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장 직전 8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예상보다 높게 발표되자 인플레이션이 더 길어질 것이란 우려에 투자심리가 크게 위축됐다.
▲ 13일 미국 뉴욕증시 3대 지수와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가 큰 폭으로 추락했다. 사진은 뉴욕증권거래소(NYSE)의 트레이더 모습. <연합뉴스>
13일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날보다 1276.37포인트(3.94%) 하락한 3만1104.97에 거래를 마감했다.
대형주 위주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도 전날보다 177.72포인트(4.32%) 떨어진 3932.69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전날 대비 632.84포인트(5.16%) 급락한 1만1633.57에 장을 끝냈다.
코로나19 사태 초기인 2020년 6월11일 이후 2년 3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떨어졌다. 전날까지 4거래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가다가 하루 만에 일주일치 상승분을 모두 반납한 것이다.
이날 개장 직전 미국 노동부는 8월 CPI는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8.3%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발표했다. 올해 전월과 비교하면 0.1% 상승했다.
이는 시장 예상치(8.0%)를 크게 웃도는 수준으로 투자자들은 인플레이션 장기화 및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고강도 긴축을 우려할 수밖에 없게 됐다.
특히 변동성이 큰 에너지, 식품을 제외한 근원 CPI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3%, 올해 전월보다 0.6% 각각 증가했다.
연준의 기준금리 인상에 영향을 미치는 전월 대비 근원 CPI가 7월 상승률(0.3%)의 2배로 치솟으며 연준이 더 큰 폭의 금리인상을 단행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유가 하락으로 연료, 가솔린 등 에너지 부문은 32.9%에서 23.8%로 전년 동기 대비 증가율이 둔화됐으나 전기, 가스 등 유틸리티 부문과 신차 및 중고차, 주거비, 음식료, 의료비 등 에너지 제외 항목에서 큰 폭으로 상승한 것에 기인했다"고 설명했다.
유틸리티 부문 증가율은 18.9%에서 19.9%로 커졌으며 신차 및 중고차는 9.2%에서 9.8%로, 주거비는 7.4%에서 7.8%로, 음식료는 10.9%에서 11.4%로, 의료비는 5.1%에서 5.6%로 각각 늘었다.
노동부의 CPI 발표 이후 미국 10년물 국채금리는 3.42%로 상승했고 2년물 국채금리는 3.73%까지 급등하며 2007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보였다.
금리에 민감한 기술주들의 주가 하락이 눈에 띄었다.
유니티소프트웨어 13.4%, 엔비디아 9.5%, 페이스북 모회사 메타는 9.4%, 애플 5.9%, 마이크로소프트 5.5%, 구글 모회사 알파벳 5.9% 각각 주가가 급락했다.
이날 뉴욕증시에서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도 전날보다 168.82포인트(6.18%) 하락한 2562.27에 장을 마감했다.
한편 미국의 전미자영업연맹(NFIB) 자료에 따르면 8월 소기업 낙관지수는 91.8로 나타났다. 전월(89.9)보다 소폭 상승했으며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전문가 예상치(90.5)도 웃돌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