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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6에 대한 김명수와 이병기의 전혀 다른 평가

강우민 기자 wmk@businesspost.co.kr 2014-07-08 13:1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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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정부 들어 국회 인사청문회마다 5·16쿠데타에 대한 인식을 묻는 질문이 단골로 등장한다. 박근혜 대통령이 쿠데타로 집권하고 유신체제로 장기집권을 한 박정희 전 대통령의 딸인 탓이다.

국회의원들은 이 질문을 통해 역사인식뿐 아니라 얼마나 후보자들이 얼마나 소신이 있는지를 평가하려고 한다.

  5·16에 대한 김명수와 이병기의 전혀 다른 평가  
▲ 김명수 교육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
김명수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가 8일 5·16쿠데타에 대해 "충분한 시간이 지나지 않은 현시점에서 평가를 하는 것은 적절치 않은 측면이 있다"고 밝혔다.

김 후보자는 국회에 제출한 서면답변서에서 "5·16은 쿠데타인가 혁명인가. 어떻게 평가하고 있는가"라는 새정치민주연합 윤관석 의원의 질문에 이렇게 대답했다.

김 후보자는 '역대 대통령의 공과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라는 윤 의원의 질문에도 “역대 대통령은 국가발전을 위해 최선을 다했다”며 “장관 후보자가 역대 대통령을 평가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답변을 회피했다.

김 후보자는 또 새정치민주연합 안민석 의원이 '박정희 정권이 추진한 국사교과서 국정화 방안에 대한 견해'를 묻는 질문에도 “박정희 정권은 국사교육 강화를 목적으로 국정화를 단행했다”며 “이런 조치는 일제강점기, 6·25 전쟁과 분단 등을 겪은 우리 역사의 특수성, 일본의 역사 왜곡문제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평가해야 한다"고 대답했다.

다만 김 후보자는 5·18 광주 민주화 운동에 대해서 "우리나라 민주화의 초석이 된 대표적 사건"이라고 대답했다. 4·19혁명에 대해서도 "시민들의 힘으로 독재정권을 무너뜨린 혁명이라는 교과서 내용을 존중한다"고 답변했다.

김 후보자는 이렇게 박정희 전 대통령과 관련한 역사적 사건에 대해서 두루뭉술하게 답변했다.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지나친 눈치보기라는 지적이 나올 수 있는 대목이다.

이와 달리 이병기 국정원장 후보는 7일 5·16쿠데타에 대해 명확히 답변해 눈길을 끌었다.

  5·16에 대한 김명수와 이병기의 전혀 다른 평가  
▲ 이병기 국정원장 후보자
이 후보자는 인사청문회에서 5·16쿠데타에 대한 질문을 받자마자 주저없이 "학술적으로 보나 뭐로 보나 쿠데타임이 분명하다"며 "그로 인해 대한민국의 정치발전이 조금 늦어진 것은 사실다"이라고 답변했다.

이 후보자는 또 박정희 전 대통령과 유신체제에 대해 "아직 평가하기는 이르지만 기본권이 과도하게 침해됐고 안타까운 역사가 되풀이돼면 안 된다"고 밝혔다.

그동안 박근혜 정부 고위인사들이 5·16쿠데타에 대한 질문을 받고 한 답변을 놓고 보면 이 후보자의 답변은 상당히 이례적이다. 정홍원 총리나 황교안 법무장관 등도 예전 청문회에서 5·16쿠데타를 놓고 두루뭉술한 답변으로 구렁이 담 넘어가듯 넘어가려고 해 눈총을 받았다.

정홍원 총리는 지난해 2월 인사청문회 답변서에서 "우리나라 고등학교 역사교과서 집필기준에 (5.16을) 군사정변으로 표기하고 있고 거기에 동의한다"고 대답했다.

또 황교안 법무장관은 지난해 2월 인사청문회에서 "역사 정치적으로 다양한 평가가 진행중이므로 개인적 견해를 밝히는 것은 적절치 않다"는 입장을 밝혔다. 황 장관은 야당의원들이 집요하게 추궁하자 비로소 "교과서 내용에 공감하는 부분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모호하게 답변했다.

반면 남재준 전 국정원장의 경우 인사청문회에서 "그 시대를 살았던 사람으로서 5·16은 쿠데타"라면서도 "잘 살고자 하는 국민의 여망을 결집시킴으로서 산업화와 근대화를 달성했다"고 평가했다.

박근혜 대통령은 5·16쿠데타에 대해 ‘구국혁명’이라고 평가했다가 ‘불가피한 최선의 선택’이라고 바꾼 적이 있다.

박 대통령은 2007년 당시 한나라당 대통령후보 경선 때 “5·16은 구국혁명이었다”며 “유신체제는 역사의 판단에 맡겨야 한다”고 밝혔다.

박 대통령은 2012년 새누리당 대통령후보 경선에 참여할 당시 “아버지(박정희)로서 불가피하게 최선의 선택을 하신 것 아닌가”라고 5·16쿠데타를 평가했다.

박 대통령은 “당시 초근목피로 보릿고개를 넘기면서 세계에서 끝에서 2번째로 힘들게 살았고, 안보가 굉장히 위험한 위기상황에서 돌아가신 아버지로서 불가피하게 최선의 선택을 하신 것”이라며 “옳으니 그르니 하는 것보다 역사의 판단에 맡겨야 하지 않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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