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롯데건설이 확산하는 재무악화 가능성에 쉽지 않은 연말을 보내게 될 것으로 보인다.
롯데건설은 올해 도시정비 등 사업실적에서 순항하고 있지만 최근 그룹 계열사로부터 연달아 운영자금을 수혈 받으면서 자금난을 겪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시선이 증폭되고 있다.
▲ 롯데건설이 도시정비 등 사업실적에서 순항하고 있지만 그룹 계열사로부터 운영자금을 수혈받아 자금난을 겪고 있는 아니냐는 시선에 부담을 안고 있다.
21일 롯데건설에 따르면 그룹 및 계열사뿐 아니라 현재 국내은행 및 외국계은행과도 자금조달 관련 협의가 진행되고 있다.
롯데건설은 전날 계열사 롯데케미칼로부터 운영자금 목적으로 단기차입금 5천억 원을 조달했다. 앞서 18일에는 2천억 원 규모의 유상증자 실시계획도 발표했다.
롯데건설은 이런 다방면의 자금조달 행보가 원자재 가격 상승 및 부동산 경기 침체 우려 속에서 안정적 재무구조를 확보하기 위한 선제적 대응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하지만 건설업계 전반에 경기악화에 따른 프로젝트파이낸싱(PF) 우발채무 등 자금난 문제가 대두되고 있는 상황에서 롯데건설에도 불안한 시선이 꽂히고 있다.
PF는 은행 등 금융기관이 특정사업의 사업성과 장래 현금흐름을 예상해 자금을 지원해주는 금융기법이다. 우발채무는 일정한 조건이 발생하면 부채가 생기는 것을 말한다.
건설업계에서는 PF로 자금을 대출받아 사업을 진행하고 이후 분양 등을 통해 대출금을 상환하는 방식이 통용된다. 그런데 요즘처럼 부동산 경기가 침체되면 미분양, 입주지연 등에 따른 자금 유동성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여기에 현재 건설사들은 계속되는 금리인상 상황까지 겹쳐 이자부담 역시 커지고 있다.
하석주 사장은 올해 도시정비를 포함한 사업 실적에서는 좋은 성과를 내고 있지만 최근 새로운 과제를 안게 됐다.
롯데건설은 특히 주택사업 비중이 높은 건설사 가운데 하나다. 부동산 경기 변동에 더욱 취약할 수밖에 없는 셈이다.
롯데건설은 2022년 상반기 기준 주택부문 매출 비중이 61.6%를 차지했다. 시공능력평가 순위 상위 10위권 건설사들의 주택사업 매출 비중 평균치는 통상 50% 초반에서 중반대 수준으로 파악된다.
신용평가사 분석을 종합하면 롯데건설은 이미 2021년부터 PF 지급보증 관련 우발채무 부담이 큰 폭으로 증가하고 있는 상태에 놓인 것으로 분석된다.
나이스신용평가는 올해 8월 롯데건설 회사채 등급 관련 보고서에서 “롯데건설은 주택사업 규모가 확대되면서 운전자금 부담 증가, 시행사 및 조합에 영업보증금 지급 등으로 2021년과 2022년 상반기 영업현금흐름에서 적자가 발생했다”며 “차입규모가 크게 증가한 가운데 우발채무에 따른 잠재적 재무부담이 과중한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롯데건설은 올해 6월 말 기준 시행사에 관한 직접적 PF 지급보증은 3214억 원 수준이다. 다만 정비사업에 관한 지급보증이 1조1천억 원, 민간개발사업 관련 자금보충약정이 4조4천억 원 등 전체적 PF 보증 규모가 커졌다.
권준성 나이스신용평가 연구원은 “롯데건설은 특히 민간개발사업장과 관련 아직 분양을 개시하지 않은 현장의 약정금액이 2조9천억 원을 웃돈다”며 “부동산 경기 악화에 미분양 우려 등이 높아질 수 있는 상황”이라고 바라봤다.
롯데건설은 한국기업평가가 발표한 최근 보고서에서도 자금보충, 연대보증, 채무인수 합산기준 PF 우발채무 규모가 가장 큰 기업으로 언급됐다.
김현 한국기업평가 연구원은 “롯데건설은 현금성자산 및 투자부동산 등을 통한 재무융통성이 인정된다”면서도 “자금을 보충해줘야 하는 규모가 큰 대구 남산동 공동주택, 광주중앙공원 사업 등의 진행현황과 성과에 관한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