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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트진로 화물기사 갈등 장기화, 공들이는 맥주시장 점유율 확대 난망

신재희 기자 JaeheeShin@businesspost.co.kr 2022-09-02 15:1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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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하이트진로와 화물기사 사이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

운송료 현실화 요구로 시작된 양측의 대립이 계속 평행선을 달리고 있는 데다 화물운송 거부가 장기화하면서 손해배상과 복직 문제가 또 다른 쟁점으로 떠올랐다. 맥주시장 점유율 확대를 위해 갈 길이 바쁜 하이트진로는 이번 사태로 발목이 잡혀 있다.
 
하이트진로 화물기사 갈등 장기화, 공들이는 맥주시장 점유율 확대 난망
▲ 하이트진로의 위탁 화물운송업체인 수양물류 소속 화물기사들의 하이트진로 본사 옥상 농성이 장기화 되고 있다. 화물연대 조합원들이 24일 서울 강남구 하이트진로 본사 건물 앞에 모여있다. <연합뉴스> 

2일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 소속 조합원들의 하이트진로 본사 점거농성이 18일째 이어지고 있지만 사태해결의 실마리가 보이지 않고 있다.

하이트진로의 화물 위탁운송업체인 수양물류 소속 화물기사 132명은 올해 3월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에 가입한 뒤 사측에 운송료 인상을 요구했다. 이들은 지난 15년 동안 운임료가 제자리에 있다며 30%의 인상을 요구했다.

화물기사들은 수양물류 측이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자 6월2일부터 화물운송을 거부하고 원청인 하이트진로의 생산공장 앞에서 농성에 들어갔다. 이후 8월16일부터는 하이트진로 본사 옥상에서 점거농성을 이어가고 있다.

화물기사들이 화물운송 거부에 나서자 하이트진로는 새로운 위탁운송업체 2곳과 계약을 맺었다. 생산공장의 입출고가 막히면 본사 직원을 동원해 제품 출고작업을 진행하기도 했다. 또한 화물운송 거부 및 점거농성으로 발생한 피해를 소송을 통해 화물기사들에게 청구했는데 그 규모만 28억 원에 이른다.

주류업계에서는 이번 사태가 짧은 기간 안에 해결되기 어려울 것으로 바라본다. 우선 운송료 인상률을 놓고 수양물류 측과 화물기사들의 입장이 평행선을 달리고 있기 때문이다.

화물기사들이 요구하고 있는 운송료 인상폭은 30%인데 반해 수양물류가 제시한 인상폭은 5%로 알려졌다.

화물기사들은 15년 동안 운송료가 실제로는 전혀 오르지 않았다고 주장한다. 

수양물류가 2009년 운송료를 8.8% 삭감했는데 이후 2013년 1.2%, 2016년 3.0%, 2019년 3.5% 등 그동안 3차례 인상하는데 그쳤다는 것이다.

반면 수양물류 측은 유류비를 뺀 이송단가를 10년 동안 26.3% 올렸다고 반박한다. 수양물류는 올해에도 이송단가를 5.0% 인상했고 유류비는 유가 변동을 반영해 분기마다 책정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이트진로는 이번 사태 해결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고 있다. 수양물류와 소속 화물기사 양측의 교섭에 하이트진로는 참관인을 보내고 있을 뿐이다. 하이트진로는 이번 사태를 노사분규로 판단하고 여기에 개입하는 것은 불법이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하지만 화물기사들은 수양물류의 모기업인 하이트진로가 직접 나서 사태를 해결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수양물류는 하이트진로의 100% 자회사로 지난해 전체 매출 376억 원 가운데 367억 원이 하이트진로와의 용역거래로 발생했다. 현재 수양물류의 정일석 대표이사와 홍성암 사내이사, 장인섭 감사 등은 하이트진로 출신이다. 

화물기사들은 하이트진로 측이 노조를 탄압하고 있다고도 주장한다. 자회사의 노사분규에 개입할 수 없다는 입장인 하이트진로가 27억 원 규모의 손해배상을 청구한 것을 두고 반발하고 있는 것이다.

화물운송 거부가 장기화하면서 하이트진로의 피해는 커지고 있다. 올해 여름 성수기에는 제품출고율이 떨어져 실적에 타격을 받았다. 화물기사들의 본사 농성이 이어지면서 직원들의 업무 환경과 회사 이미지도 나쁜 영향을 받고 있다.

하이트진로는 이번 사태로 50억∼60억 원 규모의 손실을 입은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여기에 출고지연 등으로 발생한 간접피해까지 포함하면 손실규모는 100억∼200억 원으로 늘어난다는게 하이트진로 주장이다.

올해 3월부터 하이트진로는 출시 4년차를 맞은 맥주 '테라'의 새 캐치프레이즈를 정하고 마케팅을 강화하는 등 맥주시장 점유율 확대에 공을 들이고 있다.

하지만 이번 사태 수습이 늦어질 경우 하이트진로의 점유율 확대 노력이 물거품이 될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하이트진로는 현재 후원 행사인 '비어페스트광주', '송도맥주축제' 등이 열려 마케팅에 집중하고 있지만 세간의 관심은 하이트진로의 본사 옥상에 쏠려 있다. 신재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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