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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B하이텍 팹리스 분사 중단 이끈 소액주주, 기업가치 위한 압박 이어간다

최영찬 기자 cyc0111@businesspost.co.kr 2022-09-28 15:3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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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DB하이텍 소액주주연대가 팹리스(반도체 설계)사업부 분사를 저지한 데 이어 기업가치를 높이기 위해 회사를 상대로 한 압박활동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소액주주연대에서는 DB하이텍의 주력인 파운드리사업의 가치가 더욱 높아질 수 있도록 팹리스사업부의 인적분할 혹은 매각이 이뤄져야 한다고 바라보고 있다.
 
DB하이텍 팹리스 분사 중단 이끈 소액주주, 기업가치 위한 압박 이어간다
▲ DB하이텍 소액주주연대가 팹리스(반도체 설계)사업부 분사를 저지한데 이어 기업가치 상승을 위한 압박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 DB하이텍 블로그 갈무리 >

28일 DB하이텍 소액주주연대에 따르면 DB하이텍의 팹리스사업부 분사 추진 중단에도 불구하고 기업가치 상승을 위한 소액주주 결집을 지속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소액주주연대는 네이버카페 홈페이지에 “물적분할 검토 중단만으로 떨어진 DB하이텍의 기업가치를 회복하기 어렵다”면서 “신뢰를 한번 잃게 되면 복구하기 어렵다는 것을 현 경영진은 깨달아야 한다”고 말했다.

소액주주연대는 DB하이텍의 기업가치 상승뿐 아니라 애초 팹리스사업 분사 추진 이유로 꼽았던 파운드리사업 고객사와 이해관계 상충 이슈를 해결하기 위해서도 팹리스사업의 인적분할이나 매각이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도체업계에서는 통상 팹리스사업과 파운드리사업을 같이 하게 되면 파운드리 고객사인 다른 팹리스기업이 반도체 설계와 관련한 영업비밀이 유출될 것을 우려해 파운드리사업에 악영향을 받는다는 시선이 많다.

세계 2위 파운드리업체 삼성전자가 1위 TSMC를 좀처럼 따라잡지 못하는 이유 가운데 하나로 삼성전자가 파운드리사업과 팹리스사업을 동시에 한다는 점이 꼽힌다.

소액주주연대는 특히 팹리스사업부의 인적분할보다는 완전한 매각이 이런 문제를 가장 확실하게 해결할 수 있는 방안으로 보고 있다.

팹리스사업부를 매각한다면 1조 원가량의 자금을 손에 쥘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이를 기존 파운드리사업이나 신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는 화합물반도체사업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사용한다면 DB하이텍의 기업가치는 더욱 높아질 수 있다는 것이다. 

소액주주연대는 매각이 안된다면 최소한 팹리스사업부의 인적분할은 이뤄져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기존 주주의 지분관계가 단절되는 물적분할과 달리 기존 지분율대로 인적분할로 소액주주들도 신설되는 법인의 지분을 보유할 수 있어 주주가치를 보호할 수 있는 동시에 파운드리사업부와 팹리스사업부의 직접적 지분관계가 사라져 고객사와 이해상충 문제에 도움이 된다고 보고 있다.

다만 DB하이텍으로서는 소액주주연대의 팹리스사업부 매각 요구를 쉽게 수용하기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팹리스사업이 차지하는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에 불과하지만 향후 성장잠재력이 큰 분야이기 때문이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트렌드포스는 2022년 1분기 전 세계 상위 팹리스기업 10곳의 매출이 394억 달러로 집계됐다고 밝힌 바 있는데 2021년 1분기보다 44% 늘어난 것이다.

DB하이텍이 팹리스사업부를 인적분할하기도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팹리스사업부를 인적분할한다면 공정거래법상 지주사 요건을 충족한 DB로서는 자회사 DB하이텍 뿐만 아니라 신설 팹리스사업법인의 지분도 추가 확보해야 하는 과제가 생긴다.

DB는 현재 DB하이텍 지분 12.42%를 보유하고 있는데 공정거래법에 따라 지주사는 상장 자회사의 경우 지분 30%를 확보해야 한다. 

이에 따라 DB는 2023년 12월31일까지 DB하이텍 지분 17.58%를 추가로 확보해야 한다. 이를 위해 3천억 원 이상이 필요한 상황인데 DB는 6월 말 기준 현금 및 현금성자산 343억 원을 포함해 유동자산 1227억 원을 보유하는 데 머문다.

여기에 인적분할해 신설할 자회사 팹리스사업법인의 지분도 추가 확보해야 한다면 DB의 자금 부담은 더 커질 수밖에 없다.

앞서 DB하이텍은 26일 팹리스사업부의 분사작업 검토를 중단한다고 밝혔다.

최근 국내 기업이 물적분할을 통해 분사를 이후 자회사 상장을 추진하는 사례가 많아지며 DB하이텍의 물적분할 추진을 향한 부정적 여론이 커진 점을 의식한 것으로 풀이된다. 게다가 DB하이텍 소액주주가 결집해 물적분할을 거세게 반대한 점도 부담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DB하이텍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파운드리사업부와 팹리스사업부를 분리하는 것은 글로벌 반도체기업의 전략방향이고 시스템반도체 사업특성상 반드시 필요했다”면서 “하지만 주주가치가 훼손될 것으로 우려한 일부 소액주주의 반대에 부딪혀 팹리스사업부 분리를 중단하게 돼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DB하이텍은 7월12일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사업부와 팹리스사업부의 전문성을 강화하고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팹리스사업부의 분사를 포함한 다양한 방안을 검토한다고 공시했다.

DB하이텍은 이때 분사 방식을 구체적으로 밝히지는 않았지만 시장에서는 DB하이텍이 물적분할을 추진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돼 왔다.

이밖에 소액주주연대는 회사와 주주간 소통채널 강화, 배당·자사주소각 등 주주친화정책 마련 등도 요구하고 있다.

올해 6월 말 기준 DB하이텍의 전체 소액주주비율은 69.27%에 이르는데 소액주주연대는 27일까지 지분 4.88%를 확보해 뒀다.

소액주주연대 관계자는 “지속적으로 회사와 소통을 시도하고 있는데 잘 이뤄지지 않고 있다”면서 ‘지분 5%로 안되면 10%를 모을 것이고 그것도 안되면 20%를 모아 회사와 대화를 지속해서 시도할 것이다“고 말했다. 최영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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