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르노코리아자동차와 한국GM이 국내 시장에 신차를 내놓을 계획을 세우고 있어 국내 판매에서 반등을 이룰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XM3 하이브리드 모델. <영국 르노 홈페이지 갈무리> |
[비즈니스포스트] 내수 판매 부진에 시달리던 완성차 중견3사 가운데 쌍용자동차가 신차 토레스 출시로 부활 조짐을 보이고 있다.
르노코리아자동차와 한국GM도 국내 시장에 신차를 내놓을 계획을 세우고 있어 국내 판매에서 반등을 이룰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13일 완성차업체 판매실적 자료에 따르면 쌍용차는 8월 국내에서 1년 전보다 42.4% 뛴 6923대의 자동차를 판매했다. 토레스가 7월 출시되면서 월간 기준 올해 최대 판매기록을 세웠는데 이를 한 달 만에 새로 쓴 데 힘입었다.
토레스는 8월 3637대가 국내에서 판매돼 전체 차종 가운데 판매 6위에 올랐다. 이는 SUV(스포츠유틸리티 차량) 가운데는 기아 쏘렌토와 스포티지에 이은 3위에 해당하는 기록이다.
반면 르노코리아와 한국GM은 8월 국내 판매량이 1년 전보다 7.2%(3950대), 24.3%(3590대) 각각 뒷걸음질 쳤다. 수입차 선두권 브랜드 BMW(5490대)와 벤츠(5456대)보다도 판매량에서 밀렸다.
르노코리아는 올해 1월과 6월을 제외한 모든 달, 한국GM은 올해 8월까지 한 달도 빠짐없이 국내 월간 판매량에서 1년 전보다 판매량이 줄었다. 올해 1~8월 국내 누적판매 기준 판매량은 작년 같은 기간보다 르노코리아는 10.3%, 한국GM은 41.0% 감소했다.
물론 8월 수출에서 르노코리아와 한국GM은 판매실적을 1년 전과 비교해 80.9%, 23.1% 끌어올려 국내 판매 부진을 메웠다. 하지만 국내에 생산기지를 둔 완성차업체로서 지속적 국내판매 부진은 실적뿐 아니라 소비자들에게 불안감을 준다는 지적이 나온다.
내수 판매 부진이 차종의 단종이나 생산기지 철수 등의 이슈로 이어져 다시 판매 실적에 나쁜 영향을 미치는 악순환을 형성할 수 있다는 것이다.
자동차업계에서는 기아와 현대차가 장악하고 있는 국내 자동차 판매시장에서 중견 완성차업체 3사의 판매 확대가 소비자의 선택권 보장과 시장 독점 방지 차원에서 중요하다고 보는 시선이 많다.
카이즈유 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올해 1~8월 국산 승용차 브랜드별 신차등록 대수에서 기아(41.2%)와 현대차(33.9%), 제네시스(11.7%)는 모두 66만3317대로 합산 시장점유율 86.7%를 보였다. 반면 쌍용차와 르노코리아, 한국GM 등 완성차업체 3사의 합산 점유율은 13.1%에 그쳤다.
완성차 중견3사 가운데 쌍용차가 국내 판매에서 반등을 이룬 원인으로는 단연 '야심작' 토레스 출시에 따른 신차효과가 꼽힌다. 토레스 판매를 시작한 7월 쌍용차 내수 판매량은 지난해 11월 이후 8개월 만에 처음으로 6천 대를 넘어섰다.
9월 현재 토레스의 계약대수는 6만 대를 넘어섰는데 이는 지난해 쌍용차 전체 내수 판매량 5만6363대를 훌쩍 웃도는 수준이다.
르노코리아와 한국GM은 하반기 국내 시장에 신차를 내놓으며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판매 반등을 노린다.
르노코리아는 유럽에서 큰 인기를 끌며 상품성을 인정받은 XM3 하이브리드 모델(수출명 르노 아르카나)을 10월 국내에 선보인다.
지난해 6월 유럽에 처음 선보인 XM3 하이브리드 모델은 올 8월까지 부산 신항 수출 선적 기준 7만214대를 기록했다. 8월 수출된 XM3 5968대 가운데 60%(3602대)를 기록하며 르노코리아 수출 실적을 이끌고 있다.
더욱이 국내에서 하이브리드차 인기가 높아지고 있어 XM3 하이브리드 모델은 르노코리아 국내 판매 확대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올 상반기 전체 자동차 신차 등록 대수가 11.4% 줄어든 가운데 하이브리드차는 22.4% 판매량이 늘었다.
전기차 시대가 본격 개화하기에 앞서 전기차가 익숙지 않은 소비자 사이에서 전기차보다 저렴한 하이브리드차가 높은 인기를 누리는 것으로 풀이된다.
XM3 하이브리드 모델은 1.6리터 4기통 가솔린 엔진과 2개 전기모터, 1.2kWh 배터리, 6단 자동변속기가 조합돼 합산 최고출력은 144마력의 성능을 낸다. 최대토크는 가솔린 엔진에서 15.1kgm, 전기모터에서 15.3kgm가 발휘된다.
