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승진한 뒤 안고 있는 가장 중요한 과제는 미국이 주도하고 있는 지정학적 리스크를 뛰어넘는 일이라는 중국 관영매체의 분석이 나왔다.
중국시장이 삼성전자 반도체사업에서 차지하는 중요성을
이재용 회장도 충분히 인식하고 있는 만큼 중국과 적극적으로 협력을 추진해 대응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다.
▲ 이재용 회장이 승진한 뒤 해결해야 할 최우선 목표는 삼성전자 반도체사업을 향한 미국의 압박을 넘는 것이라는 중국 관영매체 보도가 나왔다. |
글로벌타임스는 28일 “이 회장은 앞으로 풀어나가야 할 많은 과제를 맞이하고 있다”며 “삼성전자의 실적과 기술 역량을 회복하고 경쟁력을 높이는 일이 중요하다”고 보도했다.
이 회장이 이를 위해 해결해야 할 최우선 목표는 삼성전자가 중국시장을 사실상 포기해야 한다는 미국 정부의 압박을 넘어서는 일로 꼽혔다.
미국이 삼성전자를 비롯한 세계 주요 반도체기업을 대상으로 중국과 거리를 두고 미국에 시설 투자를 확대해야 한다는 강력한 요구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글로벌타임스는 미국의 이런 시도가 아시아 지역의 반도체 공급망을 훼손하는 결과로 이어질 것이라며 이 회장이 결국 미국의 압박을 가장 중요한 과제로 안고 있다고 바라봤다.
시장 조사기관 카운터포인트에 따르면 현재 삼성전자 전체 매출의 약 30%는 중국에서 발생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글로벌타임스는 해당 조사결과를 인용하며 삼성전자가 중국시장의 중요성을 고려해 꾸준히 반도체 투자를 확대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미국 정부가 삼성전자를 비롯한 글로벌 반도체기업과 중국 사이 협력관계를 끊어내는 ‘디커플링’을 시도하고 있지만 이 회장이 이를 받아들이기 어려울 것이라는 의미다.
글로벌타임스는 “삼성전자가 중국사업을 올바른 방향으로 이끌어가는 것이 시장 점유율과 기술 경쟁력을 유지하는 데 핵심”이라며 “중국 정부도 해외 기업의 투자를 적극적으로 지원하면서 미국에 대응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삼성전자는 현재 중국 시안에 대규모 낸드플래시 메모리반도체 생산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한국에서 생산되는 반도체도 중국에 가장 많이 수출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중국사업을 축소해야 한다는 미국 정부의 압박이 갈수록 강력해지면서 이 회장의 회장 취임 이후 어려운 과제를 안기고 있다는 것이다.
글로벌타임스는 관영매체 특성상 중국 정부 입장을 대변하는 역할을 한다. 사실상 중국 정부 차원에서 이 회장에게 삼성전자와 협력 관계를 강화하겠다는 제안을 내놓은 셈이다.
그러나 삼성전자가 반도체 장비와 소프트웨어, 고객사 등 측면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차지하고 있는 미국에 등을 돌리는 일도 쉽지 않은 선택지로 꼽힌다.
이 회장이 결국 미국의 요구를 어느 정도 수용하면서 삼성전자가 중국사업에 받을 타격을 최소화하는 중장기 전략을 마련하는 데 고심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타임스는 “중국 정부는 한국에 실질적으로 기여할 수 있는 협력 관계를 구축하고 반도체 공급망을 안정화하는 데 힘쓰겠다는 의지를 강조하고 있다”고 전했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