 인프라 투자 등이 확대될 것이다”고 전망했다.
하인환 KB증권 연구원은 “기업들의 투자를 유도할 정부 정책들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며 “지금까지 가장 중요했던 것은 미국, 지금 관심이 가장 큰 것은 사우디, 가까운 시일 내 가장 중요해질 것은 EU, 중장기적으로 봐야할 것은 중국이다”고 조언했다.
중동지역 국가재정이 흑자 전환되면서 인프라 투자 발주가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다.
이상헌 연구원은 “올해 국제유가가 GCC(걸프 협력 회의) 국가별 재정균형 유가를 넘어서면서 국가 재정이 흑자로 전환됨에 따라 중동지역에서 프로젝트 발주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특히 사우디아라비아가 석유 부문을 통한 막대한 국부를 바탕으로 메가 프로젝트를 추진하며 향후 GCC 및 중동 프로젝트 시장을 주도할 것이다”고 예상했다.
유럽에서는 자원 자립을 위한 노력도 강화되고 있다.
앞서 나온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와 유사한 취지로 추진 중인 유럽 원자재법(RMA)에 주목해야한다는 조언이 증권업계에서 나왔다.
미국 인플레이션 완화법의 영향로 국내 2차전지 관련주, 신재생에너지 관련주 주가가 급등했던 만큼 유럽 RMA에 대해서도 미리 대응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유럽 원자재법은 전략적 핵심원자재 확보를 위해 밸류체인을 강화, 공급망 조기 경보 시스템과 공급망 개발 기금을 조성을 통한 위기 대응 역량 개선 등을 주된 내용으로 한다.
유럽 원자재법은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과 비슷하게 중국 원자재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추진되는 면도 있다.
김현수 하나증권 연구원은 “한국 업체들의 중국 광물자원 의존도가 높다는 점에서 이번 RMA 역시 IRA와 마찬가지로 광물 자원의 탈중국을 유도하는 방책에 방점이 찍힐 가능성이 높다”며 “광물 자원 자립도를 높이기 위한 투자를 진행 중인 포스코케미칼, 에코프로, 에크프로비엠 등의 업체에 우선 접근을 권고한다”고 말했다.
김 연구원은 이어 “중장기적으로는 포스코홀딩스, 고려아연 등 광물 자원 정제련 기업들의 재평가가 지속될 것으로 판단한다”고 내다봤다.
유럽연합은 10월14일 원자재법 도입 계획을 발표했고 현재 이해관계자 등을 대상으로 의견을 수렴 중이다. 이후 2023년 1월 중 법안 초안을 발표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도 인프라 확대에 힘을 쏟고 있다.
중국 정부는 약 76조 원 규모의 ‘동수서산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다. 동수서산 프로젝트란 ‘중국 동부 지역의 데이터를 서부 지역에서 처리하겠다’는 내용을 담은 것으로 서부 지역에 대규모 디지털 인프라 건설과 관련 시설 확충을 예고하고 있다.
박수진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동수서산과 디지털 신인프라 테마에 대한 정책 수혜 기대는 지속되고 있다”며 “글로벌 산업 내 중국의 밸류체인이 공고하게 자리 잡은 태양광, 풍력 등 녹색발전 분야도 반등 여력이 있다”고 내다봤다.
하인환 KB증권 연구원도 “중국제조2025를 이을 동수서산 프로젝트에 주목해야한다”면서 “다만 추진 시점을 아직 특정하긴 어려워 공식 행사에서 언급될 때부터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정희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