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KB금융그룹이 비은행 실적을 끌어올려 은행과 비은행 사이 균형잡힌 실적 구조를 만들겠다는 목표에서 한 걸음 멀어졌다.
금리상승에 따른 순이자마진(NIM) 확대 덕분에 KB국민은행의 이자이익이 큰 폭으로 증가한 반면 증시 변동성 확대 등 영향으로 KB증권을 비롯한 비은행 계열사의 실적이 대폭 감소한 탓으로 풀이된다.
▲ 25일 KB금융지주에 따르면 KB국민은행의 3분기 누적 순이익은 2조5506억 원으로 집계됐다. 1년 전 2조2003억 원과 비교하면 15.9% 증가했다. |
25일 KB금융지주에 따르면 KB국민은행의 3분기 누적 순이익은 2조5506억 원으로 집계됐다. 1년 전 2조2003억 원과 비교하면 15.9% 증가했다.
같은 기간 KB금융지주의 지배주주순이익은 2021년 3분기 3조7724억 원에서 올해 3분기 4조279억 원으로 6.8% 늘었다.
3분기 KB국민은행의 그룹 내 순이익 기여도는 63.3%로 나타났다. 지난해 같은 기간 58.3%에서 1년 만에 5%포인트 증가했다.
KB국민은행의 순이익 기여도는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의 비은행 강화 노력 덕분에 2019년 70%대에서 2020년 60%대로 내려온 뒤 2021년에는 50% 후반까지 낮아졌다.
윤 회장은 은행 비중을 계속 낮춰 은행과 비은행의 순이익 비중을 6대 4 이하로 만들겠다는 목표를 세워뒀는데 지난해 50%대로 낮췄던 은행의 순이익 비중이 올해 다시 60%대로 올라온 것이다.
물론 윤 회장이 처음 회장에 올랐던 2014년의 은행과 비은행 계열사의 순이익 비율이 8대 2 수준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비교적 균형잡힌 실적이라고 할 수 있다.
경쟁사의 비은행 계열사 순이익 기여도를 살펴보면 비은행 계열사의 실적자체가 감소했다는 점에서 윤 회장은 아쉬움이 클 것으로 보인다.
올해들어 기준금리 인상효과로 순이자마진(NIM)이 개선된 데다 대출규모 역시 증가하고 있어 은행들은 너도나도 호실적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KB국민은행뿐만 아니라 리딩뱅크 자리를 두고 치열하게 경쟁하는 신한은행 역시 순이익이 대폭 늘었다.
신한은행의 3분기 순이익은 지난해 3분기 2조1천억 원에서 올해 2조6천억 원 수준으로 무려 21%이상 증가했다.
같은 기간 신한금융지주의 비은행 계열사 순이익도 1조4천억 원에서 1조7천억 원으로 약 20% 늘었다.
이에 신한금융의 비은행 계열사 순이익 기여도는 지난해 3분기 59.8%에서 올해 3분기에는 60.1%로 소폭 증가했다.
반면 KB금융지주의 비은행 계열사 순이익은 지난해 3분기 1조5721억 원에서 올해 3분기에는 1조5068억 원으로 4%가량 감소했다.
KB국민은행의 3분기 누적 순이익은 증가했지만 비은행 순이익이 줄어들면서 은행의 순이익 기여도가 대폭 증가하게 된 것이다.
지난해 비은행 순이익 기여도 1위에 올랐던 KB증권은 3분기에 누적 순이익 3037억 원을 올렸다. 1년 전보다 순이익이 무려 44.1% 감소했다.
이 외에도 KB자산운용(-21.8%), 푸르덴셜생명(-18.7%), KB국민카드(-5.8%) 등 비은행 주요 계열사의 누적 순이익이 1년 전보다 줄었으며 KB생명보험의 적자폭은 더욱 확대됐다.
비은행 계열사 가운에 누적 순이익이 증가한 곳은 KB손해보험과 KB캐피탈 2곳에 그쳤다.
윤종규 회장은 2019년 “현재 은행과 비은행의 비중이 70 대 30이고 앞으로는 60 대 40으로 만들려고 한다”며 “이 과정에서 은행이 작아지면 안 되고 은행이 탄탄하게 앞서가면서 남은 회사들을 뒷받침해줘야 한다”고 말한 바있다. 박안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