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롯데카드 인수전에 참여할 것으로 거론되던 인수후보자들이 발을 뺀 가운데 하나금융그룹만 출사표를 던지면서 그 이유에도 이목이 쏠리고 있다.
하나카드의 경쟁력을 단숨에 키울 수 있다는 점에서 인수에 참여했을 것이라는 시선이 나온다.
▲ 하나금융그룹이 7일 진행된 롯데카드 예비입찰에 제안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13일 금융권 관계자의 말을 종합하면 하나금융그룹은 최근 MBK파트너스가 매각주관사 JP모건을 통해 진행한 롯데카드 예비입찰에 제안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KT, 우리금융그룹, 토스뱅크, 카카오뱅크 등 인수후보로 꼽혔던 곳들은 모두 예비입찰에 참여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KT는 구현모 사장이 내년 초 임기 만료를 앞두고 조 단위에 이르는 인수합병을 추진하기가 쉽지 않았을 것으로 관측된다.
우리금융그룹은 인수합병 전략에서 카드사보다 증권사를 우선순위에 두는 것으로 전해졌다.
토스뱅크나 카카오뱅크 등 빅테크들은 카드사 인수 대신 직접 라이선스를 취득해 카드사업에 뛰어드는 쪽을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반면 하나금융그룹으로서는 롯데카드 인수와 관련해 매력을 느낄 만한 요소가 여전히 많다.
우선 하나카드의 몸집을 단번에 키울 절호의 기회일 수 있다.
하나금융그룹은 KB금융그룹과 신한금융그룹이 벌이고 있는 순이익 1위 경쟁에 다가서려면 카드나 보험 등 비은행 계열사의 성장이 절실한데 인수합병 전략 말고는 단기간에 덩치를 키워내기 쉽지 않다.
하나금융그룹이 롯데카드를 인수해 하나카드와 합병하면 자산이 대략 29조 원에 이르러 카드업계 2위인 삼성카드와 맞먹는 수준까지 올라설 수 있다. 6월 말 기준으로 하나카드, 롯데카드, 삼성카드의 자산규모는 각각 10조2222억 원, 19조1280억 원, 29조840억 원 등이다.
카드 가맹수수료 인하와 금리 상승 등 영업환경이 급격히 악화하고 있기 때문에 덩치를 키워 규모의 경제를 이룰 필요성도 크다. 업황이 나빠질수록 규모가 작은 하위 카드사들이 더욱 큰 타격을 받는다.
하나카드가 롯데카드와 합병하게 되면 카드사들의 새 먹거리로 꼽히는 빅데이터 기반 신사업 추진에서 경쟁력을 한층 높일 수 있다는 점도 하나금융그룹은 고려했을 것으로 보인다.
롯데카드는 롯데그룹 계열사로 있을 때 뿐 아니라 MBK파트너스로 매각된 뒤로도 롯데그룹과 우호적 관계를 유지하며 다양한 고객 데이터를 꾸준히 쌓아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카드사들은 수익 구조를 다각화하기 위해 마이데이터 등 빅데이터 기반 신사업으로도 눈을 돌리고 있는데 시장점유율이 낮으면 아무래도 데이터 경쟁력에서도 밀릴 수밖에 없다.
롯데카드가 일찍부터 베트남에 진출해 시장 입지를 키워왔다는 점도 하나금융그룹에게 매력적 요소로 다가왔을 것으로 보인다.
롯데카드는 국내 카드사 가운데 가장 먼저 베트남 소비자금융 및 신용카드 시장에 진출하고 올해 안으로 선구매 후결제(BNPL, Buy Now Pay Later) 서비스 출시도 준비하며 소매금융시장에서 빠르게 입지를 키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