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채널Who] 대만 언론들이 주로 사용하는 단어 가운데 ‘홍색공급망’이라는 단어가 있다.

홍색공급망이란, 중국의 공산당이 원래는 수입해 사용하던 중간재를 중국산으로 대체하기 시작하면서 기존 공급망에서 한국, 대만 등이 담당했던 부분이 중국산으로 급속하게 대체되는 현상을 말한다.

이 홍색공급망의 중요한 포인트 중 하나가 바로 디스플레이 산업이다.

디스플레이 패널은 현대 IT산업에서 가장 중요한 산업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런 디스플레이 패널을 세계에, 그리고 중국에 공급하고 있는게 바로 한국 기업들이었는데 중국 기업들이 그 시장에서 세력을 넓혀 가고 있다.

특히 국내 기업들이 여전히 상당한 우위를 점하고 있는 올레드(OLED) 분야도 더 이상 안전한 지역이 아니라는 지적이 나온다.

디스플레이 업계에서는 2025년이면 중소형 OLED 생산량이 중국에 역전당할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는 우리나라 디스플레이 업체가 독점하고 있는 대형OLED 패널 역시 중국의 BOE가 2025년부터 생산하겠다고 선언했다.

디스플레이는 거의 모든 IT기기에 필수적으로 들어가는 부품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 홍색공급망에 디스플레이가 포함된다면 타격을 받는 것은 단순히 디스플레이 업계 뿐만이 아니다.

현재 중국과 경쟁하고 있는 모든 IT분야, 예를 들어 스마트기기, TV 등 가전, 심지어 자동차 등의 산업까지 영향을 받게 된다.

중국이 디스플레이 업계를 잠식하고 있다는 문제는 이제 단순히 하나의 산업의 문제가 아니라, 국가 전체의 경쟁력 문제라는 뜻이다.

중국은 국가 차원에서 디스플레이 산업을 육성하는 데 온힘을 기울이고 있다. 이런 이유로 우리나라 디스플레이 업계 역시 정부의 지원을 간절히 바라보고 있다.

결국 중국의 추격을 따돌리는 데 가장 중요한 건 기술력인데 이 기술력이라는 것은 단순히 개별 회사가 열심히 노력한다고 해서 되는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현재 디스플레이 업계의 최대 관심사는 ‘국가첨단전략기술’ 지정이다.

디스플레이 업계에서는 국가첨단전략기술 지정과 조세특례제한법상 국가전략기술에 디스플레이가 포함되는 것이 한국 디스플레이 산업의 명암을 가릴 수 있는 중요한 관전 포인트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국가첨단전략기술의 법률적 근거인 ‘국가첨단전략산업 경쟁력 강화 및 보호에 관한 특별조치법’의 핵심 조항은 전략기술의 해외 인수합병 제한(제 13조), 기술유출 보호조치(제14조), 전략기술 특화단지 지정(제16조), 규제개선(제29, 30조), 투자 지원(제32조), 조세감면(제 34조), 인재 육성(제 35조~39조) 등이다. 

그리고 이 가운데 가장 국가의 지원이 절실한 부분은 바로 인재와 관련된 부분, 제 6장, 제35조부터 제 39조까지다. 

특히 35조가 중요해 보인다. 35조는 1항에 정부가 주도해서 산업, 연구기관, 대학 등이 협력해 관련 인재를 키워나가야 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고 2항에 청년들의 취업 지원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기술력은 인재에서 나오는 것이고 그 인재를 확보하려면 사회 전체의 분위기가 그쪽 진로를 중시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 이런 면에서 장기적으로 본다면 바로 이 인재 관련 조항이야말로 국가첨단전략기술 지정의 가장 중요한 포인트라고 볼 수 있다.

한국디스플레이협회 관계자는 “현재 우리 기업은 골든 아워에 있는 디스플레이산업을 더 큰 도약을 위한 기회로 만들기 위해 대규모 시설투자와 미래 기술 개발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며 “이를 위해 국가 첨단전략기술특별법에 디스플레이가 반드시 포함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윤휘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