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노벨위원회가 10월5일 스웨덴 스톡홀름 스웨덴 왕립 과학원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2022 노벨 화학상 수상자를 발표하고 있다. 화면 왼쪽부터 캐럴린 버토지, 모르텐 멜달, 배리 샤플리스. <연합뉴스> |
[비즈니스포스트] 올해 노벨화학상이 분자 구성단위들을 효율적으로 결합시킴으로써 신약 등을 만들 수 있는 새 합성 기술을 개발한 세 명의 과학자에게 돌아갔다.
스웨덴 왕립과학원 노벨위원회는 5일 기자회견에서 2022년 노벨 화학상 수상자로 배리 샤플리스 미국 스크립스연구소 박사, 모르텐 멜달 덴마크 코펜하겐대 교수, 캐럴린 버토지 미국 스탠퍼드대 교수 등 3명을 선정했다고 밝혔다.
노벨위원회는 “이번 수상자들은 ‘클릭 화학’과 ‘생체직교 반응’이라는 분자합성의 새로운 분야를 개척했다”고 평가했다.
클릭화학이란 분자 구성단위들을 더 빠르고 효율적으로 결합시킬 수 있는 기능적 화학을 가리킨다.
샤플리스 교수는 2000년께 클릭 화학을 최초로 개발해 원치 않는 부산물이 생성되는 것을 막으면서 빠르게 원하는 물질을 합성할 수 있는 기술의 토대를 마련했다.
이후 샤플리스 교수와 멜달 교수는 각각 독자적으로 클릭 화학의 최고 성과로 꼽히는 ‘구리 촉매 아지드-알킨 고리 첨가 반응’을 개발했다. 이 반응은 현재 신약 개발에 널리 활용되고 있다.
버토지 교수는 클릭 화학을 새로운 차원으로 발전시켜 이 반응을 미생물 같이 살아있는 생명체 안에서 구현해내는 데 성공했다.
그는 세포의 정상적 신진대사에 영향을 미치지 않으면서 클릭 반응을 일으킬 수 있는 생체직교 반응을 개발했다.
화학자들은 오랫동안 더 복잡하고 특별한 기능을 지닌 새로운 화학물질을 합성하기 위해 새로운 화학반응들을 연구해왔다. 클릭 화학과 생체직교반응을 이용하면 특정 기능을 가진 분자 구성단위들을 더 쉽게 결합할 수 있기 때문에 암 치료제처럼 특정 목적을 가진 신물질을 합성하는 데 활용되고 있다.
요한 외크비스트 노벨화학위원회 위원장은 “올해 화학상 수상 업적은 지나치게 복잡한 물질이 아니라 쉽고 간단한 물질을 이용해 신물질을 합성하는 기술에 관한 것”이라며 “이를 통해 특정 기능을 가진 분자들을 단순한 경로를 통해 합성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샤플리스 교수는 이번 수상으로 역대 5번째로 2번째 화학상을 수상하는 영광을 안게 됐다. 그는 2001년 각종 의약물질 등 특수한 구조를 가진 화합물을 합성할 수 있는 광학활성 촉매와 그 반응법을 개발한 공로로 화학상을 받은 바 있다.
이번 화학상 수상자 3명은 노벨상 메달과 함께 1천만 크로나(약 13억 원)의 상금을 3분의 1씩 나눠 받는다. 임도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