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걸 KDB산업은행 회장이 KDB생명 매각을 추진하고 있지만 받기를 기대하는 가격이 높아 만만치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산업은행은 올해 하반기에 KDB생명을 매각할 계획을 세우고 최근 매각주간사를 선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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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동걸 KDB산업은행 회장. |
산업은행 관계자는 “거래 조건상 매각주간사가 어디인지 밝힐 수 없지만 현재 매도실사를 진행하고 있다”며 “이르면 7월 초부터 KDB생명 매각작업을 공개적으로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산업은행은 칸서스자산운용과 함께 만든 KDB칸서스밸류유한회사(60.35%)와 KDB칸서스밸류사모펀드(24.70%)를 통해 KDB생명 지분 85.05%를 간접적으로 보유하고 있다. 산업은행은 KDB칸서스밸류사모펀드 지분 58.59%를 소유하고 있다. 이 펀드의 만기는 2017년 2월이다.
이 회장은 산업은행의 구조조정 재원을 확충하는 방안 가운데 하나로 KDB생명 등 자회사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
이 회장은 4월 한 인터뷰에서 “KDB생명 인수에 관심을 보이는 원매자가 있다면 당연히 팔겠다”고 말했다. 산업은행은 5월에 이사회를 열어 KDB생명 매각 안건을 의결했다.
산업은행이 KDB생명을 매각하면서 받기를 기대하는 가격은 최대 1조 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산업은행과 사모펀드 투자자들은 2010년 KDB생명(옛 금호생명)을 인수하면서 약 8500억 원을 투자원금으로 넣었다. KDB생명 장부가격도 2015년 연결기준으로 7천억 원 규모로 추산됐다.
그러나 KDB생명은 올해 1분기에 수입보험료(매출) 기준 시장점유율 3.22%에 머물렀다. 지급여력(RBC)비율도 같은 기간에 156.1%로 떨어졌는데 생명보험사 가운데 가장 낮은 수준이다.
지급여력비율은 보험사에서 보험금 지급에 대비해 쌓은 책임준비금과 비교해 회사가 실제로 지급할 수 있는 돈이 얼마인지를 보여주는 재무건전성 지표다.
생명보험회사들은 저금리와 국제회계기준(IFRS4) 2단계 도입에 따른 자기자본 확충 문제로 수익성 악화를 예상하고 있는데 이 점도 KDB생명 매각에 악재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5위권 회사인 ING생명이 매각작업을 진행하고 있지만 흥행 여부는 불확실하다. 알리안츠생명이 4월에 단돈 35억 원에 팔리는 일도 발생했다.
이에 대해 산업은행 관계자는 “매각가격은 매도실사 결과에 따라 결정될 것”이라며 “원하는 가격을 제시하는 인수후보가 없을 경우 매각을 다시 미룰 수도 있다”고 말했다.
산업은행은 2014년 씨티글로벌마켓증권을 KDB생명 매각주간사로 선정하고 4월과 9월에 각각 매각을 추진했지만 가격이 맞지 않아 매각이 무산됐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