XM3 하이브리드의 복합연비는 유럽 WLTP 기준으로 리터당 25km에 이르는데 국내 기준을 적용한 연비는 유럽 기준의 80~85% 수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같은 차급인 소형SUV 현대차 코나 하이브리드의 복합연비는 유럽기준으로 리터당 24.5km로 국내 기준으로 복합연비는 리터당 19.7km다.
아울러 르노코리아는 2024년 중국 지리그룹 및 르노그룹과 함께 개발하는 볼보 CMA 플랫폼 기반의 하이브리드 신차를 출시할 계획을 갖고 있다.
스테판 드블레즈 르노코리아 대표이사 사장은 기자간담회 등을 통해 "올해 말 XM3 하이브리드를 시작으로 라인업에 하이브리드를 전면 배치하고 그 뒤 전기차로 나아갈 것"이라며 "신차개발 프로젝트명인 '오로라' 프로젝트에 사활을 걸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GM은 올해 안에 국내에 픽업트럭 GMC 시에라 드날리를 내놓는다.
▲ 로베르토 렘펠 한국GM 대표이사 사장이 6월22일 파라다이스시티에서 GMC의 시에라 드날리를 공개하고 사업전략을 소개하고 있다. <한국GM> |
올 6월 한국GM은 'GM 브랜드 데이'를 열고 GM의 프리미엄 픽업·SUV 브랜드 GMC의 국내 도입을 공식 선언했다.
시에라 드날리는 북미에 출시된 5세대 최신 모델로 캐딜락 에스컬레이드, 쉐보레 타호와 동일한 플랫폼을 공유한다. 북미 인증기준 420마력의 성능을 내는 6.2리터 대용량 자연흡기 V8 가솔린 엔진과 10단 자동 변속기가 탑재된다.
북미에 출시된 시에라 드날리의 제원은 전장 5885mm, 전폭 2063mm, 전고 1917mm, 축거 3745mm로 유일한 국산 픽업트럭 렉스턴스포츠(칸)과는 전장 480mm, 전폭 110mm, 전고 60mm, 축거 530mm 이상의 확실한 차이를 나타낸다.
다만 북미 출시가격을 고려할 때 국내에서는 8천만원 대 이상의 가격표가 붙을 것으로 예상돼 한국GM의 국내 판매 볼륨을 키우기에는 한계가 있을 것이라는 시선도 만만치 않다.
이에 한국GM은 올해 GMC 도입에 이어 내년 CUV(크로스오버유틸리티 차량) 신차를 생산 하기 위한 준비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CUV 신차는 창원공장에서 생산할 것으로 예상됐으나 부평1공장까지 신차 생산 라인을 확대하기로 했다.
현재 CUV 생산을 위한 창원공장 신규 설비 공사를 마무리한 상태이며 부평공장에서는 지난해 말부터 2천억 원대 규모의 시설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한국GM는 전기차 전환과 관련해서는 GM 수입 전기차를 국내에 출시할 방침을 세웠다. GM 본사는 지난해 10월 2025년까지 전기차 및 자율주행분야에 350억 달러를 투입해 30종 이상의 전기차를 출시할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로베르토 렘펠 사장은 지난달 GM 브랜드데이에서 "한국GM은 트레일블레이저와 내년부터 부평과 창원공장에서 생산될 차세대 글로벌 신차 CUV로 연간 50만대 규모의 생산을 달성해 이를 내수 및 전 세계 시장에 제공할 중요한 임무를 갖고 있다"며 “한국GM은 2025년까지 (GM의)전기차 10개 모델를 국내 시장에 출시해 국내 수입 브랜드 중에서 메이저 플레이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반도체 등 자동차 부품 공급 부족 문제가 장기화하는 가운데 르노코리아와 한국GM는 신차의 빠른 출고가 가능하다. 이는 두 회사의 국내 판매 실적 전망을 밝히는 부분이다.
9월 르노코리아 주력 차종인 XM3는 계약 뒤 한 달 안에, QM6는 두 달 안에 차량을 인도받을 수 있다. SM6도 한 달 안에 차량 인도가 가능하다. 현대차와 기아의 신차가 계약 후 차를 받는 데 수개월에서 1년반 이상의 시간이 필요한 것을 고려하면 소비자의 시선을 이끌 수 있는 상황인 셈이다.
한국GM은 국내 완성차업체 가운데 가장 빠른 출고 보여 마케팅 차원에서도 활용하고 있다. 일부 전기차 모델을 제외하면 대부분 차종을 구매할 때 1달 안에 차를 받을 수 있다.
특히 국내 생산 모델인 쉐보레 트랙스, 말리부, 스파크와 수입 모델인 쉐보레 타호는 계약 뒤 2주 안에 차량 인도가 가능하다.
카를로스 미네르트 한국GM 영업·서비스·마케팅 부문 부사장은 "업계 전반에 걸쳐 고객 인도 지연이 이어지는 가운데 쉐보레는 최근 트레일블레이저에서부터 콜로라도에 이르기까지 브랜드 대부분의 차량에 대한 고객 인도 시간을 크게 앞당겼다"고 말했다. 허원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