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전문은행에 대한 금산분리 완화를 놓고 20대 국회에서도 논란이 거세게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

여당은 인터넷전문은행에 한해 금산분리를 완화하는 내용의 은행법 개정안을 다시 발의했지만 ‘여소야대’ 구도를 감안하면 국회 통과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강석진 새누리당 의원은 17일 일반 기업이 인터넷전문은행에 한해 지분을 50%까지 보유할 수 있는 내용을 뼈대로 하는 은행법 개정안을 대표발의했다고 밝혔다. 현재는 일반기업이 은행 지분을 10%(의결권 지분 4%)까지만 소유할 수 있다.

그러나 개인총수가 있는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대기업집단)에 대해서 금산분리 규제를 그대로 유지해 인터넷전문은행의 사금고화 가능성을 막기로 했다.

개정안에 인터넷전문은행의 최저자본금 요건을 시중은행의 25% 수준인 250억 원으로 완화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강 의원은 “미국·일본·중국 등에서 IT기업이 주도하는 인터넷전문은행이 나타나고 있다”며 “한국이 뒤처질 경우 국내 시장이 해외 인터넷전문은행에 잠식될 수 있다”고 밝혔다.

여당과 금융위원회는 은행법 개정안을 올해 안에 처리하는 데 주력하기로 했다. 인터넷전문은행인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가 연내 출범을 추진하고 있기 때문이다. 카카오뱅크는 카카오, 케이뱅크는 KT에서 주도하고 있다.

인터넷전문은행의 한 관계자는 “은행법이 개정되지 않아도 연내 출범을 할 수 있지만 지분구조를 조정하지 못하면 사업동력을 쉽게 얻을 수 없다”며 “IT기업을 대주주로 맞이할 수 있어야 국내 은행업계의 ‘메기’ 역할을 제대로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은행법 개정안을 놓고 여전히 국회에서 논란이 붙을 것으로 보인다.

은행법 개정안에 반대하는 야당 의원들이 많기 때문이다. 민병두·제윤경 더불어민주당 의원, 채이배·박선숙 국민의당 의원, 심상정 정의당 의원이 금산분리 완화에 대한 반대 의사를 밝히고 있다.

김영주·정재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금융노조) 출신인데 금융노조는 인터넷전문은행 설립에 대해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는 태도를 취하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인터넷전문은행에 대한 금산분리 완화를 담은 은행법 개정안은 19대 국회에서도 야당의 반대로 통과되지 못했다”며 “야당을 설득하지 못하는 한 20대 국회에서도 통과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