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은 3일 갯벌 세계자연유산 보전본부가 5만406㎡에 연면적 1만3천㎡ 규모로 건립될 예정인 전남 신안군 압해읍 부지 일대. <연합뉴스>
[비즈니스포스트] “서울대 연구진들은 21개 갯벌을 돌아다니며 한국의 갯벌이 연간 대략 26만 톤의 탄소를 흡수한다는 결과를 알아냈습니다. 세단(승용차) 규모의 자동차 11만 대가 뿜는 이산화탄소의 양과 같은 양입니다.”
4일 열린 블루카본 인식 확산 포럼에서 ‘블루카본 기반 기후변화 적응형 해안조성 기술개발 연구단(연구단)'의 이종민 서울대 박사는 “국토 면적의 약 2.5%, 2482㎢에 이르는 우리나라 갯벌은 많은 양의 탄소를 흡수하고 있다”며 “규모 또한 세계 2대 갯벌로 칭해질 정도”라고 말했다.
한국의 갯벌이 블루카본 자원으로 인정 받아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블루카본이란 바다생태계가 흡수하는 탄소다. 국제적으로 인정 받는 블루카본은 탄소 배출권을 인증·발행할 수 있다.
그러나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패널(IPCC)에서 인정하는 블루카본은 아직까지 맹그로브와 염습지, 잘피뿐이다.
맹글로브는 열대와 아열대의 갯벌이나 하구에서 자라는 나무이고, 잘피는 해수에 완전히 잠겨서 자라는 속씨식물이다. 염습지는 바닷물이 드나들어 염분 변화가 큰 습지를 뜻한다.
▲ '블루카본 기반 기후변화 적응형 해안조성 기술개발 연구단'이 4일 오후 서울대 호암교수회관 수련홀에서 일반인을 대상으로 블루카본 인식 확산 포럼을 개최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국내에 염습지와 잘피는 각각 32㎢와 45㎢에 불과하다. 맹글로브 서식지는 없다.
블루카본의 유력 후보군으로 갯벌과 대륙붕 퇴적물, 해조류가 꼽히고 있지만 갯벌은 아직 탄소 장기격리 여부와 관리실용성 측면에서 연구실적이 부족한 상황이다.
이에 정부와 김종성 서울대 지구환경과학부 교수는 연구단을 꾸리고 관련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김 교수는 “국제사회에서 블루카본이 인정을 받기 위해서는 연구자들이 아무리 열심히 공부한다고 되는 게 아니기 때문에 국민들의 호응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권봉오 국립군산대 해양생물자원과 교수는 “아직 국제사회는 갯벌의 탄소흡수성에 관해서 의문을 제기하지만 이런 부분을 연구를 통해서 ‘예스’로 만든다면 갯벌 또한 블루카본 자원으로서 인정될 수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권 교수는 “영국 정부도 추가적 탄소감축원 확보를 위해 세계 해양면적의 대략 9%를 차지하는 해저퇴적물 탄소저장량을 산출해 국제사회에 보고했다”고 선례를 제시했다.
연구단은 이집트에서 6일부터 열릴 제27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7)의 한국관에서 한국 갯벌과 탄소흡수 효과에 관해 발표할 예정이다. 박소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