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오징어게임'이 공개 1주년을 앞두고 다양한 시상식에서 발자취를 남기고 있다. 현지시각 12일 미국 로스엔젤레스에서 열린 제74회 에미상 시상식에서 '오징어게임' 제작진이 기념 찰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오영수씨, 배우 정호연씨, 황동혁 감독, 제작사 싸이런픽처스 김지연 대표, 배우 이정재씨, 배우 박해수씨. <연합뉴스> |
[비즈니스포스트]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오징어게임'을 상징하는 ‘○△□’가 전 세계가 주목하는 심볼로 다시 한번 우뚝 섰다.
‘가장 기이하고 매혹적인 넷플릭스 작품’이란 평가를 받은 오징어게임은 지난 1년 동안 다양한 시상식에서 발자취를 남기며 넷플릭스 역사상 가장 성공한 작품의 반열에 올랐다.
시리즈 공개 1주년을 나흘 앞둔 13일 오징어게임이 제74회 프라임타임 에미상(에미상)에서 남우주연상을 비롯해 감독상, 게스트상, 시각효과상, 스턴트퍼포먼스상, 프로덕션디자인상 등 6관왕을 달성하면서 영어권 작품 일색이었던 에미상의 언어장벽을 허물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배우 이정재씨는 '비영어권 최초 남우주연상' 타이틀에 대해 "연기자는 꼭 언어로만 표현하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표현 방법이 있다"며 "메시지와 주제가 더 중요하기 때문에 이를 설명하고 전달하는 방법들은 연출적으로도 연기적으로도 다양하며 오징어게임은 이에 잘 부합했다"고 말했다.
에미상은 미국 방송업계에서 최고의 권위를 인정받는 시상식으로 오스카(영화), 그래미(음악·음향), 토니(연극예술) 등과 함께 미국 대중문화의 각 분야를 대표하고 있다.
오징어게임은 올해 에미상의 14개 부문에서 수상후보에 이름을 올렸다. 특히 비영어권 작품 최초로 작품상 후보에 올라 에미상의 ‘언어장벽’을 깰 수 있을지 주목을 받기도 했다.
오징어게임은 에미상 6관왕을 포함해 지난 1년 동안 크고 작은 시상식에서 모두 35차례나 수상하는 저력을 발휘했다. 이 수상 실적에는 ‘비영어권 작품 최초’라는 수식어가 자주 붙었다.
오징어게임은 지난해 11월 열린 할리우드뮤직인미디어어워즈에서 TV쇼·드라마 부문 음악상 수상을 시작으로 실적 쌓기에 들어갔다. 같은 달 미국의 독립영화 시상식인 고섬어워즈에서는 ‘40분 이상의 획기적 시리즈’부문을 수상하며 작품상 수상에도 성공했다.
올해 1월에는 미국 할리우드외신기자협회(HFPA)가 주관하는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남우조연상을 수상했고 한달 뒤 열린 미국배우조합상(SAG) 시상식에서도 3개 부문(드라마시리즈 여자배우·남자배우, 스턴트앙상블) 수상에 성공했다.
오징어게임이 글로벌 인기 콘텐츠로 자리를 잡은 순간 수상은 예견된 일이었다.
넷플릭스에 따르면 오징어게임은 공개 뒤 첫 4주 동안 시청시간 16억5045만 시간을 기록했다. 이는 역대 최고 기록으로 ‘브리저튼:시즌1’(6억2549만 시간)과 ‘종이의집:파트4’(6억1901만 시간)을 크게 앞선 것이다.
프랑스 파리에서는 오징어게임이 공개된 지 15일 만인 2021년 10월2일 오징어게임 팝업스토어가 열리기도 했다. 오징어게임에 등장했던 게임들을 실제로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이 마련돼 수많은 인파가 몰리기도 했다.
현실판 오징어게임이 벌어지기도 했다.
유튜브 콘텐츠 창작자 ‘미스터비스트(MrBeast)’는 지난해 11월 오징어게임에 소개된 게임을 실제로 진행하기 위해 세트장을 제작하고 5억 원의 상금을 걸고 참가자를 모집했다. 해당 콘텐츠는 같은 해 11월25일 미스터비스트의 유튜브 채널을 통해 공개됐다.
미국 로스엔젤레스(LA) 시의회는 매년 9월17일을 '오징어게임의 날'로 지정하기도 했다. 오징어게임을 연출한 황동혁 감독은 로스엔젤레스에서 영화를 공부한 인연이 있다.
에미상 감독상을 수상한 황동혁 감독의 이력도 조명되고 있다.
황 감독은 1971년 서울 출생으로 서울대 신문학과를 거친 뒤 미국 서던캘리포니아대학교(남가주대)에서 영화제작학 석사학위를 땄다.
황 감독은 2011년 사회고발 영화 ‘도가니’를 통해 콘텐츠업계의 주목을 받기도 했다. 2018년에는 영화 ‘남한산성’을 선보이면서 또 한번 제작역량을 입증하기도 했다.
황 감독이 오징어게임을 구상한 것은 2008년으로 이듬해 시나리오를 집필했다. 이후 황 감독은 오징어게임의 제작을 위해 여러 제작사의 문을 두드렸으나 번번히 거절당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결국 오징어게임은 넷플릭스의 투자제안으로 2019년 9월 제작에 들어가 2021년 9월 빛을 볼 수 있었다. 오징어게임 시즌2는 현재 황 감독이 각본을 준비하고 있는데 2024년쯤 공개될 것으로 알려졌다. 신재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