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백복인 KT&G 대표이사 사장이 해외사업 능력을 다시금 증명했다.
KT&G는 지난해 12월 미국 내 일반담배(궐련) 판매를 중단하면서 해외매출 감소가 우려됐으나 다른 나라 시장을 공략해 매출 공백을 메우고 있다.
▲ 백복인 KT&G 대표이사 사장이 해외사업 능력을 또다시 입증했다. 인도네시아 공략에서 성공했다. |
4일 KT&G에 따르면 백 사장은 해외사업의 성장을 위해 인도네시아 시장에 역량을 쏟아붓고 있다.
KT&G는 올해 3분기 연결기준으로 매출 1조6210억 원, 영업이익 4056억 원을 거둔 것으로 잠정집계됐다. 지난해 3분기와 비교해 매출은 8.5% 늘고 영업이익은 2.7% 줄어든 것이다.
KT&G의 올해 3분기 일반담배 해외매출(수출 및 해외법인)은 2546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매출 2510억 원과 비교해 소폭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부터 KT&G의 일반담배 해외매출에서 미국법인의 실적이 빠졌음을 감안하면 선방한 셈이다. KT&G 미국법인은 지난해 3분기 일반담배 매출로 738억 원을 거둔 것으로 추정되는데 이는 전체 해외법인의 일반담배 매출 가운데 28.7% 수준이었다.
일반담배 해외법인 매출이 늘어난 배경으로 인도네시아법인의 성장이 꼽힌다.
KT&G는 인도네시아에서 연간 60억 개비를 생산할 수 있는 공장을 가동하고 있다. 에쎄(ESSE), 윈(WIN), 마일드(MILD), 펜슬(PENSIL) 등 주요 담배 브랜드를 유통하며 현지인 채용도 약 3200명에 이르는 등 주력시장으로 키우고 있다.
인도네시아는 세계 2위 규모의 담배 시장으로 KT&G는 현지 시장에서 점유율 6위를 차지하고 있다. 지난해 KT&G의 인도네시아법인 2곳(PT KT&G indonesia, PTTrisakti Purwosari Makmur)의 매출 합계는 2501억 원에 이른다.
KT&G 인도네시아법인은 올해 9월 손으로 말아 제조하는 정향담배 ‘크레텍’ 제조 공장을 세워 현지에서 인기를 끄는 담배 품목군 생산에 나섰다.
다만 인도네시아 정부가 담배 소비를 줄이기 위해 2023년에 담배소비세를 평균 10% 인상하기로 결정하면서 시장 위축이 예상된다.
중동 및 중남미 지역으로의 수출 증가 역시 KT&G의 일반담배 해외매출 확대에 기여했다. 올해 3분기 일반담배 수출액은 1249억 원으로 지난해 3분기보다 199억 원(18.9%) 늘었다.
조상훈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KT&G의 일반담배 해외매출을 두고 “부진했던 중동은 현지 수요가 회복되고 있고 중남미 등 신시장과 인도네시아법인의 고성장을 통해 미국 사업 중단을 상쇄하고 있다“고 봤다.
백 사장은 일반담배뿐 아니라 전자담배의 해외진출도 적극 추진하고 있다.
KT&G는 올해 궐련형 전자담배 ‘릴’의 해외진출 국가를 늘리고 있다. 올해 초 보스니아, 레바논, 포르투갈 등에 진출한데 이어 10월19일에는 라트비아에서 '릴 솔리드 2.0'과 전용스틱 '핏'을 출시하며 해외진출 국가를 31개국으로 늘렸다.
백 사장은 2015년 취임 직후 KT&G 글로벌본부에 해외법인사업실을 신설하는 등 일찌감치 해외사업 강화에 공을 들였다.
그는 지난해 3월 3연임에 성공한 뒤 “해외사업을 고도화해 글로벌 기업으로서 위상을 다지고 사업 다각화를 통해 신성장동력을 확보하겠다”고 말했다.
백 사장은 지난해 KT&G의 이사진을 새롭게 꾸리면서 해외사업 강화의 의지를 보여주기도 했다.
해외시장 경험이 풍부한 임민규 전 SK머티리얼즈 대표이사 사장을 사외이사로, KT&G 글로벌본부장을 역임한 방경만 사업부문장 겸 전략기획본부장을 사내이사로 선임했다.
백 사장의 해외시장 공략은 조금씩 결실을 맺고 있다.
KT&G는 해외진출국 가운데 몽골에서 2020년 처음 시장점유율 1위를 달성했다. KT&G의 몽골 시장점유율은 2020년 35.2%, 2021년 42.2% 등으로 확대되고 있다.
올해 초에는 몽골 시장에 인기 브랜드 에쎄의 미니레드, 미니실버, 체인지히말라야 등의 신제품도 내놨다. KT&G는 몽골의 수도인 울란바토르 중심의 유통망을 전국 단위로 확장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신재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